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큐라 2(Dracula A.D.1972.1972) 흡혈귀/늑대인간 영화




1972년에 해머 필름에서 알렌 깁슨 감독이 만든 작품. 크리스토퍼 리가 출현한 드라큘라 영화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작품이다. 원제는 드라큐라 A.D 1972. 국내명은 드라큐라 2다.

내용은 1872년에 드라큘라와 로렌스 반 헬싱이 마차를 타고 가면서 혈전을 벌이다가 서로 죽음을 맞이했는데 그때 당시 결투 현장에 있던 드라큘라의 하인이 주인의 반지와 잿가루를 보관하고 있다가, 100년 후인 1972년에 하인의 후예인 쟈니 알루카드가 반항기 및 호기심으로 친구들을 모아서 흑미사를 벌이다 드라큘라를 현세에 부활시키게 되고.. 반 헬싱의 후예인 아브라함 헬싱이 손녀 딸 제시카 반 헬싱을 구하기 위해 드라큘라와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전작과 연관성이 없는 오리지날 작품으로, 제작 시기인 1972년 현대에 부활한 드라큐라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별 볼일 없는 스토리와 진행 때문에 시리즈 다섯 번째 작품이었던 드라큘라 피의 맛에서 그렇게 발전하지 않았다.

피의 맛과 마찬가지로 드라큘라의 비중을 대폭 축소해서 아쉬움만 더한다.

본 작의 러닝 타임은 총 95분 정도인데 드라큘라는 30분 만에 부활하지만 극중 출현씬 전부를 합치면 10분이 될까말까하다.

드라큘라 본인의 출현보다는 드라큘라의 새로운 하인인 쟈니 알루카드가 더 많이 나온다.

쟈니 알루카드는 드라큘라 하수인의 후예인데, 흡혈귀의 힘을 얻기 위해 드라큘라를 따르고 그를 위해서 자기 라인 불량 친구들을 제물로 바치거나 흡혈귀로 만든다.

그런 것 치고 정말 허무하고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하는데. 알루카드와 관련된 씬 중 유일하게 볼만한 건 러닝 타임 약 1시간 정도 됐을 때야 비로서 아브라함 헬싱 교수가 쟈니의 정체를 알아내는 씬이다.

알루카드란 이름의 영어 철자를 거꾸로 적으면 드라큐라가 된다는 걸 알아내는 씬이다.

보통 사람들은 코나미의 악마성 드라큐라 3편의 체인지 캐릭터와 월하의 야성곡의 주인공, 그리고 만화 헬싱의 주인공 이름으로 알카드란 이름을 알고 있고 알카드가 드라큐라의 이름 철자를 거꾸로 쓴 것이라 알 텐데. 1943년작 드라큘라의 아들에 나온 주요 설정을 패러디 내지는 오마쥬한 것 같다.

실제로는 영화 상에서 발음하는 이름은 알루카드고, 스펠링도 알루카드가 맞다. 알루카드(ALUCARD)인데 알카드는 여기서 U를 빼야 하니 철자의 의미가 달라진다.

드라큘라의 비중이 전작 피의 맛 만큼이나 떨어지기 때문에 뱀파이어물로선 졸작이 될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이 작품에서 드라큘라의 행동 범위는 공동 묘지 안의 영묘가 전부라서 그렇다. 때문에 드라큘라보다 오히려 그의 하수인인 쟈니의 비중이 더 큰 것이다.

나온 년도가 70년대고 배경이 현대다 보니 불량아들도 히피로 나오고 배경 음악도 펑키 스타일이라서 기존의 시리즈와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또 시리즈 전통적으로 나오던 드라큘라의 애첩이나 여자 흡혈귀도 안 나오고, 육친을 가장 먼저 노리는 흡혈귀 영화 전통 시퀀스도 없다.

특이하게도 드라큘라한테 흡혈을 당해도 여자들은 다 죽을 뿐, 흡혈귀로 변하는 일은 없는데. 오히려 남자 흡혈귀들이 드라큘라의 부하들로 나온다.

드라큘라는 영묘에서만 나타나는데 그 영묘와 묘지 안의 풍경은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큘라 시리즈의 고딕 분위기를 남기고 있어서 그나마 괜찮다.

배경이 현대인 반면 흡혈귀와 대적해 싸우는 무기는 성수와 말뚝 등 여전히 구시대적인 것인데. 기존의 뱀파이어 퇴치용 무기와 전혀 관련이 없는 나이프가 나오는 등 설정 파괴로 인해 좀 허접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가장 허접한 건 흡혈귀가 된 쟈니의 최후다.

흡혈귀의 민간전승에 따르면, 흡혈귀는 강을 건널 수 없다고 나오고 과거 시리즈 중 드라큐라 어둠의 왕자에서 드라큘라가 빙판이 깨져 얼음물에 빠져 죽은 장면이 나오긴 한다.

하지만 본 작품에서 쟈니는 욕조에 넘어져서 실수로 샤워기 물을 트는 바람에 욕조가 넘치지도 않고 크기에 맞고 차오른 물안에서 익사하기 때문에 진짜 완전 접시물에 코박고 죽는 수준이다.

로스트 보이즈 1편에선 욕조에 성수와 마늘을 채워놓고 집안에 쳐들어 온 흡혈귀를 빠뜨려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는 성수를 넣은 것도 아니고 샤워기에서 나온 수돗물이 욕조에 차오르는데 엎드린 것도 아닌, 바로 누워서 죽어버린다. 샤워기 수돗물 좀 꺼달라고 절규하다 익사하는 게 개그 아닌 개그가 됐다.

아마도 흡혈귀 영화 역사상 가장 꼴사나운 최후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유일한 존재 의의는 크리스토 리의 드라큘라와 피터 쿠싱의 반 헬싱이 다시 만나 대결을 한다는 것이다. 1958년에 나온 초대 드라큘라에서 시작된 뱀파이어물의 양대 영웅이 재대결을 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

물론 이 작품이 나올 당시에는 크리스토퍼 리와 피터 쿠싱, 둘 다 나이가 각각 59세, 50세니까 예전 시리즈 때처럼 격렬한 사투를 펼칠 수 없어서 5분 만에 상황이 종료되지만 그래도 그게 이 작품에서 오프닝에 나오는 달리는 마차 혈투 씬과 더불어 유일하게 재미있는 장면이다.

결론은 평작. 내용 자체로 보면 비추천할 만큼 기존 시리즈에 비해 재미가 떨어지고 멋도 없지만, 크리스토퍼 리의 드라큘라와 피터 쿠싱의 반 헬싱이 재대결을 펼치며 노익장을 과시한 것 때문에 평작으로 치고 싶다.

이 작품을 통해 19세기 드라큘라를 현대 배경으로 구현하는 것에 무리가 따른다는 교훈을 알 수 있는데. 해머 필름 드라큘라 시리즈의 몰락으로 숨이 넘어가기 직전까지 와 있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19세기 배경의 정통 흡혈귀물에 국한된 것이고, 흡혈귀 영화 역사 자체는 현대 배경으로 인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된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 출현한 배우 중 크리스토퍼 리를 포함한 4명의 배우는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출현한 적이 있다. 리 이외에 3명은 제시카 반 헬싱 역을 맡은 ‘스테파니 비첨’, 본작에서 드라큘라의 첫 희생자인 로라 빌로우 역을 맡은 ‘캐롤린 먼로’. 그리고 하수인의 후예인 쟈니 알루카드 역을 맡은 ‘크리스토퍼 님’이다.



덧글

  • 시무언 2011/03/19 10:56 # 삭제 답글

    개인적으로 악마성 시리즈의 대를 이어 흡혈귀와 싸우는 벨몬트 가문의 설정은 해머사의 반 헬싱 가문에서 영향을 받은것 같습니다. 드라큘라라는 하나의 적에 계속 맞서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 시무언 2011/03/20 08:58 # 삭제

    또 생각해보니 이 작품에선 드라큘라가 100년뒤에 부활하는군요. 초기 악마성 시리즈처럼(...)

    알카드의 이름은 일본에서도 알루카드(정확히는 아루카도)인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역자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바꿔버렸다는 설이 있더군요(...) 아루카도라고 써져있으니 그게 알카드라고 생각한 모양.
  • 떼시스 2011/03/19 11:34 # 답글

    하나의 몬스터,괴수가 히트치면 우후죽순처럼 관련영화가 쏟아져 나오는군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많은 몬스터들이 지나갔지만 흡혈귀,강시,좀비가 스케일이 가장 컸던것
    같네요.
  • 등사 2011/03/19 15:44 # 답글

    크리스토퍼 리...드라큘라 연기도 그렇지만

    특유의 중후한 목소리는 정말 일품이죠.
  • 블랙 2011/03/20 15:11 # 답글

    알루카드가 처음 나온 영화는 1943년에 만들어진 'Son of Dracula' 입니다.

    http://www.imdb.com/title/tt0036376/

    http://djuna.cine21.com/movies/son_of_dracula.html

    이름을 반대로 읽는 장면도 이 영화에서 처음 나왔죠.
  • 블랙 2011/03/20 15:30 # 답글

    크리스토퍼 리의 드라쿨라가 다 그렇지만 영화 내내 안습이더군요. 오프닝에서 마차 바퀴 창살에 찔려 죽는 모습(...이 장면이 이 영화에서 제일 유명한 장면일듯)도 그렇고 마지막에 영모에서의 싸움도 참 어이없었습니다.
  • 잠뿌리 2011/03/20 15:52 # 답글

    시무언/ 무기는 다르지만 가문 대대로 드라큘라와 맞서 싸운다는 공통점이 있긴 하지요.

    떼시스/ 흡혈귀물이 후대의 강시, 좀비물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요.

    동사/ 목소리가 중우해서 적은 대사라도 멋드러지게 하지요.

    블랙/ 알루카드 설정이 그쪽이 먼저였군요. 그럼 이 작품에선 패러디나 오마쥬로 봐야겠습니다. 바퀴 창살에 찔려 죽는 건 그래도 치열하게 싸우다가 그리 됐으니 기존작보단 낫지요. 바로 전작인 드라큘라 피의 맛만 해도 싸움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십자가의 환영과 찬송가의 환청 속에서 낙사하니 더 안습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72492
3069
9721047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