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맨 1권 서평




1972년에 나가이 고 선생이 그린 만화. 국내에서는 엄청 삭제를 많이 한 해적판이 다섯권 짜리로 나온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식 발매가 되지 못했는데 2011년 6월에 AK 커뮤니케이션에서 무삭제 완역판으로 정식 발매했다.

내용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겁이 많지만 다정했던 후도 아키라가 친구인 아스카 료를 통해 인류 이전에 지구를 지배한 데몬 종족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 자신이 데몬족 최강의 용사 아몬과 합체하여 데빌맨이 되어 인류를 구하기 위해 악마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1권은 데빌맨의 다섯 개 장 중 첫 번째 장인 탄생편에 해당하며 후도 아키라가 아스카 료에 의해 데몬의 비밀을 알게 되고, 데빌맨으로 변한 뒤 요조 시레누와 싸우기 직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이 정식 발매되지 못한 건 잔혹한 묘사와 함께 극단적인 설정 때문이다.

주인공 자체가 악마와 결합한 인간 데빌맨인데 그가 지키려고 한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그로 인해 모든 걸 잃고 최후의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데빌맨이 그 당시 기준은 물론이고 지금 현재까지 파격적인 이유는 선과 악을 역전시켰기 때문이다.

신과 악마의 위치가 역전되어 인간과 악마가 합체한 데빌맨의 고뇌를 그리면서 한편으론 악마보다 더 악랄한 인간들을 묘사하면서 기존의 가치관을 완전히 타파했다.

개인적으로 중학생 시절 데빌맨을 해적판으로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은 몇 날 몇 일 동안 지속된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때로부터 40년이 흘렀고 비쥬얼적으로 잔인한 작품은 얼마든지 있지만, 눈에 보이는 그림보다 그 안에 담긴 내용과 연출의 비정함과 잔혹함은 현대의 비쥬얼을 초월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추천작. 데빌맨을 해적판으로라도 본 사람, 혹은 원서를 본 사람. 또는 데빌맨이 어떤 작품인지 알지만 직접 보지 못한 사람에게 있어 수십 년 동안 기다린 결과가 이제 나온 셈이다.

게게게의 키타로를 정식 발매한 것도 그렇고 40년 동안 그 어느 출판사에서도 정식 발매하지 못한 데빌맨이 무삭제 완역판으로 나왔다는 것 자체가 한국 만화 시장의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요즘 독자들은 정식 발매되어 6권으로 완결된 아몬 데빌맨 묵시록을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사실 그 작품도 이 원작을 봐야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덧붙여 가격이 8000원이라 약간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대신 분량이 빵빵해서 300페이지가 넘어가고 과거 해적판의 약 1.5배에 달하는 분량이기 때문에 가격 대비 분량에 있어선 만족스럽다.

추가로 사소한 지적이지만 흔히 요조 시레누라고 알고 있는데 국내 번역명은 시렌느라고 나온다는 것 정도다. 물론 시렌느가 여성 명사로 프랑스어 발음이며 세이렌이라고도 하니 시레누와 뜻은 통하겠지만 수십 년 동안 시레누로 알고 그렇게 불러왔기에 시렌느는 약간 낯설었다.

마지막으로 AK에서 데빌맨까지 정식 발매하다니, 앞으로 또 어떤 책이 나올지 궁금하다. 이 기세라면 미즈키 시게루 선생의 요괴 백과 시리즈나 시게루 선생 문하였던 모리노 타츠야의 작품이자 키타로의 스핀오프작인 지옥동자 외 여러 만화. 또 데빌맨처럼 국내에서 수십년 동안 결코 정발되지 못했던 와타나베 마사코의 유리의 성 같은 것도 언젠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추가로 모리노 타츠야는 지금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만화가로 여러 작품을 냈는데 이상하게 국내에는 단 한 번도 책이 발매되지 않았다. 오직 지옥동자만이 빅점프란 잡지에 연재됐다가 사라졌을 뿐이다.



덧글

  • 애쉬 2011/06/23 19:23 # 답글

    나가이 고 선생님 작품은 참..그러네요

    간단한 소개 글을 네이버 카페에 올렸는데.... 실시간 모니터링에 연속 삭제를 먹고 정말 열이 받아버렸어요

    왜 삭제되었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네요.... 파렴치학원? 월광가면?

    일본의 학부모회와 정면으로 싸움을 한 용자 나가이고 선생님은 .... 작품을 떠나 그 용맹함으로도 세계 위인전에 등재되어도 무방할 인물인듯합니다. ㅎㅎㅎ

    애니버전으로 봤는데 무삭제 판이 나왔다니 일독의 원을 세워봅니다^^
  • 얌이 2011/06/23 21:18 # 답글

    바로 사서 모셔둔 책입니다 ㅜㅜ 정말 AK커뮤니케이션은 용자같아요.
    2, 3권도 빨리 나오면 좋겠습니다.
  • 뷰너맨 2011/06/23 21:58 # 답글

    이야~! 좋은 소식이지 않습니까!
  • 시몬 2011/06/23 22:18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론 참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워낙 잔혹한부분이 많아서 (그림체뿐만 아니라 안에 내포된 내용면에서도) 국내정발은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는데.
  • 풍신 2011/06/23 22:58 # 답글

    이게 무삭제판으로 나오게 되다니 세상이 참 좋아진 것 같아요. (...)

  • RAV 2011/06/23 23:09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는 이시노모리 선생님의 작품을 정발 해 주셨으면.....(가면라이더 원작 만화라던가. 사이보그 009. 스컬맨 등을...)
  • 잠본이 2011/06/24 23:21 #

    009는 예전에 시공사에서 완간한적이 있지만 절판크리(T.T)
  • 2011/06/24 01:3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1/06/24 02:0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먹통XKim 2011/06/25 19:34 # 답글

    우와아 이게! 나오다니!!
  • 잠뿌리 2011/06/27 17:46 # 답글

    얌이/ 정말 용자 출판사지요.

    뷰너맨/ 매우 좋은 소식입니다.

    시몬/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이지요.

    풍신/ 정말 좋아진 것 같습니다. 청보법이 판치던 시절에는 꿈도 못 꿀 일이지요.

    RAV/ 나온 적이 있어도 절판된 게 몇개 있죠.

    비공개/ 아뇨. 그럴 것 까지는 없지요. 시레누가 익숙한 단어이긴 하지만 국내에서 정식 발매된 다른 작품에 데빌맨을 언급할 때도 시레느라고 쓴 사례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시아라이 저택의 주민들 10권에서 데빌맨의 '시레느'라는 말이 나오지요.

    시무언/ 거기서 사실 시레누가 날개가 뽑히고 처참하게 발렸다가 카이무랑 합체하게 되죠.

    먹통XKim/ 기적 같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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