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2010) 2010년 개봉 영화




2010년에 개봉한 옴니버스 영화로 김조광수, 여명준, 조은경, 홍동명 감독이 만들었다.

총 세 편의 옴니버스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번째 이야기 ‘부르는 손’은 페교사의 지하에 떨어진 여학생의 원혼이 다른 학생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 이야기 ‘내 곁에 있어줘 ’는 여주인공의 임신한 친구가 죽었다가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것. 세 번째 이야기 ‘鬼소년’은 귀신을 볼 줄 아는 소년이 우연히 소녀 귀신을 보고 서로 아느 사이가 되는데 소녀 귀신이 생전에 연쇄 살인마한테 살해당했고 죽어서도 그 귀신한테 살해 위협을 받으며 쫓기는 걸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메인 스토리는 이렇게 셋이고, 오프닝과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스토리는 ‘네 이름을 말해봐’라는 제목이 따로 붙어 있다.

우선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 부르는 손은 폐교사의 지하실에 떨어져 죽은 여학생이 부상 당한 몸으론 도저히 오를 수 없었던 반지하 창문에 손을 뻗으며 죽었다가 귀신이 되어 다른 학생들을 이끄는 걸 의미한다.

정확히는 학교의 연극 동아리에서 담력 시험의 일환으로 폐교사에 연극 무대 의상을 찾으러 갔다가 몰살 루트를 타는 것이다.

사실 폐교사의 세트장이 제법 으스스하게 만들었지만, 반 시체가 되어 눈을 하얗게 까뒤집고 나온 귀신이 학생들을 차례로 해치는 건 기존의 학교 귀신물에 자주 나오던 연출이라 이제는 너무 식상하다.

또 상당히 쓸데 없는 장면이 많이 들어가 있고 죽은 여학생의 처절함이나 억울한 사연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아서 감정적 이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전체적인 완성도는 떨어지느 편이다.

그래도 귀신 분장 자체는 세 편의 이야기 중 가장 호러블하게 만들어진 편이며, 식상하긴 해도 세편 중 제일 공포물에 충실하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내 곁에 있어줘는 동성애, 10대 임신, 대학 입시 등의 어두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서로 의지하며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던 두 여학생이 각각 임신과 대학교 입학의 딜레마에 빠졌는데, 아이를 임신시킨 남학생이 자신의 뒷배경을 이용하여 대학 추천을 빌미로 여친의 아이를 지우라고 그 친구를 뒤흔들다가 임신한 여학생이 비운의 사고로 죽었다가 귀신이 되어 나타는 것이다.

현대 사회의 학교를 다니는 10대 여학생이 품을 만한 고민과 문제는 잔뜩 나오지만 뭐 하나 시원스레 해결되는 것은 없고 또 본 작품의 메인 주제가 귀신이란 걸 감안하면 유독 이 작품에서만 귀신이 나오는 둥 마는 둥 하며 원칙적으로 귀신이 나온다면 갈등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할 악역. 즉 본 스토리의 남학생과 마주하는 씬 하나 없이 정말 애매하게 여주인공 앞에만 나타나거나 귀신의 전조를 알리기 때문에 굉장히 애매한 느낌이다.

본 작품의 여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는 신지수인데 보통은 덕이에서 아역으로 출현한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테고 그 외에 성장한 모습으론 소문난 칠공주의 막내 종칠이 역으로 기억에 남는데. 85년생이니 현재 나이 26살인데도 불구하고 학생 역을 맡아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극강의 동안이 인상적이다.

세 번째 이야기가 유일하게 건질만 한데 아이디어는 비교적 참신하고 만화적 연출도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보면 볼 만 하다.

귀신을 볼 줄 아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의 눈에 띄인 귀신이 기묘한 우정을 쌓는 것은 사실 이미 몇 번 나온 소재지만 여기선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귀신이 생전에 짝사랑 하던 남학생의 주위를 멤돌고 또한 생전에 자신을 죽인 살인마가 자살을 하여 귀신이 됐는데 죽은 뒤에도 위협을 받고 있다는 설정이 추가되면서 나름 긴장감을 더해준다.

물론 칠판에 써둔 퇴마 글자에 귀신이 빨려 들어가는 등 만화적 연출이 나와서 유치하다고 까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도 세편 중 그나마 가장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세 편 중 가장 깔끔하게 결말을 맞이한 점도 높이 사고 싶다.

그리고 주인공의 아버지로 박수 무당으로 우정 출현한 최주봉의 연기도 웃음을 자아냈다.

오프닝과 에필로그를 맡은 네 이름을 말해 봐는 제목만 보면 허본좌가 생각나지만, 본편 스토리 3개의 여주인공들이 카드점을 쳤다가 당신이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란 류의 약 파느 듯한 멘트를 듣고 나서 각자의 이유로 이승을 떠나는 것인데. 분위기는 펫샵 호러즈 점짐 같은 느낌을 준다.

다만 분위기만 그렇고 실제 극중에서는 우정 출현한 배수빈이 아라비아 점술가 분장을 하고 나와서 느끼한 연기를 해서 닭살이 돋았다. 이 배우가 이런 배우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영화보다는 오히려 드마라로 친숙한 배우고 이전에는 SBS 드라마 천사의 유혹에서 성형수술해서 재성이 된 신현우 역, 지금은 MBC 드라마 동이에서 차천수 역을 맡은 게 바로 기억이 난다.

결론은 미묘. 앞의 두 이야기만 생각하면 비추천하고 싶지만 마지막 세 번째 이야기가 나름 재미가 있어서 권하기도 좀 애매한 작품이 된 듯싶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감독 중 한 명은 김조광수는 심형래 감독과 디워를 디스한 것으로 한 때 이름이 알려지긴 했는데, 이 작품을 보면 본인 스스로 좀 더 분발해야 될 것 같다. 완성도와 재미의 측면에서 보면 이 작품이나 디워나 대동소이한 것 같다.



덧글

  • 더카니지 2010/10/05 13:45 # 답글

    포스터가 상당히 병맛이네요...
  • 잠뿌리 2010/10/06 17:55 # 답글

    더카니지/ 포스터가 썩 좋지는 않습니다.
  • 에른스트 2010/10/07 13:04 # 답글

    저는 김조광수의 '광수의 영화공장'(책과 DVD합본)을 읽어봤습니다. 김조광수씨는 올드 미스 다이어리 극장판의 제작자중 한명이시라고 하네요.
  • 잠뿌리 2010/10/09 23:51 # 답글

    에른스트/ 네. 여러 제작자 중 한 명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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