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연인(The Vampire Lovers.1970) 흡혈귀/늑대인간 영화




1970년에 해머 필름에서 로이 워드 베이커 감독이 만든 작품. 1872년에 셔리단 르파누가 쓴 소설 흡혈귀 카밀라를 원작으로 삼아 각색하여 오리지날 스토리를 더해 영화로 만들었다.

내용은 뱀파이어에게 자신의 여동생을 잃은 바론이 복수를 위해 뱀파이어 집안인 카르슈타인 일가를 몰살시키는데 그 중 유일하게 카밀라 만이 살아남은 뒤, 수십 년 후 긴 잠에서 깨어나 마실라라는 가명을 사용하여 공작 부인의 딸로 신분을 위장, 여러 여자와 사랑도 하고 흡혈도 하다가 종극에 이르러 최후를 맞이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드라큐라 시리즈를 줄기차게 만들던 해머 필름에서 에로틱한 설정을 가미한 흡혈귀물로 잠시 외도를 하여 만든 시리즈인 카른슈타인 트릴로지(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기존의 해머 필름표 흡혈귀 영화에서는 에로한 요소는 거의 배재되어 있었는데. 이 작품은 오히려 그런 요소를 강화시켰고 레즈비언, 가슴 흡혈, 목욕씬, 가슴 노출 등이 마구 나온다.

그렇다고 완전 포르노틱하게 만든 건 아니고 기존의 해머 필름표 흡혈귀 영화에 비해 좀 선정적이란 걸 빼면, 내용이나 분위기 자체는 오히려 정통 흡혈귀물에 가깝다.

흡혈, 최면, 흡혈귀의 사랑 등 전통적인 설정이 쭉 나오고 카르슈타인 성의 풍경이나 안개 낀 묘지를 묘사하는 씬 등 배경 세트 등 고딕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햇빛에 노출되도 타지 않고, 박쥐 대신 송곳니 달린 커다란 고양이로 변신하거나 자신의 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오랫동안 따로 지낼 수 있는 것 등등 독자적인 설정이 많이 나와서 흡혈귀의 룰적인 부분에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스토리 자체가 동명의 흡혈귀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만큼 각색을 했다고 해도 원작을 충실하게 구현함에 따라 탄탄한 구성을 띄고 있기 때문에 몰입감도 높은 편이다.

레즈비언이지만 사랑에 잘 빠지고 순정적인 구석이 있어서 사랑하는 여자는 계속 피를 빨지 않고 다른 사람 피를 빨며 살지만, 결국 뱀파이어의 불멸성 때문에 인간인 연인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가고 카밀라 역시 피의 욕구를 끝내 이기지 못하고 흡혈을 함으로써 슬픈 사랑을 한다는 설정도 나름 비극적으로 잘 나온다.

요즘 용어로 치면 백합적인 요소가 정점을 찍기 때문에 아마도 이 작품이 지금 시점에 나왔으면 꽤나 동인지가 많이 생겼을 거다.

어지간한 백합물 뺨치는 손발이 오글거리는 대사가 난무하니 이 부분에 대해선 약간의 내성이 필요하다.

그래도 흡혈귀 A.D 72나 드라큐라 사탄의 의식 같은 졸작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 작품이 훨씬 낫다. 그 작품들로 인해 해머 필름이 잃어버린 클래식 호러의 분위기를 이어받은 것이다.

또 나름 히트를 쳐서 후속작이 연이어 나와 소위 말하는 카르슈타인 3부작이 된 것 같다.

본작에서 카밀라를 연기한 배우는 잉그리드 피트로 1937년생으로 당시 나이는 33살인데 극중에서 22살인 카밀라를 연기하고 있다. 다른 여배우들보다 나이가 더 많긴 하지만 30대의 요염함을 가득 품고 있고 또 요즘 용어로 몸매 종결자기이기 때문에 캐스팅은 매우 잘된 편이다.

결론은 추천작. 본격 여자 흡혈귀물이자 드라큘라와 대비되는 여자 흡혈귀의 이름 카밀라를 널리 알린 작품으로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카밀라를 비롯한 카르슈타인 집안의 여자 흡혈귀들의 목 치는 장면이 두 개 정도 나오는데. 이게 나름 강렬한 인상을 준다.

해머 필름에선 1964년작 고르곤에서 고르곤의 목을 치는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드라큐라 시리즈를 비롯하여 흡혈귀물에선 그런 연출을 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브람 스토커 원작 드라큐라를 보면 흡혈귀를 완전히 퇴치하려면 말뚝을 심장에 박은 뒤 목을 베고 마늘을 입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나오는데 그런 것 치고 기존의 흡혈귀물에선 목을 베는 장면이 잘 안나왔는데 여기선 알짤 없다. 여자 흡혈귀라 안 봐주는 거다.

덧붙여 참수할 때 쓰는 검이 영국이 배경이라 그런지 세이버란 게 이채롭다.

추가로 이 작품에서 피터 쿠싱은 스필스돕 장군 역을 맡았고 거의 카메오 출현에 가까운 단역이지만 역시 존재감은 크며 카밀라의 최후를 장식한다.



덧글

  • 시무언 2011/04/24 12:34 # 삭제 답글

    원작에서도 초반에 카밀라의 백합 행각이 참 강렬했죠. 요새 나왔으면... "카밀라 짱은 카밀카밀해"라는 말이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잠뿌리 2011/04/24 22:41 # 답글

    시무언/ 일본 백합물의 주인공들이 경배해야할 대선배지요.
  • 원한의 거리 2012/03/13 15:03 # 삭제 답글

    어렸을적 교실 책꽂이에 있던 소년/소녀 문고 중에 괴이하게도 바로 저 <카밀라> 소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옛날에 봤을때도 뭔가 거시기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좀 더 나이를 먹고 보니 그제서야 카밀라가 레즈비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렸을적에 봤을 때는 그냥 흡혈귀 퇴치물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고, 소설에 그려진 삽화도 여자얘들이 좋아할만한 순정만화 풍이라 별생각이 없었는데 다시 돌이켜보니 출판사에서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걸 아동용 소설로 출판했는지 모를 일입니다
  • 잠뿌리 2012/03/18 10:27 # 답글

    원한의 거리/ 흡혈귀 드라큐라도 어린이가 보는 세계 명작 소설 이런 타이틀로 종종 아동 서적화되어 나왔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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