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콩(Queen Kong,1976)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76년에 프랭크 아그라마 감독이 만든 작품.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총 4개국 합작으로 1932년에 나온 킹콩의 패러디 영화다.

내용은 인기 여자 감독 루스 해빗이 영국 여성을 위한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분투하던 도중 런던 거리에서 레이 페이를 찾아내 그를 주연으로 기용하여 ‘자유 여성호’에 태워 아프리카 오지의 ‘라잔가’ 정글에 방문해 여성 상위의 아마조네스 부족과 조우하는데.. 레이 페이가 그녀들에게 납치당해 제물로 바쳐졌다가 부족의 수호신인 퀸콩이 제물인 레이페이에게 첫눈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본 스토리 진행은 킹콩과 똑같다. 미국 사람들이 아프리카 정글에 갔다가 거대한 원숭이를 목격, 일행 중 한 명이 제물로 바쳐졌다가 가까스로 구조한 뒤 거대한 원숭이를 포획하여 도시로 데리고 갔다가 풀려나는 바람에 일대소동이 벌어진다.

하지만 패러디물인 만큼 차이점이 많다.

우선 킹콩이 암컷이라서 퀸콩이라 부르는 것. 그리고 상어와 공룡 등 괴수들이 전부 암컷으로 나오며, 아마조네스 부족도 여성 상위의 부족이라는 것이다.

코믹물이기 때문에 분장도 셋트도 의도적으로 엉성하게 만들었다.

극중에 나오는 괴수나 비행기, 건물 등은 전부 종이로 만들어진 티가 팍팍 난다. 아마조네스 부족은 백인과 흑인이 조금 섞여 있지만 백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원시 부족인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빨래도 하고 수세식 화장실 청소도 한다.

뮤지컬 요소도 집어 넣어 스토리 진행하다가 난데 없이 군무와 노래가 나오기도 하며, 다른 작품의 패러디도 몇 개 들어가 있다. 미녀 삼총사, 몬티 파이슨 시리즈, 엑소시스트, 죠스 등등 여러 영화가 패러디됐다.

초반에 나온 아프리카 원주민 여자들이 콩가! 콩가! 그러다가 목이 360도 돌아간 뒤 초록색 액체를 뿜는 엑소시스트 패러디를 가장 황당했다.

이 다음에 아마조네스 추장 여자가 ‘붕가 붕가!’라고 외치며 주인공을 납치하는 게 대폭소였다.

주인공 레이 페이도 외모는 그저 그렇지만 설정이 여자를 넘어서 암컷이라면 괴수조차 반하게 만드는 페로몬의 소유자라서 썩소를 지으며 이빨이 반짝이는 초기 연출이 인상적이다.

이 작품의 백미이자 가장 웃긴 장면은 퀸콩이 레이 페이를 납치해 온 다음 그와 뜨거운 눈길을 주고받는 씬이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퀸콩의 시선과 그런 퀸콩에게 애교를 부리며 윙크하는 레이 페이의 모습은 정말 큰웃음 짓게 해주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성별만 바꾼 게 아니라 엔딩도 바꿨는데. 킹콩 원작은 비극으로 끝나며 ‘미녀가 야수를 죽였다’라는 명대사를 남겼지만 여기서는 반대로 레이 페이의 호소로 여성들의 시위가 일어나 퀸콩은 사살되지 않고 자유의 몸이 되어, 레이 페이를 데리고 정글로 돌아가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는 KBS2의 인기 방송 중 하나인 ‘스펀지’에서 처음 알려졌는데 꽤 특이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킹콩 패러디물인데 영화가 너무 허접하다보니 투자자들과 갈등을 빚었고 프로모션 극장 공개 후 배급사인 알바트로스 필름이 파산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해인 1976년에 파라마운트 영화사에서 킹콩 리메이크판을 만들던 존 길리민 감독이 격노해 소송을 거는 바람에 결국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다.

역사 속에 묻힐 이 작품은 1990년대 일본의 인기 코미디언인 故 히로카와가 2000년에 이탈리아 현상소에서 원본 필름을 발견하여 싼값에 사온 뒤 애드립을 잔뜩 포함한 음성 더빙을 맡아 극장에 공개하면서 컬트 취급을 받았고, 2001년에 DVD 출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회사에서 전 세계 독점 배급권을 가지고 있고 2003년에 미국으로 역수입되어 DVD가 발매됐다.

결론은 추천. 분명 영화 퀄리티는 떨어지고 유치찬란한 패러디물이지만 독특한 이력을 가진 작품이라서 한번쯤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감독 프랭크 아그라마 감독은 이집트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영화를 만들며 1981년에 시체들의 새벽을 패러디한 미이라의 새벽을 발표했다. 미이라가 인육 먹는 좀비들로 나온 이 작품도 만만치 않은 작품이다.



덧글

  • windxellos 2011/07/17 14:31 # 답글

    그러고 보니 홍대입구역 근처에 늘어서 있는 악세사리점 중에 'Queen Kong'이라는 간판을 걸어놓은 작은 가게가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저 우연의 일치인 것일지, 가게 주인분이 마이너 영화에 취미가 있으신 것인지 모르겠군요.
  • 먹통XKim 2011/07/17 17:54 # 답글

    일본가서 이거 DVD사본 김혁(아마게돈 제작자)은 눈이 썩는지 알았다더군요
  • 먹통XKim 2011/07/17 17:55 # 답글

    립스틱한 상어라든지, 그야말로 탈바가지 쓰고 나오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코미디가 한가득
  • 잠본이 2011/07/17 18:06 # 답글

    레이 페이는 킹콩의 여주인공 페이 레이의 말장난이군요. 만든 사람들이 진짜 유쾌한듯
  • 떼시스 2011/07/18 13:52 # 답글

    스펀지에서 보고 진짜 배를 잡고 웃었던 기억이...
  • 잠뿌리 2011/07/24 10:05 # 답글

    windxellos/ 어쩌면 이름만 같고 내용은 다른 걸지도 모릅니다. 사실 퀸콩이란 이름이 영화와는 별개로 어감 자체는 좋아서요 ㅎㅎ

    먹통XKim/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이 아마게돈 애니메이션보다 재밌습니다.

    잠본이/ 영화 분위기도 시종일관 유쾌했고 엔딩도 해피 엔딩이라서 그 점은 좋았지요.

    떼시스/ 그때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된 것 같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54492
3069
9721029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