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객 산지니 1 - 도시에 나타난 산지니(1991) 아동 영화




1991년에 이한열 감독이 만든 작품. 당시 아역 배우 출신인 이영호가 산지니 역, 당시 인기 개그맨이었던 조정현이 산지니 아버지 역을 맡았고 동시대의 또 다른 인기 개그맨들인 이문수와 이옥주가 조연 콤비인 두꺼비와 노랭이 역을, 아동 영화의 단골 출현 배우인 인기 개그맨 김명덕이 악당 보스 엑스의 오른팔인 삼돌이 역을 맡았다.

내용은 깊은 산속 외진 곳에서 산지니 가족이 정글의 타잔처럼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고 있는데 어느날 악당 보스 엑스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며 찾아와 산지니의 어머니를 납치하자, 산지니의 아버지인 검객이 조상에게 빌어 용기를 주는 갑옷과 검, 그리고 신비한 구슬을 손에 넣어 완전 무장한 후 마누라를 구하기 위해 아들 산지니와 함께 도시로 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 작품의 제목은 검객 산지니로 아동 영화지만, 사실 주인공은 산지니 아버지인 검객에 가깝다. 산지니가 하는 일은 인질로 잡히거나 혹은 빈사상태에 빠져 골골 대는 것 뿐이고, 상하편 중 하편의 클라이막스에서 좀 활약을 할 뿐이다.

마누라 찾아 삼만리를 찍게 되는 검객은 오히려 산지니보다 더 주인공에 가까운 포지션에 있고 산골 생활을 그리워하며 도시에 적응하지 못하지만 의협심과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으뜸인 현대의 장수다.

본 작품은 상하편으로 나뉘어져 있고 상편에서는 산지니의 어머니가 악당 보스 엑스에게 납치당해 도시로 상경하는 이야기를 다루었고, 하편에서는 산지니와 산지니 아버지가 엑스의 함정에 빠지자 그들 주위에 있던 쩌리들이 대활약하여 구출하고 엑스와 최후의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산지니 가족은 산골에서 진짜 문자 그대로 타잔처럼 가죽옷 입고 반벌거숭이로 살았고 설정상 생식을 위주로 해서 커피나 피자 같은 것도 못 먹으며 동네 뒷산에서 나무 뿌리 뽑아다 먹는 원시적인 캐릭터들이다.

원시적인 그들이 문명의 이기를 거치면서 거기서 생겨나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상편의 재미 포인트다. 이문수와 이옥주가 맡은 두꺼비와 노랭이 바보 콤비가 벌이는 개그들도 볼만한 편이다.

근데 문제는 산지니 가족이라고 할까. 산지니 아버지는 너무 진지한 캐릭터고, 산지니는 주인공이란 놈이 맨날 적한테 잡혀가거나 어디서 얻어맞고 빈사 상태에 빠지는 잉여이며, 산지니 어머니는 납치된 것도 모자라 적의 여자가 되어 때를 기다리지만 결국 끝까지 아무런 활약도 못하고 구출되지도 못하는 잉여x2다.

조상님한테 빌어서 갑옷, 칼, 구슬까지 전해 받은 것 치고는 세상물정을 너무 몰라 적의 함정에 쉽게 걸려 자코나 좀 해치울 뿐이지 정작 실력 발휘해야 할 때는 아무 것도 못해서 좀 답답한 느낌마저 준다.

하지만 그 대신 하편부터 쩌리들의 활약이 두각되면서 산지니보다 그쪽이 더 재미있다.

상편에선 찌질함의 극을 보여주던 노랭이와 두꺼비도 하편부턴 적과 제대로 맞서 싸우면서 검객을 구해주고, 히로인 세희는 라스트 배틀 때 한국도를 발로 차 수직으로 날려 적의 숨겨진 보스를 퇴각시키는 등 대활약한다.

일부 설정과 액션 연출이 좀 황당한 부분이 있는데. 우선 설정 같은 경우, 엑스의 조직원들이 군복이나 검도의 보호구를 입고 나온다는 거다.

엑스의 부하들 중에 일본인이 있긴 한데 잡졸들이 죄다 검도 보호구 입고 나와서 목도 휘두르며 덤비는 거 보니 어쩐지 좀 황당했다.

주인공 산지니와 검객은 한국의 고유 장수란 설정인데 그런 것 치고 검객은 검술보다 수리검을 더 잘 던진다.

그리고 액션 연출 중에 히로인 세희가 적과 싸우다가 아구창 맞고 침 토하는 거 보고 큰웃음을 주었다. 산지니 어머니도 발로 마구 차이는 거 보면 이 작품은 진짜 남녀 가리지 않고 다 막 굴리는 것 같다.

이번 편의 막판 보스인 엑스를 쓰러트린 최후의 일격이 검객이 자기 아들을 고릴라 프레스 자세로 들었다가 앞으로 휙 던지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합장을 하고 정신을 집중하며 술식을 펼치자 산지니가 무슨 모탈컴뱃의 라이덴 마냥 날아가 양손 펀치 날리는 연출도 웃음을 주었다.

근데 너무 노골적으로 후속작을 노리고 만든 듯, 엑스가 쓰러지자마자 갑자기 그의 동생이 튀어나와 싸움을 걸며 검객을 바르지 않나, 마지막까지 마누라도 못 찾고 엑스를 쓰러트린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해결된 게 없는 상황에서 ‘어린이 여러분, 어디서든 산지니 일행을 보면 도와주세요’라는 자막을 띄우며 마무리 짓는 걸 보고 있노라면 헛웃음 밖에 안 나온다.

결론은 평작. 타이틀 산지니에 걸맞지 않게 주인공보다 쩌리들의 활약이 돋보인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후속작은 항구에 나타난 산지니, 서커스에 나타난 산지니다.

덧붙여 본 작 클라이막스 때 산지니가 각성해서 엑스가 휘두르는 칼을 갑옷으로 막아내는 씬이 나오는데 그거 보고 ‘엑스 이 ㅂㅅ아! 갑옷은 공격이 안 통하니 머리를 베야지!!’라고 마음의 소리로 외친 건 내가 어른이 돼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추가로 이 작품의 후원사 중 하나가 밀라노 피자란 피자 레스토랑인데 그래서 본편에 피자를 먹는 장면이 나오고 아예 극중 대사로 피자하면 밀라노! 라는 것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현재 DVD로 복원되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쉽게 구입해서 볼 수 있다.



덧글

  • 놀이왕 2011/01/31 20:02 # 답글

    예고편을 보니까 범프로덕션에서 이 작품을 본래 7편까지 만들 생각이었는데 결국 3편까지 밖에는 못 만들었다고 하네요.(자막으로 우뢰매, 홍길동, 반달가면처럼 7편까지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밀라노 피자.... 반달가면3에서도 테라늄 훔치려다 실패했던 강도 2인조가 악당인 아바돈의 여자 부하 3명한테 당하는 장소로도 나오더군요.
  • 잠뿌리 2011/02/03 18:17 # 답글

    놀이왕/ 반달가면3도 협찬 받았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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