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왕과 3세 강시(小俠龍捲風.1989) 강시 영화




1989년에 왕지정 감독이 만든 강시 영화. 원제는 소협용권풍. 영제는 쉬밸릭 토네이도(Chivalric Tornado)다.

내용은 행녀검선에게 1000년 동안 얌전히 봉인되어 있으면 자유를 약속 받은 대마왕과 강시 가족이 700년 째 되는 날, 강시들을 거느리고 방범을 나갔다가 비를 피해 동굴을 찾은 피피의 할아버지에 의해 봉인이 풀리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강시 영화로 강시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기존의 강시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종을 흔들어 움직임을 조정하거나 부적을 붙이면 못 움직이는 설정을 제외하면 강시로서의 고유한 특성을 많이 버렸다.

벌건 대낮에도 강시가 돌아다니며, 심지어는 아빠 강시는 자기 이마에 붙은 부적조차 씹어 버린다. 엄마 강시는 아미 보경이란 보구를 사용해 도사처럼 싸우기까지 한다.

대마왕은 설정상 행선검녀에 의해 혈심검이 몸속에 박혀 있어서 나쁜 마음을 먹으면 심장에 피해를 입어, 그 주박을 깨기 위해 꼬마 강시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래서 꼬마 강시와 친구들이 대마왕이 보낸 부하들과 맞서 싸우는 게 주된 내용인데, 꼬마 강시 창창이 주인공 포지션이기 때문에 도사들이 주로 적으로 나온다.

대마왕이 마력으로 조종하는 이들이지만 초중반까지 도사가 적이고, 강시가 아군이란 점이 흥미롭다.

그리고 아동용 강시 영화치고는 바디 카운트가 상당히 높다. 등장 인물이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중 후반부를 지나는 시점에서 마구잡이로 죽어나가며 심지어는 최종 보스전에 참가한 멤버도 즉사하고 엔딩마저 기존의 아동용 강시 영화와 궤를 달리하고 있다.

만약 이 작품에 방귀, 오줌 등의 화장실 개그와 엄마 강시의 바람 개그 등이 나오지 않았다면 암울함의 정점을 찍었을 것 같다.

근데 그 개그가 전혀 재미없고, 또 진지해야 할 상황에 나올 때가 있어서 좀 어이가 없다. 이를 테면 최종전에서 동료가 즉사해 시체가 됐는데 애도의 시간도 없이 몇 분 뒤 소 요괴를 상대로 마타도르 개그를 하며 웃고 박수치는데 그걸 보고 있으면 정말 이질감이 느껴진다. (동료의 주검을 앞에 두고 뭔 짓이냐! 이놈들 ㅠㅠ)

스토리가 난잡하고 산만한데 그 이유는 등장인물의 인과 관계가 엉망이고 신 캐릭터의 등장도 너무 뜬금없기 때문이다.

강에서 낚시하다가 동료로 합류, 야밤에 길을 가다가 도와주고 동료로 합류. 대마왕 측에선 꼬마 강시 잡아놓으니 왠 이상한 패거리가 나타나 시비 걸다가 부하가 되는 등등 말도 안 되는 전개가 속출한다.

아무런 부연 설명도 하지 않고, 더 나아가서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도 통성명조차 하지 않는다. 주인공 일행 중에 청룡신검을 쓰는 소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름 한번 언급되지 않을 정도다.

그러면서 갑자기 급 레벨업해서 초중반까지 빌빌거리던 애들이 스팀팩이라도 맞은 듯 펄펄 날라 다니고, 대마왕에게 밀라다 뭔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비법이랍시고 4명이 합체해서 싸우니 이쯤 되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필살기는 3명이 인간 트라이앵글 만들어서 아미보경, 청룡신검, 태양 진주를 합친 합체기를 날리는 것인데 연출이나 분위기를 보면 전대물이 따로 없다.

설정에 구멍이 많이 보이는데 대마왕의 혈심검 설정이 특히 그런 케이스다. 앞서 언급했듯이 행녀검선이 심어 놓은 것으로 몸속에 남아 있다가 마왕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심장을 후벼 판다는 무시무시한 설정이지만.. 그런 것 치고 혈심검에 의한 발작은 몇 번 되지 않는다. 설정대로라면 죽어도 몇 번은 더 죽었어야 정상이다.

또 피피의 할아버지는 설정상 노인이지 외형은 중년인데 후반부에 갑자기 숭천교 교주란 설정이 추가돼서 황당하게 만든다.

스토리 전개는 짜증을 유발하는데 주인공인 꼬마 강시 창창이 완전 민폐형 캐릭터라서 그렇다. 스토리는 창창을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정말 일행들에게 도움은 하나도 안 되고 폐만 끼쳐 바디 카운트를 올리는 원흉이다. 역대 강시 영화에 나온 꼬마 강시 중 가장 무능하고 주위에 폐를 끼치는 캐릭터라고 단언할 수 있다.

결론은 평작. 난잡한 전개에 캐릭터 인과 관계는 엉망이고 설정이 부실해서 전체적인 스토리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그래도 강시가 메인이고 도사가 주적인 초중반 설정과 후반부의 전투씬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담이지만 극중 4인 합체 장면은 종인 합도술이라고 나오는데, 꼬마 강시까지 포함해서 인간들과 합체한다는 설정이 너무 뜬금없고 황당하지만 합체의 결과물이 도교에서 악귀와 질병을 퇴치하는 수호신 ‘종규’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합체 직전의 대사, ‘종규 라이예!’도 인상적이었다.

덧붙여 왕지정 감독은 1988년에 강시소자2 -천외천소자를 만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1년 후에 만든 이 작품에서 강시소자 2에 출현한 배우들이 상당수 다시 캐스팅됐다.

추가로 헬로 강시 시리즈의 코믹한 경찰 서장역을 맡은 배우가 이번 작에서는 오프닝에서 법력으로 강시들을 잡는 불가의 대사로 나오는 게 인상적이다. (영화 마(魔에)서 서금강도 태국 고승으로 나오는데 이 아저씨라고 대사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



덧글

  • 먹통XKim 2012/02/29 19:14 # 답글

    아하 ..이 영화 ㅡ ㅡ..그 엔딩 기억합니다. 영화는 안 봤지만

    우습게도 국내 티브이에서 예고를 할때 그 엔딩을 보여줘버렸죠....
  • 잠뿌리 2012/03/01 20:15 # 답글

    먹통XKim/ 중요한 결말을 예고편에서 스포일러하다니 참 막장입니다.
  • 지나가다가다 2012/07/19 18:02 # 삭제 답글

    제가 하고싶은 말들이 여기 다 써져있네요. 강시소자2도 스토리가 난잡했죠. 꼬마강시를 보호해야겠다는 설정은 강시소자2에이어 3세강시에서도 나오고....ㅋㅋㅋ그놈의 꼬마강시가 뭐라고;; 꼬마강시 보호하려다
    가 자기 동료들은 다 죽고 ㅡㅡ;;
  • 잠뿌리 2012/07/20 12:29 # 답글

    지나가다가다/ 이 작품에선 꼬마 강시가 민폐의 정점을 찍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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