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2010) 페이크 다큐멘터리




2010년에 이철하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46년 간 6명이 실종되고 8명이 사고사, 11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폐가를 배경으로, 인터넷 동호회 회워 3명과 미스테리 관련물 방송팀 3명이 귀신을 보기 위해 그 소문의 폐가에서 1박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정확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과자 공장이 들어왔는데 공장 사장이 여직원과 바람을 폈다가 살인을 저질렀다가, 여직원이 귀신이 되어 돌아와 사장 가족을 몰살시킨 이후로 그 폐허 터가 폐가가 됐으며 그곳에 들어온 사람들을 전부 잡아가 죽인다고 해서 출입이 금지된 것이다.

이 작품은 특정한 장소를 조사하러 가서 실시간으로 촬영을 하다가 종극에 이르러 관련자 모두 실족사한다는 소재를 보면 ‘블레어 윗치’를 생각나게 하는데 극중에 나오는 몇몇 연출을 보면 ‘파라노멀 액티비티’를 떠올리게 한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은 호러 성향의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그걸 짜깁기하면서도 한층 마이너그레이드 됐다.

왜 마이너그레이드 됐냐면 귀신의 존재와 빙의 현상 따위를 노골적으로 삼입하면서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분위기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폐가에 들어가 탐사를 하다가, 장롱 유리가 갑자기 깨진다거나 카메라에 뭔가 낀 것 같아서 닦는 도중 귀신의 형상과 노려보는 거대한 붉은 눈의 형상이 비추는가 하면 나중에 가서는 빙의 현상이 벌어져 사람들을 몰살시킨다.

빙의 현상에 걸려 사람 몰살시키는 건 좀 어처구니가 없었으며, 도주하던 여자가 귀신 들려서 벽에다가 자기 머리를 쿵쿵 찧는 거나 카메라의 시점을 쫓아 바닥을 기어 쫓아오는 걸 클로즈업한 것, 그리고 동네 미친 남자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덜미를 잡혀 어둠 속 방안으로 슝하고 끌려 들어가는 씬 등은 파라노멀 액티비티를 너무 따라한 것 같아서 보기 불편했다.

물웅덩이가 핏빛으로 변한다거나, 거기 빠지니 귀신이 머리채잡고 물속으로 입수하는 것 등등 비현실적인 연출이 속출해서 이럴 거면 도대체 왜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작을 한 건지 의문이 든다.

그중에서 그나마 섬뜩한 건 빙의에 걸린 여자 회원이 제자리에서 선 자세로, 등 뒤로 몸이 수평으로 접히는 걸 반복하는 장면이다. 좀 더 쉽게 설명을 하자면 보통, 사람이 앞으로 허리를 숙여 발목에 손을 닿아 유연성을 체크하는 걸 정반대로 등뒤로 발목에 뒷통수가 닿을 정도로 꺾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그 장면도 섬뜩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몸이 그렇게 꺽였음에도 불구하고, 빙의가 풀리자 신체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는 건 무리수였다.

아무리 비현실적인 연출이라고 해도,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면 곤란하다. 다른 공포 영화에서 그렇게 허리 접혀서 죽은 엑스트라가 한 둘이 아니란 말이다.

애초에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등장 인물이 쫓기다 떨어트린 카메라를 귀신이 들고 쫓아와 찍는 그 시점에서, 페이크 다큐멘터리에서 완전 이탈했지만 말이다.

그 이전 시점에서는 무슨 특정한 상황이 될 때마다 공포 영화 특유의 쾅쾅 거리는 효과음을 넣은 게 치명적인 에러고 말이다.

만약 이 작품이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표방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지만, 영화 시작 전부터 이 필름은 폐가를 촬영하러 갔던 사람들이 실종되고 비디오만 손상된 채 현장에 남아서 그걸 가지고 디지털 복워해서 만든 것이다. 라는 문구를 삼입했기 때문에 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은 평작. 블레어 윗치+파라노멀 액티비티=케이블 방송용 페이크 다큐로 귀결되는 작품이다. 한국의 페이크 다큐를 표방하기에는, 페이크 다큐가 아닌 걸 너무 많이 집어넣어서 쉴드 쳐줄 수가 없다.

이 영화를 만들 때 페이크 다큐란 장르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또 해당 장르에 대한 고민을 전혀 안 한 것 같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마지막에 귀신이 카메라 들고 상승하면서 폐가를 찍다가 무슨 놀이공원 귀신의 집 마냥 귀신 머리가 거꾸로 불쑥 튀어나는 건 케이블에서 방송하는 공포 프로그램에서조차 안 쓰는 좀 유치한 연출이었지만, 스텝롤이 흐르면서 음악을 따로 넣지 않고 폐가에서 벌어진 사건을 현지 주민으로 설정된 할머니의 인터뷰 육성을 통해 다시 이야기하는 건 참신했다.



덧글

  • 키세츠 2010/10/14 08:58 # 답글

    "다른 공포 영화에서 그렇게 허리 접혀서 죽은 엑스트라가 한 둘이 아니란 말이다."에서 급하게 뿜었습니다. 영화는 재미없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뿌리님의 리뷰는 참 재미있습니다.
  • 기니만 2010/10/14 12:43 # 답글

    마이너 그레이드라는 표현보다는 다운그레이드가 맞지 않나 싶네요.
  • 워커 2010/10/14 17:56 # 답글

    음향효과에서부터 화면까지 전체적으로 불쾌한 영화였습니다.
    공포영화가 무서운게 아니라 불쾌하긴 이번이 처음[....]
  • 오행흠타 2010/10/14 23:15 # 삭제 답글

    이미 페이크 다큐라는걸 알고 봤는데도...
    너무 엉성했습니다...특히 그 마지막의 귀신 난입은 좀...(중간에 갑자기 나타난 귀신은 무슨?)
    어느 부분은 다큐가 아닌 그냥 영화 같았고....하여간 조잡했습니다;
  • 잠뿌리 2010/10/18 18:11 # 답글

    키세츠/ 리뷰라도 재미있었다니 다행이네요.

    기니만/ 어쩌다 보니 마이너 그레이드로 종종 쓰네요. 다운그레이드도 같은 뜻인데 전자가 입에 밴 것 같습니다.

    워커/ 좀 불쾌한 요소가 여러 가지 있기는 하지요.

    오행흠타/ 맨 마지막 귀신 난입 연출이 페이크 다큐로선 최악이었지요.

  • xds 2011/06/19 03:06 # 삭제 답글

    근데 그 흰티에다가 핫팬츠 입은애 누구 꼴리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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