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령 (2011) 2011년 개봉 영화




2011년에 고석진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자살한 가희의 아들 빈이를 작은 아버지인 장환이 맡기로 해서 죽은 동생의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장환의 아내인 서니와 처제인 유린이 이사 뒤부터 악몽에 시달리고 평소 내성적이고 조용한 아이였던 빈이가 갑자기 활발하고 잔혹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에서 히로인 서니의 동생 유린 역을 맡은 배우는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효민이다. 티아라의 나머지 멤버들은 초반부에 나오는 클럽에서 카메오 출현했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도 그렇지만 티아라 멤버들이 올해 한국 공포 영화 쪽에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티아라의 인기를 생각하면 10대팬이 성인팬보다 더 많을 테고 그쪽에 어필을 해야했는데, 정작 본 작품의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라서 10대는 보지 못한다.

그 이유는 고어한 연출과 설정이 나오기 때문이다. 가위나 칼로 얼굴을 난도질하거나 작두로 발을 자르는가 하면 메인 설정 자체가 발목 자른 아이를 독에 집어넣고 굿판을 벌이는 거라서 한국 공포 영화치고는 꽤 잔인한 장면이 속출한다.

포스터에 나온대로 본 작품은 소년 귀신이 나오는 내용이다.

만약 소년의 원귀가 귀신 형태 그대로 나타나 사람들을 놀래켰다면 주온의 토시오 짝퉁이 됐겠지만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 귀신보다 귀신들린 소년이 사람을 해치는 게 주된 내용이라서 일단 J호러의 아류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겠다.

러닝 타임이 70여분 밖에 안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스피디한 진행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빠른 진행 탓에 필요한 설명을 다 빼먹고 축약을 많이 해서 내용 이해가 약간 어려울 정도다. 예를 들어 아이의 발을 잘라 독에 집어넣고 굿을 하면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설정 말인데 줄거리와 제작 노트에서 그 설정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왜 그런지 끝까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 역으로 영화 개봉 전에 미리 다 밝혀버리는 바람에 더 이상 반전이 되지 못했다. 아예 일부 포스터에서 스포일러를 하는데 홍보에도 좀 문제가 있다.

후반부로 넘어가면 몇몇 장면에서는 중간 과정을 다 잘라먹어서 본래 러닝 타임이 더 긴데 모종의 이유로 자른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심지어는 트레일러에 나온 영상이 영화 본편에 나오지 않아서, 예고편을 안 보고 본편을 보면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왜 이렇게 편집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등장 인물의 꿈을 통해 무서운 상황을 보여주는 씬이 많은데 같은 인물이 몇 번이나 악몽을 꾸는 걸 넣어서 좀 산만한 느낌도 든다. 악몽씬은 한 번이면 충분한 것 같은데 여기선 너무 많이, 그리고 자주 나오니 과유불급이다.

한은정 이외에 얼굴이 잘 알려진 배우가 나오지 않지만 그래도 등장하는 배우 전원이 자기 몫을 충실히 할 만큼 무난한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잘못된 편집 때문에 영화 자체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

결론은 평작. 배우들의 연기는 다 좋고 한국 무속 신앙에 고어와 귀신을 접목시킨 오리지날 스토리도 좋은데 짧은 러닝 타임과 지나친 편집 때문에 왠지 미완성된 느낌을 준다.

수작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작이 된 것 같다.

여담이지만 본 작품에서 주인공 서니 역의 한은정은 이 작품을 통해 제 33회 황금 촬영상에서 최우수 여우 연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 배우는 극중 빈이 역을 맡은 이형석이다.

아역 배우로 사극 동이에서 영조의 아역을 맡아서 친숙한데 본 작품에서 간질 연기나 귀신 들린 연기를 잘했다. 2002년에 나온 폰에서 이영주 역을 맡은 은서우와 더불어 한국 호러 영화 아역 배우의 남녀 투탑으로 꼽을 만하다.

덧붙여 이 작품은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냥 귀신도 아니고 칼로 찌르고 자르고 잘린 발이 굴러다니는 고어 씬이 난무하며 스크린이 피칠갑되는데 15세 등급을 받을 걸 생각한 건 오산이다.

추가로 아이가 살인마나 악령으로 나오는 영화는 은근히 많다. 개인적으로 남자 아이가 악령으로 나온 것 중에 가장 무섭게 본 건 스티븐 킹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펫 세미터리다. 거기에 나온 아기 ‘게이지’가 진짜 오멘에 나오는 데미안보다 훨씬 무서웠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개봉 직전 디지털에서 필름화되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굉음이 들려와 작업을 중단하고 개봉 일정을 연기해서, ‘귀신 현상이 나오면 대박나는 거 아니야?’라고 언론에서 설레발쳤지만 현실에서는 전국 관객 동원 약 9만여 명으로 흥행 참패를 면치 못했다.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79만, 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이 67만에 이어서 2011년 한국 호러 영화 중 최악의 성적을 자랑한다.



덧글

  • 무상공여 2011/09/11 01:54 # 삭제 답글

    포스터는 무섭게 잘(?) 나왔군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무속은 고어나 잔혹극의 소재로 쓰일 만한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은근히 독하게 물고 늘어지는 그 성격 때문에 말이죠...
  • 먹통XKim 2011/09/13 13:09 # 답글

    공포의 묘지 말이군요..2가 영 별로였는데(심슨에서도 패러디되었는데 덕분에 아인슈타인과 셰익스피어까지 좀비로 부활(?)하죠.아인슈타인도 죽은지 40년(그 당시 배경)은 되었고 셰익스피어는 480년은 되었을텐데 멀쩡하게 나오더군요;
  • 잠뿌리 2011/09/18 00:13 # 답글

    무상공여/ 포스터만 그럴 듯합니다. 소재는 괜찮았지만 잘 살리지 못했지요.

    먹통XKim/ 심슨에 나온 패러디 에피소드도 한번 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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