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왕 썬 샤크 (1985) 한국 애니메이션




1985년에 박승철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한 초등학교의 자연실습반에서 저수지로 낚시를 하러 가는데 무장공비가 침투하여 어린 남매를 해친 뒤 민방위로 간첩 신고가 들어가 예비군이 출동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영화 시작 전에 ‘이 영화는 실제 인물과 만화를 합성해서 제작된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반공영화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반공 영화란 주제에 충실하게 첫 씬부터 초등학교에서 담임 선생이 학생들에게 반공 교육을 하면서 시작한다.

등장 인물들도 반공 정신이 투철하여 무장공비와 처음 조우하는 인복, 반점 남매가 학교에서 배운 데로 대들다가 개머리판에 엊어맞은 와중에 동생 반점이 즉사해 홀로 남은 오빠 인복이가 ‘우린 잔인무도한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절규한다.

간첩 신고가 민방위로 들어간 뒤 출동하는 게 정규군이 아니고 논과 밭을 갈고 트렉터 몰던 마을 주민들이 집에서 군복으로 갈아입고 뛰어나가 예비군으로 소집되어 무장공비를 잡으러 간다.

그리고 저수지에서 낚시하던 초등학교 자연실습반 아이들은 텐트에서 자다가 꿈을 꾸게 되는데 그때부터 애니메이션 파트가 시작되며, 저수지에 불시착한 헬리곱터를 끌어내고 보니 핵전쟁으로 인해 죽음의 별이 된 오로라 별을 구하기 위해 지구로 산소 유전자를 찾으러 온 초록 피부의 외계인 아그네스, 아리아 남매와 만나면서 또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서 설정이 기괴하게 합쳐져 혹부리 수령(김일성)이 이끄는 특수 8군단이 외계 악당 스펙타와 손을 잡고 무장공비를 보내 외계인 남매를 공격하는데, 그들이 타고 온 헬리곱터가 로봇인 샤크로 변해 맞서 싸운다는 것이다.

여기서 샤크의 디자인은 일본 애니메이션 특장기병 돌바크의 가제트를 베꼈다. 얼굴 생김새가 트랜스 포머스럽지만 헬리곱터에서 변신하는 것과 몸체 기본 디자인은 가제트와 판박이고 실제 실사 파트에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써 꿈에서 로봇으로 변하는 걸 상징하는 게 바로 가제트였다. 근데 극중 샤크가 사용하는 총은 또 마크로스에서 가워크가 들고 다니는 총이라는 거.

로봇 3기가 합체하여 대형 카메라로 변신, 카메라 렌즈에서 파괴 광선을 쏘는 캐논 로봇은 일본 타카라 사의 신 마이크로맨에 나오고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에서 디셉티콘에 소속된 리플렉터를 표절한 거다.

극중 샤크와 통칭 캐논 로봇은 조종사와 정신감응을 통해 변신할 수 있는 로봇인데 그 프로그램이 외계인 남매가 가지고 있어서 초등학교 자연실습반 애들이 파일럿이 되어 정신감응 훈련을 받아 단체로 캐논 로봇을 타고 싸운다! 라는 게 주된 내용이다.

정신감응 훈련이란 게 무슨 특수 훈련도 아니고 머리에 기계 장치를 쓰고 약간의 시간 뒤 완료된 것으로 나오니 손발이 오그라든다.

스펙타 일당은 피부는 초록색이지만 털모자와 제복을 보면 구소련구으로 극중 북한군에 탱크와 대포 등 무기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당시 실제 북한, 소련군의 협력 관계를 만화로 재구성한 것 같다.

이 작품은 편집도 완전 엉망이라 러닝 타임 약 25분 정도에 아그네스가 말하는 씬에 목소리는 아그네스인데 그림은 혹부리가 와인잔을 들고 나와 입을 움직인다. (이 장면은 본래 러닝 타임 47분에 나오는 그림이다)

또 아그네스 남매의 피부가 녹색에서 살색으로 바뀌는 오류 씬도 일상다반사처럼 나온다. 캐논 로봇의 색깔이 붉은 색으로 나왔다가 다음 장면에서 푸른 색으로 변하는 등 뭔가 오류가 심각하다.

애니메이션 파트가 끝난 뒤 실사 파트로 넘어가지만 민방위와 무장공비의 본격적인 전투 개시 후 단 2분만에 무장공비 전멸로 상황 종료하고 때마침 꿈에서 깨어난 자연실습반 애들이 매운탕에 밥먹고 예비군이 소집 해제되어 집에 돌아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결국 결론은 아이들의 꿈은 일장춘몽이고 현실에서 무장공비를 때려잡은 건 예비군이라는 거. 반공이 주제란 건 잘 알겠지만 너무나 앞뒤가 안 맞는 스토리 때문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 속된 말로 발로 만들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게 아닐까 싶다.

만화 영화의 합성이라곤 하지만 실상은 만화도 영화도 아닌 애매한 물건이다.

같은 만화+영화의 합성물로 우레매를 꼽을 수 있는데. 우레매는 영화가 메인이고 만화가 곁다리인 반면 이 작품은 그 반대인데 작품의 시작과 끝은 영화가 장식하고 있기에 정체불명의 작품이 되어버렸다.

전체 러닝 타임 중 17분부터 57분까지 약 40분이 애니메이션 파트, 오프닝부터 16분까지, 후반 57분부터 1시간까지 약 21분이 실사 영화 파트다.

결론은 미묘. 작품 자체의 완성도로 따지고 보면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 최악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아무리 반공 영화라곤 하지만 문화 컨텐츠로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퀄리티마저 유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너무 최악이라 한국 애니메이션을 알기 위해서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 되었다.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최후의 반공 애니로 기록되어 있어 나름 역사적 의의가 있다.



덧글

  • LVP 2011/04/28 14:24 # 답글

    그때 그 혹부리수령이 생각나빈다 'ㅅ')

    ※게다가, 남침하는 북괴들의 '날래날래 까부수라우'가 여적꺼정 기억이 나는 그...'ㅅ')
  • 캡틴터틀 2011/04/28 16:19 # 답글

    이거 아무것도 모를 어릴땐 참 재미있게 보았지요.
    불만은 로봇이 로봇과 싸우질 않고 카메라로 한방에 탱크 다 잡아버려 싱거웠던 것이랑,
    실사 파트는 어찌되었든 좋으니 관심 끄고 보질 않았습니다...
    (어릴때라 뭘 몰라서...)
  • 잠본이 2011/04/28 19:52 # 답글

    포스터 우측에는 어째서인지 모스피다의 레기오스가...
  • 블랙 2011/04/28 21:40 # 답글

    스펙타가 참 안습인게 끌고 왔던 전함들은 함법사의 실수로 블랙홀에 휘말려 다 잃어 버리고 마지막에는 기술 전수해준 혹부리 수령(...)에게 배신 당해서 죽어버리는.....-_-;
  • 시몬 2011/04/29 00:09 # 삭제 답글

    아니, 역대 한국애니메이션중 최악이라니 도대체 어느정도인 겁니까...
  • 랜디 2011/04/29 08:11 # 답글

    오오 이건 오히려 미치도록 보고싶게 만드시는 포스팅...
  • 먹통XKim 2011/05/01 09:45 # 답글

    80년대 티브이판 보고도 초딩이던 저도 뭐야 이거?
    우주 흑기사와 더불어 개망신 졸작이죠.


    이거 하나 아무개 이글루에서 베스트에 뽑히신 분이 괴작열전이란 코너로 이 영화를 깠더니만 웬 반공사상 홍보자가 빨갱이 드립까다가 다들 개무시하면서 잊혀진 거 생각납니다.이거나 보긴 했나
  • 잠뿌리 2011/05/01 16:45 # 답글

    LVP/ 본작에선 북한 사투리가 참 많이 나오지요.

    캡틴터틀/ 정확히는 장갑 차량이 지나가는 통로를 파괴한 게 카메라의 파괴 광선이고, 탱크의 각개격파는 로봇으로 분리해 일제 공격한 것으로 나오지요.

    잠본이/ 포스터도 낚시지요. 레기오스 닮은 로봇은 본작품에선 안 나온답니다.

    블랙/ 사실 스펙타한테는 동정이 안가지요. 스펙타도 지구 정복을 하면 혹부리 수령을 배신하려고 했으니 둘다 같은 녀석인데 다만 스펙타 쪽이 먼저 발려서 처량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시몬/ 애니메이션 자체를 좀 발로 만든 것이지요. 다른 걸 다 떠나서 애니메이션 기본 틀 자체의 오류나 이상 현상이 이 작품만큼 일어나는 걸 본적이 없습니다.

    랜디/ 반어법 추천작이지요.

    먹통XKim/ 우주 흑기사보다 어떤 의미로는 더한 작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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