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베스트 파이브 (1995) 한국 애니메이션




1995년에 이규형 감독이 만든 작품. 이규형 감독은 이 작품의 원작 소설과 허무영 작화의 코믹스판 스토리를 맡았다.

타이틀 헝그리 베스트 5는 극중 주인공팀 주전 선수 다섯 명인 김영웅, 닥터J, 최다윗, 표왕수, 강준호를 뜻하는 말이다.

내용은 청소년 국가대표이자 고교 탑 클래스 농구 선수인 김영웅이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다음 대학생이 된 뒤 여러 곳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지만, 자신에게 농구를 가르쳐 준 은혜를 갚기 위해 한빛 대학교에서 김인 감독이 이끄는 전국 최하위 팀에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극중에 들어간 농구 씬은 당시 대학 최강이라고 불리던 고려대 농구부를 모델로 해서 디테일하게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연출이나 상황 자체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일본 만화 슬램덩크에서 많이 따왔다. 특히 이 작품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예선 첫 경기는 슬램덩크에 나온 능남과의 시범 경기를 대놓고 따라했다.

하지만 사실 표절작이라기보다는 아류작에 가깝다. 실제로 일본에서 슬램덩크 애니메이션팀을 불러서 찍기도 했고 이규형 감독이 스스로 슬램덩크의 광팬이며 일본에 건너가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와 인터뷰까지 했기 때문이다.

능담과의 시범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슬램덩크와 차이점도 많다.

우선 배경이 대학이고 주인공이 농부 초짜가 아닌 탑 클래스 선수로 여자 문제 때문에 라이벌과 엮여서 우승을 목표로 뛰며 헝그리 베스트 5를 이루는 선수들의 설정이 오리지날이다.

의과의 수재인데 농구에 미친 닥터 J, 뜬금없이 하느님이 보내서 왔다며 팀에 들어온 최다윗, 1년 끓은 유급생 강준호, 교도소에 1년 복역하고 돌아온 표왕수 등 나름 개성이 있지만 너무 주인공 김영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동료들이 가려졌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주인공 김영웅의 러브 스토리로 로맨스로 시작해 로맨스로 끝나기 때문에 지금 보면 손발이 오글거리는 씬이 많아서 낯 뜨겁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보다는 사랑에 대한 갈망이 너무 크다. 그래서 다른 동료들의 활약이 묻힐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극후반부는 시합 위주니 그나마 나은데 다른 선수들은 다 한번씩 주목을 받으며 활약하지만 강준호는 이도 저도 아닌 게 좀 안습이다. 슬램덩크의 강백호 포지션인데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다 보니 어쩡쩡한 것 같다. (이 작품의 주인공 강영웅은 성격은 불 같지만 농구 포지션은 사실 서태웅에 가깝다)

결론은 평작. 한국 최초의 농구 애니메이션이지만 일본 유명작의 아류작으로 남은 게 좀 아쉬운 작품이다. 또 그걸 떠나서 일본 기술진을 불러서 만들었다 보니 순수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안타깝다.

여담이지만 당시 고려대 농구부 선수들이 직접 참여한 실사 뮤직 비디오도 나왔다.

덧붙여 이 작품의 퀄리티는 극장용인 걸 생각하면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당시 이현세 원작 아마게돈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나와서 모든 욕이 거기에 집중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욕을 덜 먹게 돼서 나름대로 시기를 잘 탔다.



덧글

  • 초효 2011/12/17 10:16 # 답글

    후보를 기르지 않으면 팀이 X망한다는 것을 알려준 교훈적인 만화죠.(...교체선수가 없다고 4명이 뛰다니!)
  • 잠본이 2011/12/17 12:56 # 답글

    역시 한국 드라마는 어딜가나 연애를 해야...(드라마가 아니잖!)
  • 궁디팡팡 2011/12/17 15:45 # 답글

    a4용지에 잉크를 묻힌 손으로 내려긋는 연습을 하던 장면이 생각납니다ㅋ(소매치기 연습이라고 하면서)

    어린마음에 "슬램덩크와 맞장 뜰 국산(!) 농구만화구나!!!" 라고 했지만

    기대를 무참히 산산조각 내는 스토리와 그림체에 실망x2 로 했던 기억이 나네요
  • 잠뿌리 2011/12/23 11:17 # 답글

    초효/ 지금 생각해보면 참 그게 황당했습니다.

    잠본이/ 한국 드라마에 연애가 빠질 수 없나봅니다.

    궁딩팡팡/ 글만 나오는 소설판은 괜찮았을지도 모릅니다. ㅎㅎ
  • 먹통XKim 2011/12/27 22:24 # 답글

    정확히는 이규형 감독도 아닙니다...우이 타카시가 거의 감독을 맡았죠 ㅡ ㅡ....
  • 잠뿌리 2011/12/28 11:17 # 답글

    먹통XKim/ 한국에서만 이규형 감독 작으로 표기되는 것이었군요;
  • 먹통XKim 2011/12/29 01:06 # 답글

    예 ㅡ ㅡ...정작 이규형은 애니 관련에 일절 참여한 게 거의 없습니다..일본인 제작진이 참여했음에도 이런 퀼리티로 나왔다는 게 황당하죠.. 이것도 망한 뒤로 이규형은 JJ가 온다라는 책자를 비롯하여 일본에 환장하는 책자들만 써댔죠..일본 대중문화 개방되면 한국 대중문화는 아주 말아먹는다고 으스대는데 지금 한류열풍이니 개방되어도 뭐 그나마 일본 서적이 많이 수출되는 거 빼곤 전혀 예측은 빗나갔으니...


    이 사람, 2000년대 와선 그야말로 잊혀진 망작 <비무장지대 DMZ>로 쫄망했고 사기죄로 구속되었더군요 쯥. 웃기는 게 이 사람 영화에서 성공작은 박중훈 주연<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하나 뿐임에도 흥행감독이라고 잘못 알려졌습니다.


    --제작사가 계몽사 계열 영무비였지만 이 애니도 엄청 망해서(사실 아마게돈이 말씀처럼 욕먹어서 그렇지 헝그리 베스트 5가 더 엄청 망했습니다..전국관객이 5만도 안된다고 하더군요.그 욕먹던 아마게돈만 해도 전국관객은 그래도 20만이 넘었습니다..당연히 손해를 보긴 했어도)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만들고 영상매체 제작사업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 뒤로 계몽사 사장도 횡령으로 구속되면서 물갈이가 된 역사가 있죠
  • 잠뿌리 2012/01/04 21:04 # 답글

    먹통XKim/ 사기 횡령 혐의라니; 사람의 앞일은 정말 알수가 없네요.
  • 가이 2012/04/06 12:50 # 삭제 답글

    으음, 이걸 아류작이라고 하기에는 또 뭣한게, 원작인 만화책이 따로 있었다는 거지요.
    스토리의 끝은 비슷하지만, 시작부가 꽤 짤려나갔다는 거.
    그리고, 김인감독의 '천국훈련'의 뒷배경도 많이 짤려나갔고 말이지요. 천국훈련당시 김인감독의 '이 호텔은 우리 아버지 것이다'라고 말한것도 원래 강준호가 다른사람들을 뒷바라지 하면서 허세부릴때 쓰던것을 따라한것이었고.....
    게다가, '방영'을 위해서인지 김영웅의 성격이 좀 많이 죽은것 같달까?
    실제 원작에서 김영웅의 성격이 분쟁나면, '좋은 주먹두고 왜 말로해?'가 좌우명이었으니 말 다했지요.
    저도, 애니를 본 다음에 동네 만화방 구석에 처박혀있던 만화를 보게되었지만, 왠지 원작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것 같아서 조금 아쉽게 느껴졌었습니다.
  • 잠뿌리 2012/04/07 19:57 # 답글

    가이/ 원작은 아직 보지 못했는데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나은 모양이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35767
2912
970257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