마스터 돌프(Masters Of The Universe, 1987) 만화 원작 영화




1987년에 게리 고다드 감독이 만든 SF 영화. 동명의 인기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작 애니메이션이 ‘우주의 왕자 히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 세대에는 게이 개그 패러디 영상으로 유명하지만 70~80년대 세대에게는 당시 나름대로 손꼽히는 애니메이션 히어로로, ‘힘이여 솟아라, 그레이스컬! 나는 히맨이다!!’라는 간지나는 대사가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TV판과 비디오판은 이 대사가 약간 다르다)

내용은 우주 한 가운데 있는 환상의 행성 이터니아에서 악당 스켈레터가 반란을 일으켜 소서리스 여왕을 감금하고 그레이스컬 성을 점령하자, 히맨과 친구들이 코즈믹 키를 사용해 성에 잠입했다가 수적인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급하게 탈출하던 중 지구별로 공간이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은 판타지물이지만 이 실사 영화판은 주요 배경이 지구이며 판타지보다는 SF의 스페이스 오페라에 가깝게 변했다.

록키 4에서 소련 복서 이반 드라고 배역을 맡으면서 차세데 근육 액션 스타로 손꼽힌 돌프 룬드그랜을 주인공 히맨으로 캐스팅했다.

일단 이 작품은 하늘을 나는 기구나 광선총 등 SF적인 연출이 많이 나오는 반면, 판타지적 묘사는 거의 나오지 않아서 원작이 가진 매력을 잘 살리지 못했다.

주인공 히맨만 해도 사실 신검의 힘으로 변신을 하면 여러 가지 초능력을 발휘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그냥 반라의 몸으로 나와서 검을 휘두르고 적의 광선총을 빼앗아 쏘고, 그 정도 활약을 하는 게 전부다.

원작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히맨의 변신씬은 나오지 않지만 극후반부에 적에게 빼앗긴 신검을 도로 찾으면서 18번 대사라고 할 수 있는 ‘아이 해브 어 파워!’라는 대사를 날리는데 사실 팬서비스 차원으로 대사를 날린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 대사를 하든 말든, 극중 히맨의 능력은 처음부터 끝까지 동일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외계 행성의 문명과 현대 지구 문명의 충돌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기대할 만하지만, 극 초반부에 잠깐 나올 뿐. 어느새 사라져 버고 각 세계의 등장인물이 다른 세계에 너무 빨리 적응해서 장 르노의 비지터 같이 문명 충돌로 인한 재미를 기대하면 안 된다.

배경 스케일은 설정에 비해서 굉장히 작은데 외계 행성에서 지구로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파트에서 등장하는 엑스트라 수가 오십명도 채 안 된다. 아무리 밤중이라고 해도 사람 하나 지나가지 않는 텅 빈 거리에서 스켈레터 군단이 차원이동하여 나타나는 장면은 전혀 위압적이지 않다.

집단 전투라고 해도 스텔레터 부하들은 한 번 전투에 나올 때마다 열명 미만의 인원이 나오고, 주인공 일행 역시 전투 멤버는 히맨, 탈라, 맨 앳 암즈, 루빅까지 총 네 명 밖에 안 되는 관계로 전투 스케일이 너무 초라하다.

스페이스 오페라로서의 분위기와 영화 포스터만 봐도 스타워즈의 열화 카피 느낌을 주는데 실제 결과물은 그보다 더 낮은 수준의 B급 영화다.

히로인은 지구 소녀 줄리인데 프렌즈, 스크림의 코트니 콕스가 배역을 맡아 그녀의 20대 초반인 풋풋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게 팬에게 메리트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캐릭터 자체는 완전 잉여에 짐짝에 본의 아니게 사고를 쳐서 민폐가 쩔기 때문에 짜증난다.

이 영화에서 딱 두 가지 볼만한 게 있다면, 돌프 룬드그랜 리즈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과 극중 히맨의 적으로 나오는 스켈레터의 대사가 간지난다는 점이다.

돌프 룬드그랜은 이 작품이 첫 주연작인데 한창 몸이 좋을 때 촬영했기에 근육이나 움직임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못지않게 좋다.

스켈레터는 히맨에게 집착하다가 결국 다 이긴 싸움을 쫄딱 망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악당치고 대사가 너무 멋있고 심금을 울리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히맨과 일 대 일 대결을 할 때 하는 말, ‘네 놈이 나와 내 운명의 사이를 갈라놓지 못하게 할 것이다!’ 이거였다.

결론은 평작. 전체적으로 볼 때 원작의 재현도는 최악이고 영화 자체는 B-급 작품이지만, 돌프 룬드그랜 리즈 시절의 활약과 스켈레터의 명대사들은 충분히 보고 들어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 나온 못생긴 난쟁이 외계인 발명가 궐드로 배역을 맡은 빌리 배티는 1987년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최악의 조연 배우 후보에 올랐었다.



덧글

  • 2012/05/09 21: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본이 2012/05/09 21:06 # 답글

    차세대 근육 애견 스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빛나던 돌프씨가 익스펜더블에서 찌질한 중년으로 나오시는거 보고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죠..T.T
  • 블랙 2012/05/09 22:23 # 답글

    '히맨'으로서의 정체를 숨기고 있는 왕자 '아담'의 설정 없이 영화에서는 히맨으로만 나온걸 보면 원작과 설정이 좀 다른듯 합니다.

    재미있는건 원작에서 히맨(아담)의 어머니는 지구인입니다. 우주 비행도중에 우주선이 불시착한뒤 왕이랑 눈맞아서 눌러앉아 버렸죠. (애초에 지구로 돌아갈 방법도 없었던것 같고)

    왕자로 안나온건 지구인 혼혈이라는 설정이 지구가 배경이 되는 영화의 설정과 안맞아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시몬 2012/05/10 01:19 # 삭제 답글

    이 영화에선 스켈레터가 히맨을 끝장낼 기회가 한번 있었는데, 그냥 죽이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영원한 영웅으로 남기때문에 인기를 떨어뜨린 뒤에 패배자로 만들어죽이겠다는 생각을 품고 죽이지 않죠. 결국 뒤치기당해 패했던걸로 기억합니다.
  • 엑셀로우 2012/05/10 10:01 # 삭제 답글

    영화개봉이 국내에선 좀 늦은 1990년에 개봉한 걸로 기억됩니다.
    이후 KBS에서 방영했을 때 성우분들의 연기가 후덜덜했었죠.
    히맨 역에 이정구님, 스켈레토는 무려 유강진님이었으니..^^
  • 잠뿌리 2012/05/10 10:39 # 답글

    비공개/ 확실히 환상특급 에피소드 한 화 스케일이긴 하네요 ㅎㅎ 작은 동네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싸움이니까요.

    잠본이/ 애견 스타는 오타였습니다 ㅎ 돌프 룬드그렌이 익스팬더블에 나왔을 때는 너무 폭삭 늙고 벌크도 줄어들어서 여러모로 슬펐습니다 ㅠㅠ

    블랙/ 그게 이 작품의 히맨은 신검을 가지고 있어도 변신을 하지 않아서 아담 설정이 완전 사라진 모양입니다.

    시몬/ 부하인 이블린이 히맨은 패업에 방해가 되니 죽여야 한다고 말한 것을 지금 죽이면 히맨은 순교자가 될 것이라며 생포해 오라고 지시하지요. 그리고 그전에 자신은 완벽한 승리를 바라고 완벽하지 않은 건 얻지 않는다며 기어이 히맨을 잡아오라고 부하들을 들볶으니, 악당치고 너무 올곧은 게 탈이 된 것 같습니다.

    엑셀로우/ 공중파 TV에서 방영할 때 본 기억이 납니다. 정작 원작 배우인 돌프 룬드그렌이 극중 외치는 히맨의 변신 대사는 정말 어색하지요.
  • 시몬 2012/05/11 01:31 # 삭제 답글

    그러고보니 원작애니메이션에서도 스켈레토는 종종 메인 빌런치곤 의외의 모습을 보이곤 했죠. 크리스마스선물과 관련된 특별편이었나? 그 에피소드에선 스켈레토가 어쩌다가 인간아이들이랑 친해져서 같이 다니게 되는데, 호닥(쉬라의 메인 빌런입니다)이 히맨을 협박할 목적으로 아이들을 납치하자 발끈해서 호닥에게 마법공격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 잠뿌리 2012/05/17 11:39 # 답글

    시몬/ 어렸을 때는 그 에피소드를 좋아했습니다. 악당인 스켈레토가 유일하게 선역으로 개심해서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이야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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