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무서운 밤 (日本のこわい夜.2004) 귀신/괴담/저주 영화




2004년에 일본 방송 TBS에서 ‘수요일 프리미어’로 방영하던 괴담 드라마 단편 모음집으로, 일본 J호러를 대표하는 나카무라 요시히로, 오치아이 마사유키, 시마즈 다카시, 시라이시 코지, 츠루타 노리오 감독이 만든 작품을 수록한 옴니버스 영화다.

내용은 한 대의 버스가 운행 도중 으슥한 산길의 정류장에서 기모노 입은 중년 여자를 태웠는데, 그 여자가 운전기사에게 가까이 다가와 ‘당신은 무서운 이야기 듣는 거 좋아해?’라는 질문을 던지고는 네 편의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다.

본편에 수록된 무서운 이야기는 거미 여인, 틈, 희생, 금발 괴담, 예감 등이 있다.

‘정말로 있었다! 저주의 비디오’시리즈로 잘 알려진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거미 여인’은, 거미 몸통에 인간 상체가 달린 거미 여인이 사람을 발견한 즉시 거미줄을 뿜어 옭아맨 뒤 덮친다는 새로운 도시 괴담이 나돌기 시작해 잡지사 기자가 그걸 취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에피소드에 나온 거미 여인은 쿠모 온나라고 표기되는데 실제 도시 괴담은 아니고 이 작품에서 창작된 요괴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 중에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거미 여인의 특수 분장도 CG로 떡칠하긴 했지만 꽤 신경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조금 장난스런 분위기로 시작을 했다가 취재를 하면서 점점 파고들어 사건 사고에 휘말리다 마지막에 드러난 거미 여인의 실체가 호러블하게 다가온다.

‘예언’, ‘링 0 버스데이’로 잘 알려진 츠루타 노리오 감독의 ‘틈’은, 실종된 친구 시미즈가 사는 아파트의 관리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코데라가 그 집을 찾아갔는데 무엇 때문인지 방안에 있는 모든 틈이 껌 테이프로 봉해져 있는 걸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틈이란 틈은 모조리 껌 테이프로 봉하지만 미처 봉하지 못한 틈에서 귀신이 나타나 끌려 간다란 설정인데 나름대로 긴장감이 있다. 틈 사이에서 튀어 나온 귀신 손도 오싹하고 그 이외에 별도의 연출이나 특수 효과 하나 없이 저예산으로 잘 만들었다.

이 작품의 메인 소재는 현대 도시 괴담 ‘틈새녀’에서 영감을 얻은 것 같다.

‘노로이 극장판’으로 잘 알려진 시라이시 코지 감독의 ‘희생’은, 직장 내에서 후쿠다에게 일방적인 구애와 저주를 받은 마유가 주살 당할 위기에 처하자 본가로 내려왔다가 어머니가 제령을 하다가 대신 희생되는 이야기다.

할머니는 어머니를, 어머니는 마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것이 메인 키워드라 조금 슬픈 휴먼 드라마 느낌이 나는데. 사실 벌레를 이용한 저주를 하는 후쿠다보다 마유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희생당할 때 나오는 거대한 머리 요괴가 꽤 오싹하다.

눈 뒤집혀 죽은 사람을 입에 문 채 눈을 감고 있다가 어린 시절의 마유와 어른이 된 마유가 방문을 열고 그걸 본 순간 동공이 없는 눈동자를 번뜩거리는데, 해당 에피소드에서 딱 두 번 나오지만 그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주온 시리즈’로 잘 알려진 시마즈 다카시 감독의 금발 괴담은, 미국 헐리웃으로 출장 온 샐러리맨이 호텔 방에 묵다가 갑자기 금발 괴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섯 편의 에피소드 중 가장 엉뚱하고 황당한 이야기다. 미국에 출장와 잔뜩 흥분해 ‘금발 좋아~’ 이러던 좀 잉여스런 샐러리맨이 누워 있던 침대 위로 금발 귀신 머리가 갑툭튀해서 끝나는데 그 연출이 과연 시마즈 다카시 감독스럽다. 주온의 가야코 금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용이 너무 뜬금없어서 오히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다.

‘감염’,. ‘최면’으로 잘 알려진 오치아이 마사유키 감독의 ‘예감’은, 회사의 기밀 정보를 빼돌려 가족도 버린 채 불륜 상대와 도피 행각을 벌이려던 회사원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죽은 영혼들을 만나는 이야기다.

폐쇄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죽음의 운명을 깨닫고 어떻게 해도 그것을 피해갈 수 없는 게 주요 공포 포인트다. 비쥬얼보다는 분위기로 공포감을 안겨주는데 엔딩이 꽤나 깊은 여운을 준다.

결론은 추천작! 아무래도 단편 분량의 괴담 드라마 모음집이다 보니 분량 상 짧게 끝나서 아쉬운 점도 있고 공포물에 내성이 강한 사람이 볼 때 다소 시시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J호러의 색깔이 확실히 드러난 정통파로 꽤 볼만하다.

J호러의 대표 감독들이 각자의 개성을 나타내고 있으니 가히 J호러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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