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오컬트 학원 (世紀末オカルト学院, 2010) 일본 애니메이션




2010년에 이토 토모히코 감독이 만든 작품. 전 13화로 종결됐다.

내용은 1999년에 있는 오컬트 학원을 배경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학생의 신분으로 이사장이 된 쿠마시로 마야와 외계인에 의해 점령한 2012년 미래에서 찾아 온 타임 에이전트 우치다 후미아키가 서로 힘을 합쳐 미래를 바꿀 노스트라다무스의 열쇠를 찾아다니며 오컬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개성적인 캐릭터와 코믹한 연출이 많이 나오지만 타이틀에 붙은 오컬트 부분에 대해선 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이 작품에 나오는 오컬트는 츄파카브라나 모스맨 등 현대 배경의 것으로, 오컬트 사건이 발생하면 미래에서 가지고 온 폰카로 사진을 찍어 노스트라다무스의 열쇠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게 주된 내용이다.

때문에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오컬트에 관한 건 전혀 나오지 않고 또 심령스러운 분위기도 약하다.

어렸을 때는 오컬트를 좋아했지만 나이가 든 뒤로 오컬트 따윈 싫다고 외치는 주인공 마야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인정하고 성장해가는 것 위주의 전개로 흘러가기 때문에 사실 이 작품에서 오컬트는 거의 곁다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오컬트 설정이 얼마나 등한시되었는지 증명하는 것은, 극중 1화에서 마야가 입수하는 아버지의 유품과 같은 기록 책에 오컬트적인 존재들의 정보와 약점이 기록되어 있어 그것을 보면 보통 사람도 능히 그들과 맞서 싸울 수 있다! 라는 설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실제로 펴보고 실전에 직접 사용한 예는 전 13화 에피소드를 통틀어 단 몇 화 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TV 애니메이션 학교 괴담에서 주인공 아이들이 학교 귀신의 정보와 약점이 기록된 수첩에 따라 매 회 위기를 헤쳐 나가는 걸 생각해 보면 이 작품에 나오는 건 진짜 키 아이템이 아니라 배경 소품 밖에 안 된다.

오히려 오컬트물에 어울리는 그런 아이템보다, 다소 뜬금없어 보이는 석궁이 주인공 마야의 메인 장비가 되어 오컬트적인 존재를 척살하게 됐으니 말 다한 셈이다.

배경도 오컬트 학원인데 학원에서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사실 학원보다 마야를 비롯한 다른 인물들의 집이나 혹은 산속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이 많다.

즉, 제목은 세기말 오컬트 학원이지만 학원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열쇠를 찾는 과정도 중반부 이후로는 별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마야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뭔가 방향성을 상실한 듯한 느낌을 준다.

마야와 친구들이 벌이는 일상 학원물스러운 게 오히려 볼만한 편이며, 캐릭터만큼은 개성적이라서 스토리는 차처하서라도 캐릭터물로선 볼 만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남자 중에선 엘로드를 들고 다니며 수맥을 살피다가 전투시 톤파처럼 들고 싸우는 고딩 록커 JK. 여자 중에서는 남자 주인공 후미야키한테 반하는 순정파 여인 당고 머리 교감 선생 카와시마 치히로다.

라스트 배틀 연출과 엔딩은 꽤 마음에 들지만 그 전까지 극후반부에 나오는 에피소드가 너무 뜬금없어서 전체적인 완성도를 저해하는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코믹 학원물로선 볼만하지만 오컬트란 메인 소재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좀 아쉬운 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후미야키는 무개념한 주인공이라고 해서 방영할 때 무지하게 까였는데, 그래도 최종화인 13화 때 그동안의 무개념스러움을 상쇄시킬 정도의 대활약한다.

다만 후미야키의 연예 라인이 소드 마스터 야마토스러운 극후반부의 급전개 때문에 옥의 티를 남겼다.



덧글

  • sac 2010/10/25 20:18 # 삭제 답글

    그래도 평타를 친건 그 뜬금없는 엔딩 덕인 득. 10화 텐션을 그래도 끌고가서 엔딩이 났으면 그냥 망작.

    야마토랑 비교하면 곤란한게, 야마토는 복선을 여기저기 깔아놓고 길게 갈라고 한 얘기를 어거지로 짤라버린걸이야기 하는거고, 아니메노 치카라는 애당초 13화 기획인 것으로 알고 있으니 차이가 많음.

    사실 복선 깔아놓고 안쓴게 몇개 있기는 하지만...

    여하간 결론은: 급전개는 문제 맞다고 생각함. 하지만 그건 10화 언저리까지 페이스 조절이 개판이어서(너무 느려서)그런거지, 엔딩이 야마토 스러워서 그런건 아님.
  • 잠뿌리 2010/10/25 23:06 # 답글

    sac/ 소드 마스터 야마토스럽다는 건 후미야키의 연애 라인에 관한 것인데요. 그전까지 연애 라인을 보면 마야하고는 그냥 파트너 관계였고 그것도 극S와 극M에 가깝게 때리고 쳐맞고 하는 관계였는데, 그게 단 한 화만에 커플 성립 및 결혼 암시 엔딩까지 갔으니 그런 거지요. 서로 파트너로 인정하고 잘해봐야 친구. 혹은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관계로 봐야 할 애들이 갑자기 업적 달성 이러는데 제대로 된 연애 과정이 있어야 할 게 없어서 앞뒤 다 자르고 이제는 모든 걸 끝내야 할 시간이 된 것이지요. 그러니까 엔딩이 야마토스럽다 라는 건 아마도 본편을 오독하신 게 아닐까 싶네요.

    전 분명 라스트 배틀씬 연출과 엔딩은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극 후반부의 급전개는 아무런 복선없이 등장한 흑마녀와 백마녀의 존재 자체가 완전 에러에 본 작에서 그전까지 전혀 안 나온 중세 마술 오컬트가 들어가면서 그동안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다 거기에 끼워 맞춰 해석하면서 단 몇화 만에 끝내버리려고 했던 걸 문제 삼은 거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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