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좀비(2010) 2010년 개봉 영화




2010년에 이수성 감독이 만든 작품. 괴시, 죽음의 숲, 이웃집 좀비에 이어 4번째 순수 한국 좀비 영화다.

내용은 장사가 안 돼서 파리만 날리는 치킨집을 운영하는 40대 가장 영철이 주식으로 돈을 날리고 사채를 끌어다 썼다가, 중학교 시절 바바리맨을 보고 남자의 알몸에 트라우마가 생겨 누드화를 그리지 못해 졸업 위기에 처한 20대 미대생 소라에게 스카웃되어 누드 모델을 하면서 때 아닌 중년의 로맨스를 펼치는 와중에 그 아파트에서 치킨을 시켜 먹던 좀비에게 물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 좀비 무비를 표방하는 한국 좀비물이다. 좀비 매니아를 노리고 만들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사실 정통 좀비 영화라고 하기에는 좀 어렵다.

우선 이 작품의 러닝 타임 90여분 중에서 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 30여분 밖에 안 되고 남은 1시간 정도에 해당하는 것은 일도 안 풀리고 가족들한테도 외면 받은 영철이 소라를 만나 누드모델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고된 삶에 찌든 40대 가장의 이야기로 장르를 굳이 분류하면 드라마에 가깝기 때문에 왜 굳이 좀비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 작품에서 좀비는 그저 주인공 영철이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물에 불과하다. 일종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가깝다. 현실은 시궁창인데 좀비가 나옴으로써 모든 게 다 해결되기 때문이다.

극중에 벌어지는 모든 갈등을 좀비가 되어 해결하는 것이 본 작의 타이틀이 의미하는 것이라면 거기에 맞게 잘 만든 것이라 볼 수 있겠지만 너무 뜬금없기는 하다.

좀비는 메인 스토리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좀비로 인해 몇몇 희생자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건 단순히 배경으로만 등장할 뿐. 클라이막스 부분 이외에는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게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좀비가 나오지 않아도 스토리 진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

이 작품에서는 좀비가 왜 발생했는지, 또 엔딩 말미에서 어떻게 사건이 해결됐는지 안 나온다. 또 극중의 핵심 포인트가 되는 좀비가 치킨을 좋아하는 것 역시 옛날 통닭에 집착한다는 상징적인 설정이 있긴 하나 그 이유는 끝까지 안 나온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좀비에서 인간으로 돌아가는 해피엔딩이 나올 수 있는 것이겠지만 필요한 설명이 죄다 빠져 있는 건 완성도를 떨어트린다.

그런 부분에서 완성도를 갖추지못한 것은 사실 이 작품이 정통 좀비물이라기 보다는, 한국형 좀비물을 표방하면서 나름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게 바로 좀비를 소재가 아닌 상직적 표현으로 썼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이 작품에서 좀비가 되지 않은 인간들도, 각자의 사연을 갖춘 좀비로 설정하고 있다. 누드화가 미대생 좀비, 입시생 좀비, 사채업자 좀비 등등 각자의 사연과 설정에 따라서 이 시대를 좀비처럼 살아가는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을 통해서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그중 몇몇 대사는 정말 촌철살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진짜 좀비가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키 아이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유쾌하다고 할 수 있겠다.

결론은 평작. 정통 좀비물은 아니지만 기존의 좀비 영화와는 궤를 달리하는 독특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만약 정통 좀비물을 생각하고 이 작품을 본다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좀비의 탈을 쓴 코믹 드라마를 미리 알고 본다면 무난하게 볼만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을 보고 나면 치킨이 먹고 싶어진다. 치킨 광고로 썼으면 나름 괜찮았을 것 같다. 좀비 수십 마리에 둘러싸인 주인공들이 양념 치킨을 배달시켜 그걸로 좀비들을 물리치면서, ‘좀비도 좋아하는 양념치킨! 앞으로는 사람 대신 치킨을 드세요.’ 이렇게 광고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덧글

  • 키세츠 2011/10/27 13:47 # 답글

    광고는 좀;;; 좀비 분장이 별로 리얼하지 않은가 보죠?
  • 카지스토 2011/10/27 15:06 # 답글

    좀비를 해피엔딩을 위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써먹는다니.

    보고 나면 치킨이 먹고 싶어지는 좀비영화라니.

    진짜 여러 의미에서 신선하네요.
  • 뷰너맨 2011/11/02 20:27 # 답글

    으음..뭐랄까. 평을 읽어보니까 "..? 어? 왜 좀비가 나오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군요;
  • 잠뿌리 2011/11/04 10:23 # 답글

    키세츠/ 분장은 괜찮지만 문제는 활용도였지요.

    카지스트/ 의외이긴 했습니다. 좀비가 없었으면 해피 엔딩이 나올 수 없는 스토리였거든요.

    뷰너맨/ 이 작품에서 좀비는 그저 모든 사건 해결의 키 역할을 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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