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13번가 (Assault On Precinct 13.1976) 존카펜터 원작 영화




1976년에 존 카펜터 감독이 만든 작품. 연대적으로 보면 존 카펜터 감독의 두 번째 작품에 해당한다. 하워드 훅스의 고전 서부극 리오 브라보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내용은 무기 도난 사건으로 촐로 갱단의 소년 단원 6명이 사살되자 갱단 멤버들이 복수를 다짐한 가운데, 그 갱단 멤버 중 하나에게 딸을 잃은 아버지가 기어이 쫓아가 복수를 한 뒤 이전을 앞두고 거의 텅 빈 건물만 남겨진 13구역의 낡은 경찰서로 도망쳐 왔다가, 단원의 복수를 위해 쫓아 온 갱단의 공격이 시작되는 가운데 악명 높은 죄수 나폴레옹 윌슨과 서장 대리 이튼 비숍, 여직원 레이와 흑인 죄수 웰스 등 단 4명만이 살아남아 경찰서 안에서 하룻밤 동안 농성을 벌이는 이야기다.

할로윈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서 그러했듯이 단순한 반복음이면서도 음산하게 인상 깊게 들려오는 배경음악과 음울한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었다.

본 작품은 장르로 보면 스릴러에 가까우며 본래 존 카펜터 감독의 서부극을 만들고 싶어했지만 한정된 제작비와 환경 때문에 텍사스 벌판이 아닌 70년대 현대의 경찰서로 만든 것이지만 풀어내는 방식이나 차용한 소재는 오히려 조지 로메로의 시체들의 밤과 유사하다.

좀비물을 재구성한 느낌을 주며, 갱단은 좀비. 생존자는 사람. 주요 무대는 시골 양옥집에서 경찰서로 바뀌었다.

촐로 갱단은 대사가 전혀 없고 무표정한 얼굴로 우르르 몰려 다니며 방해가 되는 사람들은 가차 없이 죽인다. 좀비와 차이점이 있다면 식인은 하지 않고, 모습을 완전 드러내는 것보다는 소음기를 장착한 총기로 경찰서에 마구 총격을 가하며 뒷문이나 창문 등을 통해 안에 들어오려다가 가차 없이 사살된다는 것이다.

주 무대인 경찰서는 설정 상 이전 중인 상황이라 남은 경찰이 몇 명 안 되는데 그 중 비숍 혼자 살아남았고, 전화는 갱단이 차단하고 전기는 이사 예정인 것 때문에 새벽에 끊기기로 되어 있는 최악의 상황이다.

외부와 연락이 불가능해서 지원을 요청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갱단이 경찰서를 둘러싸고 공격해오는 것으로 좀비물 같은 가혹한 환경이다.

갱단의 공격이 일시적으로 소강상태일 때는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거리가 주로 비춰지는데 이것도 저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 좋은 예인 것 같다.

주인공 일행이 농성 중인 13번가 경찰서가 완전 고립되어있다는 게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 경찰서 안에 일행들이 있는데 소음기가 갱단의 총격을 받는 씬도 소음기 장착이란 설정을 통해 약간의 효과음과 벽에 구멍을 내는 정도의 연출만을 집어넣어 돈을 거의 들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극도로 높였다.

극 후반부에 외부와 연락을 취하기 위해 맨홀로 빠져 나와 차를 타고 공중 전화 박스를 향해 달리다 골로 가는 장면은, 시체들의 밤에서 외부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집을 나와 차를 타고 가다가 비운의 최후를 맞이하는 씬을 떠올리게 한다.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좁은 통로에 나무판 하나를 바리게이트로 세워놓고, 끊임없이 몰려드는 갱단을 막는 비숍 일행의 마지막 전투가 특히 좀비물을 강하게 풍긴다.

수십 명의 갱들이 쇠파이프나 엽총의 개머리판 등으로 나무판을 두들기고 소음기를 장착한 총으로 총격을 가하며 마구 밀려드는 촐로 갱단은 인간으로 대체된 좀비 같다.

클라이막스 씬에서 피치를 높이 끌어 올리는 건 존 카펜터 감독의 고유한 스타일인 것 같다.

어째서 갱단이란 놈들이 저글링보다 못한 무조건 돌진 인해 전술을 펼쳤다가 경찰서 하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쳐 발리는지, 현실성을 고려하면 다소 의문이 들 만한 점도 있지만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다.

진행은 좀비물스럽지만 결말은 서부극스러워서 엔딩은 깔끔한 편이다.

결론은 추천작! 초반은 약간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중반부부터 여러 인물이 경찰서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하는 존 카펜터 초기 명작이다. 좀비를 인간으로 대체하여 표현한 것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정말 재밌는 영화는 저예산으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진리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높은 예산을 퍼붓는다고 해서 재밌는 영화가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3년에 리메이크됐다. 하지만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는 제목이 다 다르게 나왔다. 전작에 해당하는 이 작품은 국내 번안 제목이 분노의 13번가고, 리메이크판의 국내 개봉명은 어썰트 13이다.

덧붙여 존 카펜터 감독이 반골 기질이 있긴 한데 장편 영화로써 두 번째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헐리웃 영화의 금기를 가볍게 어겼다. (헐리웃 영화의 금기. 아이를 죽이지 않는다)



덧글

  • 키세츠 2010/11/22 17:56 # 답글

    쿨럭... 이게 어썰트13의 원작이란 말입니다. 헐...
    극악의 영화 어썰트 13을 보고 분노의 리뷰를 써내려갔던 저인데
    원작이 이런 영화라니 다시 한번 땡기는 군요...

  • 잠뿌리 2010/11/24 05:41 # 답글

    키세츠/ 이 작품이 어썰트 13보다 백배는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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