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의 공포 (1977)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77년에 한국과 태국 합작으로 이원세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태국의 나콘파 돌 지방에서 핵실험의 여파로 인해 거대해진 악어 니콘파가 메난강에 나타나 사람을 헤쳤는데 방콕 경찰이 악어 전문가를 동원하여 소탕 작전을 벌이지만 그들마저 희생이 되자, 악어에게 약혼녀를 잃은 한국의 동물 생태학자 영준과 아내, 딸을 동시에 잃은 태국의 의사 아콤, 전직 고래잡이 포경선의 사수이자 현직 선원인 장우, 종태 등 네 사람이 나콘파를 잡으러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악어를 소재로 다룬 크리쳐물로 악어란 소재만 보면 루이스 티그 감독의 1980년작 엘리게이터가 생각나게 하지만 사실 그보다 3년 먼저 나왔고 기본적인 스타일은 오히려 스티븐 스필버그의 감독의 1975년작 죠스를 따라가고 있다.

이 작품은 악어가 나오는 크리쳐물인데도 불구하고 스케일이 꽤 크다.

그런데 이 작품의 스케일을 크게 해주는 건 사실 악어 그 자체가 아니라, 악어의 등장과 함께 일어나는 물난리를 통해서 물살이 몰아치고 사람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비규환이 발생한다는 것에 있다.

그 난리통에 물속에서 소용돌이가 치고 건물이 무너지는 등 의외로 멋진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그렇게 스케일이 큰 것과 별개로 솔직히 작품 자체의 재미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러닝 타임 약 90여분 동안 악어가 소동을 일으키는 것 이외에는 무슨 동물의 왕국을 찍는 듯 물소를 잡아먹는 악어의 생태 및 원숭이나 오리떼 등의 동물을 찍고 뜬금없이 폭풍우가 몰아치거나 용오름 현상이 발생하는 등 자연 풍경을 찍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씬이 너무 많아서 니콘파의 인간 습격이 오히려 부차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주인공 영준 일행이 일련에 벌어진 소동이 니콘파가 저지른 것이란 걸 밝혀내지만 현지 경찰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도 믿어주지 않아서 본인들이 직접 나서는데 걸리는 시간이 1시간이 넘어가기 때문에 좀 지루한 부분이 있다.

게다가 니콘파도 미니어처를 사용해 움직이는 건 찍었는데 모형은 나쁘지 않지만 연출에 문제가 있다.

주인공 일행이 탄 배를 습격할 때 갑자기 무슨 돌고래마냥 수면 위로 몸 전체가 튀어나오는 점프 공격을 몇 번이나 가하는데 거기서 너무 모형 티가 나고 또 현실성이 떨어져서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애초에 니콘파가 건물을 꼬리로 부술 때는 초대형 사이즈고 사람도 여럿을 한 번에 입에 넣고 아그작아그작 씹는 자이언트급 악어인데. 배를 습격할 때 뛰어오를 때의 사이즈나 육지 위로 올라와 기어갈 때의 사이즈는 미니어처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참 작아 보이니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또 이 작품의 전신은 죠스이기 때문에 너무 노골적으로 죠스를 따라가고 있다.

악어가 나타나 사람을 해치고 그 사실을 파헤쳐 직접 잡으러 나간 주인공 일행이란 초중반부 설정은 물론이고 악어 전문사냥꾼을 고용해 악어 잡이에 나섰다가 등장 인물 중 한 명이 자기 몸을 희생하여 다이나마이트로 마무리하는 것까지 죠스랑 판박이다.

물 속에 있는 사람의 하반신을 보는 카메라 워크를 비롯해서 물난리를 통해 물에 빠진 사람들의 아비규환 속에서 벌어지는 니콘파의 대살육 역시 죠스와 흡사하다.

다른 점은 이 작품에선 니콘파가 수상 위의 건물을 덮친 거지만 죠스에서는 무리한 재개장으로 인해 노출된 해변가를 덮친 것이란 점이다.

그래도 결론은 추천작. 좀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한국 최초의 크리쳐물이란 점에 있어 볼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세계 최초의 악어를 소재로 한 공포 영화란 타이틀도 거머쥐고 있다.

여담이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미국에 출시된 버전이 한국, 태국 합작인데도 불구하고 태국 영화로 알려졌기에 영문 더빙에 태국어 자막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더불어 그렇기 때문에 삭제된 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판엔 들어가 있던 주제가도 없어졌으며, 엔딩에서 영준이 약혼녀의 두개골을 가지고 고국으로 돌아오는 씬 또한 삭제됐다. 북미판의 엔딩은 다이나마이트로 니콘파를 초전박살낸 직후에 끝난다.

영준 등 한국인이 나오는 씬은 대거 삭제되거나 비중이 줄어든 반면 태국인인 아콤이 나오는 씬은 다 그대로 나둬서 태국 영화처럼 편집해버린 것이다.

북미판만 보면 주인공은 영준이 아니라 아콤이다. 북미판에서 영준이 하는 일이라고는 약혼녀와 붕가 뜨는 것 밖에 없다. 악어의 비밀을 밝혀내는 등의 활약을 하는 건 다 아콤이다.



덧글

  • 시무언 2011/05/11 15:32 # 삭제 답글

    허...편집의 힘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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