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전사 홍길동 (1984) 한국 애니메이션




1984년에 김현동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공산주의자들이 우주로 쫓겨난 뒤 마의 혹성을 근거지로 삼아 무시칸 수령을 필두로 하여 우주 공산당을 결성, 자유민주 국가의 사람들을 납치하여 노역을 시키고 급기야 정신 개조장치까지 만들어 세뇌시키기 위해 땡코 박사 일가를 잡아오는데, 땡코 박사의 쌍둥이 손녀 중 금전이 홀로 탈출하여 에메랄드 혹성의 도사 일행과 조우하고 그 인연으로 홍길동이 악당들을 때려잡으러 마의 혹성으로 출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해돌이의 모험, 해저 탐험대 마린 X와 함께 김현동표 반공 만화 영화 제 3탄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한국의 고전 홍길동에 SF 설정을 첨가하여 반공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이다.

때문에 고전과 SF의 결합으로 나름 인상적인 씬도 몇 개 있다. 외계인 E.T를 도깨비와 합친 외모의 외계인 ‘깨비도’라던가, 구름 대신 운석을 타고 다니기도 한다.

본 작품에서는 북한이란 나라보다 공산주의 그 자체를 까서 그런지 무시칸 일당의 마크가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낫과 망치다.

기존 김현동표 반공 애니에 비해서 반공 말고 다른 부분에 할애하는 분량이 크다는 건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다. 다른 부분에 할애한 분량만큼이 보통 만화 영화처럼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보이는 작품이다.

해돌이의 모험에서 헐크를 표절한 것처럼 이 작품 역시 표절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물론 완전 100% 표절은 아닌데 어설프게 베껴서 더 이상하게 보이는 케이스다.

땡코 박사의 손녀 금전의 복장이 우주전함 야마토에 나오는 복장, 깨비도의 외형은 외계인 E.T, 홍길동의 제트 엔진 달린 롤러 스케이트는 무적 우주전사 뮤테킹, 극중 딱 한번 나오는 홍길동의 드릴 변신 씬은 허리케인 포리마의 포리마 드릴을 베꼈다.

가장 황당하고 뜬금없는 것은 홍길동이 익힌 궁극의 도술이 ‘호랑이 변’이라고 해서 호랑이 인간으로 변신하는 것인데. 처음에 도술이 약했을 때는 아기 호랑이 인간이 됐다가 나중에 땡코 박사의 발명품 호랑이 메달을 사용해 잠재 능력의 극한을 끌어내어 변신한 게 ‘타이거 마스크’였던 것이다.

물론 맨몸이 아니라 히어로 타이즈를 입고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빔을 쏘는 걸 제외하면 기본 전투 스타일이 프로 레슬링이란 걸 감안하면 너무 노골적인 표절이다.

이 작품은 사단법인 한국안보 교육협회에서 추천을 하고 있고 또 김현동 감독의 작품인 만큼 반공 의식이 강조되어 있는데. 해돌이의 대모험처럼 북한의 실상을 다룬 건 아니지만 그 대신 공산주의의 병폐를 하나의 강렬한 포인트로 잡아서 묘사하고 있다.

그건 바로 사람들을 잡아다 노역을 시키고, 그러다 병에 걸리면 피공장에서 피를 뽑아 병사들에게 마시게 한 뒤. 죽은 사람의 시체는 밭에다가 투기해 비료로 쓴다는 설정이다.

엔딩에서는 공산당 외계인들이 항복 문서를 전달하고 정신개조 장치에 들어가 착한 외계인으로 변해 자신들이 필요한 건 자신들의 힘으로 얻어야 된다며 마의 혹성에 새마을 운동을 벌이고, 붙잡혀 노역을 하던 사람들은 혹성에 정착해 새 마을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끝난다.

우주 공산당 악당이 정신개조 장치에 들어갔다 나온 뒤 상큼한 미소를 띄우며 ‘나는 공산주의자를 없애는 반공주의자가 될거야’라고 한 마디 대사를 하는 게 이 작품의 주제를 압축한 씬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결론은 평작. 이 작품이 나온 시기를 생각해 보면 반공주의와 새마을 운동이 쇠퇴할 때라 너무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또 여전히 표절로 점철되어 있어 독창성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어 결코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해돌이의 대모험처럼 반공, 안보 의식을 반영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를 떨어트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존의 작품보다 발전했다는 것은 높이 살만 하다.



덧글

  • 차원이동자 2011/04/27 10:39 # 답글

    ?! 이거 초딩때 태권도장에서 상영했던거같은 느낌이...
  • 플로렌스 2011/04/27 19:42 # 답글

    오오! 이것에 관한 포스팅을 보게 되다니! 다시 돌려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러나 비디오플레이어가...;
  • 잠본이 2011/04/28 00:06 # 답글

    현대코믹스에서 만화판도 나왔었는데 애니보다 훨씬 길게 진행되더군요.
    거기서는 깨비도가 청년으로 자라나 본국으로 돌아가고 어찌하다보니 홍길동이 거기 내전에 휘말려 해결사 노릇하는 얘기까지 나왔죠(...뭐냐)
  • 잠뿌리 2011/04/28 11:34 # 답글

    차원이동자/ 당시 반공 애니는 여러 곳에서 틀어줬지요.

    플로렌스/ 요즘은 비디오 플레이어가 거의 전멸했네요. DVD, 블루레이의 시대니..

    잠본이/ 내전에 휘말려 해결사 노릇을 하다니 꼭 무슨 람보3 같네요.
  • 놀이왕 2011/04/29 10:47 # 답글

    예전에 잠뿌리님 홈페이지 오기전에 어떤 분이 쓴 해돌이 대모험 감상평을 봤는데... 그분은 잠뿌리님과는 달리 그 애니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똘이장군과는 달리 정확한 북한군의 묘사(탈북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네요..)를 예로 들었고 그 애니메이션에는 무려 일본인이 제작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그 당시에는 외국인이 제작에 참여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말이죠..
  • 먹통XKim 2011/05/01 09:47 #

    사람마다 다르죠. 솔직히 해돌이 대모험은 고증 하나는 잘되었습니다.

    그 이전 이리로 나오고 그냥 따발총이라고 불리우던 PPSH-41나 갈겨대던 수준이하의 똘이장군류 반공 애니와 달리 그야말로 사람으로 군복입고 AK-47들고 탄피 튀는 것까지 나오던 수준이니까요.

    문제는 아씨발꿈이구나~~
  • 먹통XKim 2011/05/01 09:49 #

    더불어 헐크와 페어리 나오고 독창적으로는 결국 프로파간다에 지나지 않았으니까요.
    그 시절 이런게 있었다는 것 밖에 더 있습니까?


    반공애니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애니 역사에 이랬다는 역사가 있다 그것 밖에 없습니다.
    그 시절 이런 거 있다. 이 애니 흥행이니 뭐니로 다른 애니 제작 및 풍토에 이바지도 쥐꼬리만큼도 기여한 것도 없고요.
  • 잠뿌리 2011/05/01 16:49 # 답글

    놀이왕/ 반공 애니로선 고증을 잘 지킨 건 맞지요.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반공 애니'로서지요.

    먹통XKim/ 해돌이의 모험보단 차라리 똘이 장군 시리즈가 반공 애니란 것과 별개로 재미도 있었고 후대의 반공 애니에 큰 영향을 미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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