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2 -두번째 이야기: 교생 실습 2010년 개봉 영화




2010년에 유선동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명문 사립 우성 고등학교에서 여름 방학 때 전교 1등부터 30등까지 학생들을 모아놓고 특별 수업을 받게 하는데, 첫날 수업이 끝난 뒤 독서실에서 여학생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곧 스피커로 일정한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않으면 사람이 죽고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메시지가 흘러나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쏘우를 차용한 전작과 동일한 소재를 쓰고 있으며, 사건의 진범 또한 비슷해서 전작보다 나아진 건 없다.

오히려 퇴보한 것이 있는데, 일단 전작에서는 실제 중간 고사 타임에 맞춰서 일정 시간 동안 문제를 풀지 못하면 학생들이 죽는다는 명제 하에 다른 학생들이 이리 달리고 저리 달리며 사건이 급박하게 흘러가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룰이 없다.

룰이 깨진 것뿐만이 아니라 문제의 중요성도 떨어졌다.

전작은 문제를 풀면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고 진범이 누구며 어째서 범행을 저지른 건지 그 동기가 나오고 진짜 나쁜 놈이 누군지 밝혀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게 전혀 없고 중간 부분에 진짜 나쁜 놈이 누군지 밝혀버리고 죽을 놈이 죽게 만들어 놓았으며, 죽을 놈들 외 나머지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만들어 놓았다.

이미 다 죽이는 장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문제를 풀어야 할 당위성이 사라졌다. 표적은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게 누구인지도 친절히 알려주니 어디서 무서워해야할지 핀트를 잡을 수 없다.

때문에 몰입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전작에선 끝까지 숨기다가 클라이막스 직전에야 사건의 진범을 밝히는 반면, 이 작품에서는 아예 후반부에서 대놓고 밝히는 바람에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전개가 나온다.

사건의 진범. 정확히는 진범의 공범이 방송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그걸 본 학생들이 방송실에 가서 방을 나온 공범을 패죽이는 장면이다.

거기다 그 장면이 마무리가 어떻게 됐는지 영화 끝까지 나오지 않아서 뒷맛이 씁쓸하게 한다.

한 가지 더, 진짜 황당한 건 전작의 경우 사람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먼저 나간 사람이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와서 스피커에서 흘러 나온 경고가 진짜인 줄 알고 탈출 시도를 못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거 없이도 막판에 교문 부수고 학생들 다 도망간다.

즉 처음부터 후반까지 실컷 뻘짓 시켜놨다가 이제는 더 이상 다른 학생들을 등장시킬 이유가 없으니 한꺼번에 퇴장시킨 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이 구두문자 나오게하는 바보 천치 년놈들이 왜 러닝타임 1시간 넘게 학교에 갇혀서 뻘짓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본래 이 작품의 남자 주인공이어야 할 고교 야구 선수 출신 관우는 사건에 관련된 이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어서 비중이 완전 떨어지는데 화재가 발생한 학교를 탈출할 때만 이상하게 비중이 높아져서 쓸데없는 라이터 던지기 클로즈샷을 펼쳐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다.

제목이 고사 2: 교생실습인데, 교생이 주요 인물로 나오지만 주인공도 아니고 고사랑 본 내용이랑 하등의 상관이 없으니 시리즈의 연관성이나 공통성은 눈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다.

결론은 비추천. 전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나와, 단순히 전작의 명성에만 기대어 발로 만들어진 졸작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감독 유선동은 아라한 장풍 대작전과 미스터 주부 퀴즈왕 등을 만들었지만.. 전작 이후 5년의 공백만에 다시 돌아와 만든 이 작품으로 인해 감독으로서의 명성을 다 날린 것 같다.

발연기의 황정음과 윤시윤은 역시나 이 작품에서도 연기력이 떨어져 나오나마나였지만, 김수로는 정말 아깝다. 왜 하필 이런 작품에 나와서 본인 필모 그래피에 흑역사를 만든 건지 참..

김수로 본인의 연기력을 100% 발휘할 수도 없을뿐더러 너무 빠른 퇴장에 여러모로 아쉬웠다. 전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감을 분명히 드러내고 악역으로 호연을 펼친 이범수랑 너무나 대비됐다.



덧글

  • 참지네 2010/09/29 22:25 # 답글

    너무 아쉽더군요.......
    1편은 그래도 좋았는데........
  • 잠뿌리 2010/10/02 16:52 # 답글

    참지네/ 1편은 수작이었지요.
  • Skyjet 2010/10/04 00:24 # 답글

    더욱 끔찍한 사실은, 혹평을 엄청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손익 분기점을 훨씬 (…) 넘어서 3편이 거의 확정시 되고 있다는 것. 버틸 수가 없어!
  • 잠뿌리 2010/10/06 17:58 # 답글

    Skyjet/ 3편까지 나오다니 여고괴담의 뒤를 잇는 시리즈물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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