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1990) 아동 영화




1990년에 왕룡 감독이 만든 작품. 허성태가 손오공, 이주희가 부르마, 심형래가 무천도사 배역을 맡았다.

내용은 드래곤볼 원작 코믹스에서 손오공이 부르마와 만나 오룡, 야무치&푸알과 파티를 맺고 드래곤볼을 모아 소원을 비는 것까지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만화를 원작으로 실사로 만든 것인데. 한국에서 만들어졌고 제작 당시 한국에는 저작권 개념이 희박했으며 무분별한 차용이 이루어진 바 있다. 북두의 권 실사판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작품도 북두의 권 실사판 계열로 원작 만화의 재현 80%에 오리지날 20%가 들어가 있다.

문제는 만화를 실사로 재현하는데 있어 저예산과 기술적 불가능으로 인해 허접한 분장과 연출을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선 손오공은 왁스로 머리 좌우 끝만 세워서 정말 어색하다 못해 허접하고 파라후와 오룡은 인형 탈을 쓴 배우가 타우며, 푸알은 봉제 인형을 와이어로 움직이는 걸로 나온다.

원작에서 오룡이 손오공과 처음 대면해서 변신하는 라면 사발 든 로봇이 실사판에서는 전대물 로봇으로 바뀌었고, 원작에 나온 산적이나 파라후의 부하 중 일부는 전대물에 나오는 악당 코스츔을 하고 나온다. 코스츔 뿐만이 아니라 거기서 쓴 장난감 칼도 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지게 한다.

이 작품에서 사실 가장 의외인 것은 무천도사 역으로 출현한 배우가 바로 심형래란 사실이다. TV에서 심형래의 지인이 심형래는 무슨 연기를 하든 다 영구가 된다. 라고 했는데 본작에서 배역이 무천도사일 뿐이지 하는 행동이나 분위기는 영구와 똑같았다.

연출은 너무 허접하다 보니 오히려 웃음을 유발한다. 야무치가 낭아풍풍권을 쓴답시고 고양이 손 자세를 취해 붕붕 뛰더니 드롭킥으로 손오공을 쳐 날리는 게 상편의 하이라이트다.

피라후의 부하인 마이가 뜬금없이 나타나 지네로 변신해 손오공과 수중 전투를 벌이는 것도 황당했다.

거기다 극중 오리지날 캐릭터인 피라후의 부하 무라사키는 샤이어인 전투복을 입고 나온다.

하지만 사실 분장의 촌스러움과 연출의 허접함보다 더 닭살 돋게 하는 건 바로 원작에 나온 성적인 개그를 실제 육성과 행동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정말 많이 나오는 단어는 ‘꼬추’고 ‘야무치가 며루치고, 푸알이 불알이구나’라는 무리한 말개그까지 나온다. 만화로 볼 땐 웃긴 장면들이지만 실사판에서 그대로 보자니 너무 유치했다.

그래도 하편부터는 중반 이후의 전개가 오리지날 씬이 늘어나서 원작과 좀 달라지긴 한다.

프라이팬 산의 화재 진압 후 손오공이 에네르기파를 쓰는 것도 재현되긴 한데 원작의 이벤트를 재현한 것으로 끝날 뿐, 실제 극중에서는 와이어를 달고 날아다니며 봉질을 하고 봉에서 레이져를 쏘는 등의 액션을 취한다.

전대물에 무슨 억하심정이 있는 건지, 하편에서도 전대물 로봇 복장을 한 악당이 나온다.

하편의 하이라이트는 전대물 로봇 악당에게 손오공과 오룡이 발리자 야무치가 하늘을 나는 고철 자동차를 소환해 타고 날라다니면서 검으로 검기를 날려 싸우는 씬이다. 하지만 여기서 더 깨는 건 하늘 나는 자동차의 야무치조차 깨지 못한 악당이 부르마에 의해 퇴치되는 씬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연출을 한 건지 이해가 안 간다)

클라이막스 씬은 오룡의 소원빌기로 피라후의 소원 캔슬은 워작과 동일한데 라스트 씬이 달보고 거대 원숭이로 변해 성을 무너뜨리는 손오공이 나오는 게 아니라, 손오공 일행이 피라후 일행과 대결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럴거면 손오공 원숭이 꼬리 설정은 왜 재현한 건지..)

특히 손오공과 피라후의 대결은 무협 영화를 방불케하며, 피라후는 무려 에네르기파까지 쏘며 손오공을 압도한다.

그런데 그 뒤에 갑자기 거북이가 튀어 나와서 피라후를 박살내고 오룡과 손오공이 더블 에네르기파를 사용해 피라후를 폭사시키는 걸 보고 있노라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란 말이 절로 나온다.

결론은 미묘. 북두의 권 실사판을 만든 왕룡 감독이 이 작품도 만들었는데. 참으로 왕룡 감독 작품답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악당 보스인 피라후는 귀가 뾰족한 분장을 하고 나오고, 부하인 마이는 원작의 복장으로 나오지만 개 닌자인 슈는 원작대로 나오지 못하고 캡틴 파워/스필반 복장으로 번갈아 나온다.

덧붙여 이 작품을 후원한 놀이 공원은 서울랜드라 친숙한 놀이 기구와 배경들이 나온다.

추가로 본 작에서 손오공 역을 맡은 허성태는 이후 깡다구 파이터에서 손오공 머리 스타일을하고 나온다.



덧글

  • 츄플엣지 2011/02/20 17:50 # 답글

    드래곤볼 에볼루션 보다 원작 재현도가 높은 작품....ㅎ
  • 시그마 2011/02/20 19:14 # 답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였지만 영화화된 영화들은 영 아니었던게 바로 드래곤볼이죠.
  • 뷰너맨 2011/02/24 10:38 # 답글

    드래곤볼의 특징: 실사화 되면 어쨌든 망가진다.(...)
  • 잠뿌리 2011/02/27 11:30 # 답글

    츄플엣지/ 원작 재현도만 놓고 보면 그렇지요. 다만 오리지날로 추가된 부분이 좀 거시기했죠 ㅎㅎ

    시그마/ 왕룡 감독의 손을 거치면 다 그런 것 같습니다. 북두의 권 실사판도 왕룡 감독이 만들었지요.

    뷰너맨/ 드래곤볼의 징크스 같습니다.
  • 놀이왕 2014/08/29 20:33 # 답글

    유튜브에 한 외국인이 이 영화를 나눠서 올려놓은걸 봤는데.... 김경식 감독의 영화 스파크맨의 의상 및 소품 재활용한것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선 피라후의 부하인 슈가 입고 나온 슈트가 바로 스파크맨 슈트(캡틴파워 의상을 입고나온건 아니었습니다.)였고 역시 피라후의 부하 마이가 코트와 함께 입고나온 슈트는 오로라 공주를 보좌하던 여자 로봇 슈트(영화 후반부에 마이가 끔살당하기 전에 코트를 벗고 전투태세를 취할때)인데다 영화 초반에 부르마 쫓아갔다가 손오공에게 관광당한 모히컨 헤드 악당의 복장은 박쥐괴인의 슈트였고 거북이 노렸던 빨간옷 입은 악당과 치치를 노렸던 초록옷 악당은 돼지발톱의 슈트(촬영 순서를 놓고보면 초록색으로 먼저 재도색한듯 합니다. 초록색 도색의 경우 색깔만 바뀐 슈트였던 반면 빨간옷의 경우 슈트에 붙어있던 일부 악세서리가 빠진채로 나왔기 때문입니다.)였는데 빨간옷 입은 악당이 들고있던 검은 무려 라이파이 로봇의 레이저검이었습니다.
    또 초반에 오룡이 변신했던 로봇은 스파크맨의 라이파이 로봇(오공이 그걸 보고 마왕로보트로 변했다고 외치는데.... 영웅 로봇이 악당 로봇으로 전직한게 그저 안습일뿐...)인데다 후반에 나온 로보트는 스파크맨의 헬스파이더 로봇이었고 후반부 최후의 결전의 장소에는 스파크맨의 온갖 의상들과 소품, 가면들이 널브러져 있는것 자체가.... 그저 안습이더군요.... 이럴바에는 차라리 그냥 스파크맨 후속작을 만들지... 왜 굳이 드래곤볼 실사판을 만든건지 원....
  • 잠뿌리 2014/09/01 11:16 # 답글

    놀이왕/ 드래곤볼이 당시 인기를 끄니까 거기에 편승해서 안이하게 만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당시에는 그렇게 애들 코묻은 돈 끌어 모으려고 만들어진 망작들이 유난히 많았지요.
  • 오행흠타 2015/02/22 00:45 # 답글

    왕룡 감독이나 강용규 감독은 무술연출 자체는 괜찮죠. (전설의 북두의권 격투신도 뭐 흔한 80년대 홍콩영화 정도로 볼만했으니...)
    무리하게(?)원작재현을 하다보니... 그래도 옛날엔 저것도 좋다며 본 기억이..ㅎㅎㅎ

    그나저나 왕룡 감독님은 요새 뭐하시며 사실지.
  • 잠뿌리 2015/02/23 19:55 #

    왕룡 감독은 이름 본 지가 워낙 오래되서 영화계에 남아있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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