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Outlander, 2008) SF 영화




2008년에 하워드 맥케이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먼 미래에 우주 괴물의 습격을 받아 종족이 거의 전멸하고 유일한 생존자인 주인공 케이난이 우주선을 타고 AD 700년대의 지구에 불시착하는데, 혼자 온 게 아니라 외계 괴물 무어웬도 같이 왔고 설상가상으로 중세 시대의 현 주민인 바이킹 일족과 조우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우주선+에일리언+바이킹 등 SF와 중세가 결합된 배경 설정 때문에 트레일러가 나올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베오울프 전설을 베이스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극중 무어웬은 바이킹들한테 용으로 불리고, 어미와 자식의 한 쌍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렌델과 그렌델의 어미처럼)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 보면 SF와는 진작에 이별을 하고 중세 바이킹이 야수형 에일리언 한 마리한테 부족 괴멸의 상태에 이르기까지 발리는 게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퓨전 장르라기 보단 그냥 SF의 탈을 쓴 중세 배경의 우주 괴수물에 가까운 것이다.

에일리어 VS 바이킹은 그 말만 들어도 굉장히 흥미롭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파워 밸런스가 최악이다. 주인공 일행과 적의 힘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나온다.

본 작품에서 나오는 외계 괴물은 무어웬이라고 해서 거의 투명체에 가까운 은신을 펼치며 몸에서 붉은 섬광을 내뿜기도 하고 촉수로 사람을 해치며 네 발로 뛰며 야수의 힘을 발휘하는데다가 수륙양용에 절벽 위의 폭포수 안에 둥지를 트고 사는 우주 야수다.

주인공 일행이 거의 일방적으로 밀리는 형국이라 모처럼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킹들은 그저 발리기만 할 뿐 강한 인상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차라리 같은 바이킹끼리 싸우는 장면이 적하고 싸울 때보다 더 멋있었다. 특히 헬보이 역의 론 펄만이 여기서 맡은 배역인 바이킹 가너는 자루가 짧은 워햄머를 양손으로 들고 상대의 머리를 양쪽에서 콱 찍거나, 나무 방패를 박살내는 무기 파괴술을 선보인 건 간지가 좔좔 흘렀다.

하지만 결국 조연이고 괴물의 희생양이 되어 촉수 꼬리 한 대 맞고 머리가 날아가는 허무한 최후를 맞이한다. 다른 바이킹들 역시 다 마찬가지다. 주인공 케이난조차도 괴물을 제대로 압도하지 못하고 진짜 요행으로 간신히 이길 뿐 처음부터 끝까지 밀리기만 한다.

압도적인 힘과 민첩성, 적외선 시각을 가진 반투명체의 무어웬을 상대로 발리면서 원시적인 무기로 대항해야 하는 설정을 보면 프레데터가 생각나기도 한다. 때문에 극후반부에 나오는 무어웬의 레어에 쳐들어가 싸울 때 만큼은 긴장감도 높았고 흥미진진했다.

그러나 그 제대로 된 전투가 나오는 게 영화 끝나기 30분 전부터이며, 그 이전까지는 특별히 긴장감 넘치는 내용이 나오지 않아서 프레데터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다.

또 SF 부분은 초반에 우주선이 호수에 가라앉고 레이져 광선총을 잃어버리면서 완전 사라지는 바람에, SF와 바이킹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프레데터에서 프레데터가 최첨단 SF 병기로 아놀드 횽아가 소속된 특공대를 발라버리며 정글 VS SF의 구도를 이끌어내어 긴장감을 극도로 높인 걸 생각해 보면, 이 작품에서 거기까지 구현하지 못한 게 좀 아쉽게 느껴진다.

스토리도 굉장히 단순한데 그냥 마을이 위기에 닥쳤을 때 외부인이 와서 대활약하여 사건을 해결하고 짐짝 히로인은 납치당했다가 나중에 구출되고 나서 짝짝꿍하는 게 완전 쌍팔년도 스타일이다.

러닝 타임은 2시간 가까이 되고, 스토리 전개는 상당히 빠른 편인데 약간 엉성한 부분이 많이 보이고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장면 역시 속출하여 급조된 티가 난다.

예를 들면 중반부에 무어웬을 고래 기름 함정에 빠트렸다가, 울프릭도 함께 빠지는데 케이난에 의해 구조되어 바깥으로 나온 직후 불화살을 쏴 함정에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울프릭한테는 전혀 불이 붙지 않은 장면 등이 있다.

중세 바이킹의 복식이나 배경은 구현을 제법 잘한 편인데 엔딩 때 나오는 바이킹의 수장 이외에는, 바이킹의 풍습이나 분위기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건 애초에 상대가 에일리언이라 바이킹이 일방적으로 발리기 때문에 제대로 나올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결론은 평작. 그냥 보통의 중세 판타지로 보면 모를까, SF+바이킹 에픽 판타지를 기대한 사람은 실망할 게 분명하다. SF 바이킹 에픽이 아니라, 베오울프+프레데터라고 압축 요약할 수 있겠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아이디어가 좋았던 장면은, 무어웬에게 보통 무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안 케이난이 호수 밑바닥에 잠겨 있는 우주선에서 미래 시대 철판 한 조각을 떼어내서 가지고 올라와 그걸 중세의 대장장이 기술로 창, 검, 도끼로 만들어 무장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 이것도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 명색이 우주선의 자제인데 중세의 무기 제조 기술로 전쟁 무기로 몇 시간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건 말이 안 된다. (칼을 두드리는 망치가 깨졌어야 정상이라고!)

덧붙여 캇파 머리 한 성직자가 난데없이 나타나 무어웬한테 루시퍼는 물러나라 드립 치다가 아작 난 씬이 재미있었다.



덧글

  • 더카니지 2010/06/22 09:04 # 답글

    철판을 가져오지 말고 총을 가져왔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물 속에서 그렇게 여유롭게 수색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수수께끼는 처음에 입고 있던 우주복은 대체 어디다 버리고 온거냐 라는 것입니다. 그거 아무리 봐도 아이언맨 슈트 뺨치는 강화복 같던데 총만 달랑 들고 숲속 헤매다 총 잃어버리다니...ㅡㅡ
  • 메리오트 2010/06/22 20:32 # 답글

    안습의 론 펄만(...)
    그냥 생각없이 보기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하네요
  • 헬몬트 2010/06/24 00:47 # 답글

    우웨 볼 영화에도 나오던 팔자가 되셨으니 헬 보이 2가 기대 이하 흥행이라 그런가
  • 잠뿌리 2010/06/25 00:58 # 답글

    더카니지/ 그러고 보니 그 갑옷만 버리지 않았다면 무어웬의 공격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텐데.. 거기다 굳이 호수 밑바닥에 내려갈 필요도 없이 갑옷으로 무기를 만들어도 됐을 일을.. 총 잃어버린 건 진짜 SF와의 이별이었습니다.

    메리오트/ 론 펄만의 굴욕이죠.

    헬몬트/ 헬 보이 2 흥행은 기대 이하였는데 개인적으론 재미있게 봤습니다. 3는 언제 나올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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