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헤라클레스(Hercules in New York.1969) 하이틴/코미디 영화




1969년에 아서 알랜 세이들먼 감독이 만든 작품. 미국의 유명한 액션 배우인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데뷔작이다.

내용은 헤라클레스가 올림푸스에서 살기 지루하다고 투정부리다가, 열받은 제우스에 의해 인간계로 떨어져 미국 뉴욕에 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1947년생으로 허약한 몸을 보디빌딩으로 단련하여 1964년에 미스터 유니버스가 됐다. 대회 우승으로 영화 관계자의 눈에 띄었고 1969년에 이 작품을 통해 헐리웃에서 데뷔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의 데뷔작이자 흑역사의 정점이다. 23살의 나이라 한창 몸이 좋을 때였고 미스터 유니버스로 선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육체적 스펙은 단연 으뜸이고 조각상 같은 근육은 실로 경탄스럽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출신이라 독일어를 썼기에 어눌한 영어가 문제가 돼서 결국 성우 더빙을 하게 됐고, 그것과 별개로 연기력이 바닥을 기어서 영화 퀄리티 하락에 일조한다.

본편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보다 강가에 떠다니는 오리가 연기를 더 잘한다.

시도 때도 없이 웃통을 벗고 근육 자랑을 하는 것에 비해서 액션은 굉장히 시시해서 제대로 주먹질 하는 장면 하나 나오지 않는다. 여러 명이 달려들어도 그냥 양팔이나 허리 또는 가슴을 잡고 이리 던지고 저리 던지고 밀치고 그러는 게 전부다.

중간에 프로 레슬러로 데뷔를 하기는 하지만 실제 링에 올라가 경기를 갖는 건 한 번도 안 나온다.

장르가 코미디인데 그런 것 치고 개그가 너무 유치해서 손발이 오그라든다. 히로인과 마차 타고 가던 헤라클레스가 공원에서 뜬금없이 곰을 만나 맨손으로 때려잡은 뒤 프로 레슬러로 데뷔하는 거나, 후반부에 마차 주인이 핫도그 사먹다가 헤라클레스가 마차를 빼앗기자 맨 발로 공원까지 쫓아갔는데 그 뿐만이 아니라 핫도그 웨건 주인도 핫도그에 채 썬 양배추 올려주려 쫓아온 유치 개그가 나온다.

반신으로 태어나 12가지 업을 수행하고 종극에 이르러 올림푸스로 올라가 신이 된 헤라클레스가, 여기서는 힘만 센 바보로 묘사된다. ‘헤라클레스는 뭐뭐해’, ‘헤라클레스는 돈 없어’ 이런 식의 단답형 대사만 있기 때문에 안 그래도 바보 같은 이미지가 강한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발음과 연기마저 바닥을 기는 수준이다 보니 안 좋은 쪽으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최악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또 올림푸스에서 지상으로 떨어져 자동차나 기중기를 전차로 착각하는 등 문명의 이기에 먼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히로인과 급격히 친해져 데이트를 하면서 현실 문명에 완전 적응하기 때문에 문명의 충돌로 인해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이 전혀 없다.

장 르노의 비지터를 생각해 보면 이 뉴욕의 헤라클레스는 그 중요한 재미 포인트를 너무 못 살렸다.

스토리 전개도 너무 엉성하고 우연이 남발되서 전혀 몰입할 수 없다.

공원에서 곰과 맨손으로 싸운 뒤 프로 레슬러로 데뷔, 네메시스의 계략에 빠져 힘을 잃고 갱들의 내기가 걸린 스트롱맨 시합에서 패배한 뒤 도망쳐 다니다가.. 극후반부에 위기에 처하자 갑자기 삼손과 아틀라스가 나타나 도와주는 등등 엉망진창이다.

결론은 미묘. 영화 자체의 퀄리티는 낮고 IMDB 평점 2.8에 빛나는 쌈마이 영화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흑역사라서 영화의 재미와 퀄리티만 놓고 보면 결코 추천할 수 없지만, 이게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첫 헐리웃 데뷔작이란 걸 감안하면 흥미삼아 한번쯤 볼만하다.

여담이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이 작품의 실패로 인해 여러 영화의 단역만 맡으면서 보디빌딩에 매진하여 1980년까지 여러 차례 우승을 했다.

덧붙여 이 작품 오프닝에 뜬 캐스트 네임을 보면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본명으로 나온 게 아니라 ‘아놀드 스트롱’이란 이름으로 나온다. 이 이름은 그의 필모그래피 기록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쓰인 예명이다. 훗날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이 작품에 출현한 걸 후회한다고 인정했다.

추가로 이 작품만 보면 정말 제기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7년 후 1976년에 ‘스테이 헝그리’에서 죠 산티노 역을 맡아서 골든 글로브 남자 신인상을 수상한다.

그 뒤 1982년에 코난 더 바바리안, 1984년에 터미네이터, 1985년에 코만도, 1987년에 프레데터 등 80년대에 들어서 액션 명작들에 출현하여 세기의 스타로 발돋움한다.



덧글

  • 엘러리퀸 2011/07/26 22:55 # 답글

    그러고 보니 1969년 작이군요. 아놀드 슈워제네거도 연기 경력이 꽤 길다는..
  • 시몬 2011/07/27 01:57 # 삭제 답글

    아틀라스는 이해가 가는데 삼손은 왜 튀어나오는 걸까요?
  • 콜드 2011/07/27 06:19 # 답글

    저런 분에게도 흑역사가 있었구나[...]
  • 블랙 2011/07/27 09:45 # 답글

    표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우 더빙한건 DVD판에서 다시 아놀드 원래 목소리로 나오게 됩니다.
  • 잠본이 2011/07/27 22:53 # 답글

    KBS인가 어딘가에서 오래전에 토요명화로 틀어준거 보고 격뿜했던 아련한 기억...
    토르가 딱 이 컨셉이라 이렇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위험은 피해갔더군요 OTL
  • 먹통XKim 2011/07/28 18:50 # 답글

    저도 토요명화로 접했는데 그래도 여기서도 이정구님이 아놀드를 맡으셨죠.

    마지막에 원로 성우 최흘 님(스머프에서 파파 스머프!)이 연기한 제우스가 현대 도시로 내려가고 끝나는데 비행기가 지나다가 스튜어디스가 비명을 지르죠. 사람들이 뭔가하여 창 밖을 보니 현대 신사복으로 갈아입은 제우스가 미소지으면서 땅 밑으로 내려가면서 끝.
  • 떼시스 2011/07/31 20:58 # 답글

    스탤론이 록키,람보로 대변되는데 반해 아놀드는 영화캐릭터가 다양한 편이네요.
    개인적으론 터미네이터와 코난이 좋지만..
  • 잠뿌리 2011/08/03 17:24 # 답글

    엘러리퀸/ 생각보다 엄청 오래됐지요.

    시몬/ 과거에 삼손 VS 헤라클레스란 영화도 있었지요.

    콜드/ 아놀드의 몇 안 되는 흑역사지요.

    블랙/ 네. 사실 아놀드 본래 목소리로 나와도 이 작품에서는 정말 연기를 너무 못했지요.

    잠본이/ 그러고 보니 어찌 보면 토르도 비슷한 케이스네요. 정작 토르를 볼 때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먹통XKim/ 이정구님이 아놀드 성우로는 최고의 캐스팅인 것 같습니다. 이정구님이 아닌 아놀드 성우는 상상할 수가 없지요.

    떼시스/ 아놀드가 스텔론보다 출현 작품이 많고 다양하지요.
  • 코튜튜튜투 2012/01/23 04:43 # 삭제 답글

    아놀드 슈퍼스타라 그런지 수명이 엄청 기네요!!터미네이터5제작사로부터 4천만달러에 25프로의 흥행수익을제의받았다네요
  • 잠뿌리 2012/02/01 02:05 # 답글

    코튜튜튜투/ 아놀드의 나이를 생각하면 매우 좋은 조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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