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KBS 납량 미니 시리즈 - 구미호 여우누이뎐 첫방 소감.. 프리토크




작년에는 전설의 고향, 올해에는 구미호만 따로 빼서 공모전에 당선된 시나리오를 드라마화했다고 한다.

월요일인 어제 밤 9시 55분부터 첫방을 시작했는데, 일단 첫방을 시청한 소감을 간략히 적자면..

당연한 일이지만 큰 기대는 안 된다. 이 정도 수준인 것 같다.

자신의 정체를 발설한 남편을 버려두고 홀로 산속으로 떠나는 기존의 구미호 스토리에서, 일종의 애프터 스토리.

구미호가 반인반요의 딸이 하나 있고, 그 딸과 함께 살려다가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애프터 스토리가 흥미롭긴 하지만 문제는 비쥬얼과 연출, 그리고 연기력이다.

이게 무슨 구미호 외전도 아니고, 왜 구미호에서 구미호가 인간 퇴마사와 일 대 일 주먹 대결하는 장면이 나와야 하냐고?

극중 구미호 구산댁이 딸인 연이 데리고 숲속에 갔다가 갑자기 CG로 된 호랑이가 덤벼들어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나무 타고 막 화면을 종횡무진 날라다니면서 도망치는 장면은 대폭소였다.

지나친 와이어 사용으로 등장 인물이 막 쉴세 없이 날라다니는데다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는 구미호 분장이 과거의 것과 다르게 여우라기 보단 엑스맨에 나오는 울버린이나 세이버투스 같은 뮤턴트 스타일이다.

변신 모습이 안 무서운 건 둘째치고, 구미호의 본체보다 인간과 요괴의 중간. 즉 절반쯤 변신한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

이 모습이 송곳니 달리고 동공이 노랗게 반짝이는 흡혈귀스러운 모습인데, 여기서 구미호로 변하면 무슨 엑스맨의 울버린 마냥 사람 몸의 원형에 여우 귀 나오고 털이 드문드문 난다.

애초에 보름달이 떠야 구미호로 변한다는 설정을 도입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

고전적인 소재를 다루려면, 고전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제작진이든 각본진이든, 구미호 시리즈의 과거작을 안 본 듯 너무 구리게 만들어서 분장은 진짜 최악 중에 최악이다.

솔직히 주연 배우인 한은정의 발연기 때문에, 구미호 변신 모습 때의 목소리나 연기를 보면 무서운 게 아니라 우숩다.

한은정이 이쁘게 나오긴 하고, 이쁜 건 인정한다. 그리고 인간 구산댁을 연기할 때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구미호를 연기할 때는 최악이었다. 특히 이 작품에선 오프닝에 해당하지만, 이 작품의 시작을 알리는 원 구미호 스토리의 클라이막스. 즉 자신의 정체가 남편한테 누설되어 어쩔 수 없이 떠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애뜻한 감정 연기와 인간을 위협하는 구미호의 공포 연기가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이런 거 가지고 더위사냥 어쩌구 드립치는거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특히 반 변신 상태에 송곳니 드러내고 캬아-이러는 장면들, 진짜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모처럼 캬-이러면 좀 인상이라도 찡그리라고! 거기서 웃는 듯한 얼굴을 하면 안 되잖아..

전설의 고향 1998년 버젼 중에 여우골이란 에피소드가 있는데 거기선 진짜 구미호 배우들 연기력이 작살이었다. 그걸 좀 배우면 좋겠지만 지금의 이 작품은 좀.. 아역 배우도 포함해서 연기력의 총체적인 부족이고 그나마 기존의 드라마, 영화에 자주 출현한 배우들만이 제 몫을 할 뿐이다.

1화만 봐도 앞날이 너무 훤하게 보이니.. 큰 기대가 안 되는 것이다.

납량특집, 공포물, 더위사냥 이런 건 다 잡소리고, 그냥 각 인물간의 갈등 관계에서 찾아오는 드라마틱한 내용만 보면 될 것 같다.

메인 스토리가 구산댁이 연이와 함께 원님 집에서 지내게 되는데, 원님 가족 중 눈이 먼 소옥이가 병을 낫기 위해선 3개월 뒤 연이의 간을 빼먹어야 하고, 연이는 3개월 뒤 완전한 요괴 구미호로 각성하며. 그 과정에서 원님의 후처와 소옥이 등이 구산댁 및 연이를 괴롭히면서 사건 사고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연이나 초옥 등 구산댁을 제외한 전 등장인물이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옛 교훈을 잊고, 워낙 사고도 잘 치고 민폐 대왕에 짜증나는 캐릭터들이라.. 애네들이 무슨 고생을 하고 어떤 잘못을 더 저질러서, 어떤 최후를 맞이할지. 그건 좀 알고 싶다.

같은 시간대에 딱히 볼만한 프로가 없으니 일단 보긴 보겠지만.. 납량특집 -구미호! 라고 해서 사람들이 그것만 듣고도 무서워할거란 생각은 버렸으면 좋겠다. 그런 훌륭한 소재를 갖고 이렇게 안 무섭게 만든 것도 어찌 보면 재주라고 할 수 있다.



덧글

  • 작두도령 2010/07/06 09:37 # 답글

    동이가 질질 끌어서 어제 좀 잠깐 봤는데

    6년 전 방영한 '구미호외전'급의 시망 스멜이...-_-
  • 메리오트 2010/07/06 16:35 # 답글

    이런 프로가 시작했군요.
    설정부터 영....
  • 헬몬트 2010/07/06 20:43 # 답글

    안 봅니다..이미 10여년전 전설의 고향때부터 왕실망해서리
  • 잠뿌리 2010/07/08 15:29 # 답글

    작두도령/ 특수효과는 구미호 외전보다 더한 수준이지요.

    메리오트/ 설정이 좀 옛맛을 못느끼게끔 하지요.

    헬몬트/ 1998년 전설의 고향 시절의 구미호까진 좋았습니다.
  • 2010/08/25 16:59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53807
5215
9475952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