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크로멘시아 (Necromentia. 2009) 고어/스플레터 영화




2009년에 싱가폴 출신의 피어리 레지날드 테오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이발사 하겐이 아내 엘리자베스의 죽음을 맞이한 이후 죽으면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생전의 말을 믿고 아내의 시체를 몰래 보관하다가, 어느날 이발소로 찾아온 트레비스란 남자와 약속을 하고 지옥의 문을 여는 위저 보드를 등에 새긴 채 아내의 혼이 떨어진 지옥에서 눈을 뜨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기존의 유명 작품을 차용했다. 우선 고어+지옥+악마의 계약이란 설정과 분위기는 ‘클라이브 바커’의 ‘헬레이져’에서 따왔고 본편에 나오는 기괴한 모습의 인간형 괴물은 ‘바이오 하자드 3’에 나오는 ‘네메시스’에서 따왔다.

저예산 호러 영화라서 본편에 나오는 지옥은 지하 파이프실로 장소가 좁고 나오는 괴물은 두 세 명 정도로 한정되어 있어서 스케일은 굉장히 작다.

죽은 아내의 시체를 몰래 보존하는 이발사 하겐, 장애를 가진 동생을 보살피며 레드룸이라는 SM클럽에서 일하는 트레비스, 트레비스에게 강령술을 가르쳐 하겐을 지옥으로 끌고 오길 바라는 악마 모비어스 등 3명의 인물을 주축으로 삼아 각자의 과거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종극에 이르러 현재로 이어지는 진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 인물의 과거와 현재가 다 이어지기 때문에 옴니버스 형식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도입부에 나온 내용과 던져둔 떡밥을 세 인물의 과거를 되짚어 가면서 회수하여 풀어내는 것이다.

등짝에 위저 보드를 새기고 스스로 지옥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어 임사 체험을 한다!란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편 내용을 치정극으로 꾸몄기 때문에 좀 아쉬움이 남는다.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면 등짝에 위저 보드를 새긴 게 나오는데 그런 것 치고 본편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설정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냥 산 사람이 모비어스가 창조한 지옥, 즉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에 지나지 않는다.

러닝 타임은 80분이 조금 넘지만 과거 이야기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서 지옥 그 자체에 관한 비중은 적은 편이다.

만약 본 작품 오리지날 지옥이란 설정을 제대로 활용해서 지옥 여행이 메인 소재였다면 좀 더 흥미롭고 오싹한 내용으로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은 적어도 던진 떡밥은 다 회수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스토리가 엇나가지는 않는다.

또 트레비스의 과거 이야기에서 장애를 가진 그의 동생 토마스의 환영에 나오는 돼지 인간 미스터 스키니와 유쾌발랄함과 특유의 자살송은 나름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여기서 미스터 스키니의 분장은 뚱뚱한 사람이 돼지 머리를 안면에 쓰고 코에 혈관 튜브를 삽입하고 자살을 종용하기 때문에 사실 지옥의 괴물보다 더 무서웠다.

결론은 평작. 도입부의 헬레이져 같은 분위기와 무색하게 치정극에 의한 복수로 귀결되는 메인 소재가 좀 기대에 못 미치지만 그럭저럭 볼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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