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큐라 피의 맛(Taste the Blood of Dracula.1970) 흡혈귀/늑대인간 영화




1970년에 해머 필름에서 피터 섀스디 감독이 만든 작품. 1968년작 무덤에서 일어난 드라큐라의 후속작으로, 크리스토퍼 리가 출현한 드라큘라 영화 시리즈 중 다섯 번째 작품이다.

내용은 전작에서 드라큐라가 십자가에 찔려 죽고 바위에 말라붙은 피, 망토, 반지를 남기는데 월러라는 영국인이 동유럽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현장을 목격하고 그 물품을 가지고 갔다가, 표면상 자선사업을 하지만 실제론 배급소 안에 숨겨진 매춘굴에 들어가 매춘을 즐기는 윌리엄 하굿, 사뮤엘 팩스턴, 조나돈 세커 등 3인의 영국 신사가 드라큘라의 하수인에게 흥미를 느끼고 흑미사에 참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정확히는 드라큘라의 하수인이 흑미사를 통해 드라큘라를 부활시키지만 그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낀 세 신사한테 공구리 당해 죽자, 드라큘라가 빡쳐서 세 신사의 자식들을 흡혈귀로 만들어 복수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드라큘라 시리즈 중 한편이면서 동시에 드라큘라란 타이틀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 극중에서 드라큘라가 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자신을 부활시켜 준 하인의 복수를 위해 몸을 던진다는 설정도 드라큘라물치고는 좀 넌센스다. 왜냐하면 드라큘라는 그렇게 하인을 아끼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드라큘라의 상처에서 자신을 위해 헌신하다가 반항한 하인 클로드를 잔인하게 고문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는데 여기선 캐릭터가 좀 바뀐 것 같다.

그리고 드라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아니다. 러닝 타임 45분 만에 간신히 드라큘라가 부활하는데 대부분의 일을 부하들에게 시키기 때문에 정작 본인이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이 작품의 공포 포인트는 사실 드라큘라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드라큘라에 의해 조종받는 앨리스, 루시, 제레미 등이 각각 자신들의 부모를 살해하는 내용이다.

이것은 기존의 드라큘라 시리즈, 아니. 뱀파이어물과 상당히 궤를 달리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뱀파이어물에서 육친을 노리고 접근하는 흡혈귀는 일상적인 소재지만 주된 목적은 ‘흡혈’이지 ‘살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작품은 드라큘라와 흡혈귀의 설정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을 준다. 드라큘라 시리즈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크리스토퍼 리가 드라큘라로 출현한다고 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전작 관속에서 일어난 드라큘라만 해도 라스트 씬이 좀 안습이긴 하지만 관에서 누워 자다가 말뚝 박힌 드라큘라가, 스스로 말뚝을 뽑아내는 용력을 과시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대폭 파워 다운해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비참하고 초라한 방법으로 퇴치당한다.

왜냐하면 주인공 폴은 십자가로 드라큘라를 잠깐 몰아세우긴 하지만 그 뒤에 아무 것도 하는 일도 없고, 히로인 앨리스도 드라큘라의 최면술을 당해 끝까지 사고를 치고 민폐를 끼치면서 사건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데도 드라큘라가 저절로 퇴치되기 때문이다.

폐허가 된 교회를 배경으로 2층에 올라가 주변 집기를 마구 던지다가, 십자가의 환영과 찬미가의 환청을 듣다가 어지럼증을 느껴 제단 위로 추락사하기 때문이다.

이건 빙판 위에서 싸우다 얼음물에 빠져 죽었던 드라큐라 어둠의 왕자나, 철봉 카운터로 되받아 던지기 시도를 하다가 피뢰침 효과로 전기구이가 되어 죽은 드라큘라의 흉터 때보다 더 허망한 최후다.

결론은 평작. 크리스토퍼 리 출현 드라큘라 시리즈의 몰락이 시작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 이후로 크리스토퍼 리 주연의 드라큘라 영화는 몇 편 더 나오지만, 시리즈의 연결성은 이 작품을 끝으로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비화는 촬영 당시 크리스토퍼 리가 드라큘라 역을 계속 맡길 꺼려해서 해머 필름에서 리의 드라큘라 없이는 영화를 만들 수 없다고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본래 빈센트 프라이스가 영국 신사 3인 중 한 명으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제작 예산이 줄어들어 계약을 파기했다.



덧글

  • 시무언 2011/03/19 10:58 # 삭제 답글

    이건 뭐 저 3명이 쥑일놈이네요(...)
  • 잠뿌리 2011/03/20 15:48 # 답글

    시무언/ 죽어도 동정이 안 가는 캐릭터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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