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 (Gnaw.2009) 슬래셔 영화




2008년에 그레고리 맨드리 감독이 만든 영국산 슬래셔 무비.

6명의 청춘남녀 친구들이 휴일을 맞아서 영국 시골의 블랙 옥스 농장에 놀러가는데 거기서 정체불명의 살인마와 조우하여 하나 둘씩 살해된 뒤 식육화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살인마에게 살해당한 뒤 식육화된다는 점에 있어 이 장르의 유명 작품인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와 팔선반점 인육만두의 짝퉁 같은 느낌을 주는데 실제로 나온 결과물은 그보다 더 마이너된 버전이다.

이 작품의 주요 공포 포인트는 희생자가 식육화될 때 음식으로 조리되어 다른 생존자가 그걸 멋모르고 먹는다는 것이다. 예산 부족의 문제인 듯 식육화라고 해도 완전 고어물처럼 잔혹하게 나가기보다는 그냥 손과 발 정도만 보여주고 고기를 갈아버리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때문에 본 작에 나온 인육 요리는 미트 파이와 햄버거, 스튜 정도가 전부다.

햄버거와 미트 파이는 이 작품의 포스터에 각기 다른 버전으로 큼직하게 나오는데 사실 고기 가는 것 이외에 고어한 장면은 없고 음식 조리 과정을 보여주지 않아서 생각보다 좀 시시하다.

극중 인물 중 한 명이 ‘이거 참 맛있네’하면서 미트 파이를 처먹다가 사람 손가락 마디 끝 발견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건 별로 충격적이지는 않다.

한국 영화 중에 잔혹 코미디를 표방한 ‘신장개업’에서 극중 주인공 역을 맡은 김승우가 라이벌 가게 아방궁에서 짜장면 먹다가 사람 손가락 씹는 장면이 나오는데 차라리 그쪽이 더 그럴 듯해 보인다.

스튜를 젓다가 반지를 발견하는 씬도 그게 누구의 것인지 알아보면 긴장감이 상승했을 텐데, 아무도 몰라보고 스리 슬쩍 증거 인멸이 되서 별로였다.

극중 살인마는 캐스팅 네임을 보면 그냥 ‘학살자’로 표기되는데 처음에 무슨 양털 같은 걸 뒤집어쓰고 나왔다가 극 중반에 맨 얼굴이 공개된다.

기존의 슬래셔 무비에 나온 살인마에 비하면 생긴 게 너무 멀쩡하며 체형이 크거나 체격이 좋은 것도 아닌, 좀 멍한 이미지의 빡빡이 청년이라서 괴리감이 느껴진다.

양갈래 포크나 식칼 이외에 별 다른 흉기는 사용하지 않고 트랩도 사냥용 덫 이외의 것은 나오지 않아서 임펙트가 전혀 없다.

차라리 블랙 옥스 농장 주인이자 도살자와 공모한 오바디아 부인이 더 존재감이 있다.

러닝 타임이 약 77분 가량으로 대단히 짧은데 그 안에 꼭 필요한 설명을 다 빼먹어서 내용 이해가 완전히 안 된다.

도살자와 오바디아 부인의 관계, 살인의 동기와 인간 식육화의 이유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에서는 레더 페이스와 가족들의 관계가 나오고 어째서 그들이 벽지에 살며 사람을 잡아먹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그런 설명을 다 빼먹은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유일한 생존자의 행적도 안 나오고 오바디아 부인의 최후도 언급이 안 되고 칼침 맞은 도살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히 나와서 뭔가 알 수 없는 내용으로 대미를 장식하니 스토리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등장인물의 행동도 좀 이해가 안 가는 구석이 있는데 극중 매트는 여자 친구가 살해당하는 걸 목격하고 도망치다가 잡혀 죽는데 비해, 질은 남자 친구가 살해당하는 걸 목격하고 도망치거나 경찰에 신고하기는커녕 괜히 그 현장으로 들어갔다가 잡혀 죽는다. 리액션에도 일관성이 있어야지 이렇게 들쭉날쭉 하니 정신 산만하다.

결론은 비추천. 포스터만 그럴싸하게 만들어 놓고 정작 내용은 부실한 작품이다. 짝퉁에 열화 카피라고 해도 그것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듯한 느낌을 준다.

여담이지만 같은 해인 2008년에 나온 프랭크 메를르 감독의 노오와는 제목만 같을 뿐 내용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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