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살인마의 탄생 (Halloween, 2007) 존카펜터 원작 영화




2007년에 헤비메탈 락커 출신인 롭 좀비 감독이 만든 작품. 존 카펜터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할로윈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국내에는 2009년에 개봉했다.

내용은 10살의 나이로 계부와 친누나, 누나의 남자 친구를 잔혹하게 살해한 마이클 마이어스가 스미스 그리드 요양원에 갇혀 17년을 복역했다가, 요양원에서 탈출하여 자신의 단 하나 뿐인 혈육인 여동생 로리를 찾으러 고향인 해든필드 마을로 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의 할로윈 시리즈가 다루지 않았더 마이클 마이어스의 과거를 프롤로그에서 다루고 있다.

아버지는 늙고 실업자에 알콜 중독자, 누나는 날라리, 아직 돌도 안 지난 듯 보이는 동생, 스트립 댄서로 일을 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리며 갖은 고생을 다하는 어머니 등등 막장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마이어스는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소년이지만 애완동물을 죽여서 쾌감을 느끼는 정서 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자신을 괴롭힌 아이와 계부, 누나와 누나의 남자 친구, 요양원의 간호사 등 10살 때 이미 바디 카운트를 다섯이나 올렸다.

전체 러닝 타임이 약 2시간 가량인데 이 과거 부분이 40분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존 카펜터 감독의 원작에서는 6살 때 누나 쥬디만 살해했고, 마이어스의 과거에 대한 건 극중 루미스 박사가 몇 마디 언급만 할 뿐 실제로 자세히 다루지는 않았다.

때문에 이 작품이 기존의 할로윈 시리즈와 다른 점이면서 흥미로운 점은 마이클 마이어스의 과거를 다루었다는 것. 그리고 마이어스가 가면을 쓰게 된 경위가, 가면을 씀으로써 자기만의 세계로 도피한다는 이유를 부여했다는 것 정도다.

그런데 문제는 15년 후, 마이클 마이어스가 성인이 된 뒤 요양원을 탈출하여 본격적인 할로윈이 시작되면서부터 발생한다.

원작에서 맨 얼굴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던 마이어스지만 이번 작에서는 산발한 머리로 얼굴을 뒤덮은 거한으로 등장하여 얼굴도 몇 번 드러내고, 가면도 오리지날 마이어스 가면을 착용하는 건 나중의 일이고 중반까지는 종이 가면을 쓰고 나온다.

식칼 하나 들고 로리를 찾아다니며 그녀와 관련된 주변 인물을 무참히 살해하는데. 사실 원작에서는 1편의 바디 카운트는 낮은 편에 속하지만 이 리메이크판은 바디 카운트가 무지하게 높아져서 무려 19명이나 된다.

진짜 닥치는대로 죽이고 잔인한 장면이 속출하기 때문에, 보다 보면 그런 장면과 공포에 대해 무감각해진다. 본래 할로윈 1편이 무서웠던 건 등장인물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데 마이어스가 홀연이 나타나 오직 관객들만의 그의 존재와 위협을 알게 된다는 점인데 여기서는 그런 부분을 축소하고 마이어스의 살인 행각에 초점을 둬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진다.

원작의 강점이었던 할로윈 메인 테마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다. 그 특유의 테마 음악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만 해도 전체적인 공포도의 50%가 반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지나친 섹스 묘사인데, 뭐 그렇다고 포르노 수준으로 야한 건 아니지만. 등장인물이 죄다 성적으로 발정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해서 그게 눈에 거슬린다.

특히 여주인공 로리의 친구들은 말 끝마마 퍽킹 퍽킹, 욕과 음담패설로 도배되어 있고, 또 각자의 남자 친구들과 떡치느라 정신 없어 하다가 마이어스한테 당하기 때문에 희생자지만 동정의 여지가 안 든다.

이 지나친 폭력과 섹스는 롭 좀비 감독 특유의 색체로 헤비메탈 락커 출신에서 기인한 것으로, 존 카펜터 감독의 조용하면서도 심장을 조여 오는 서스펜서적인 색체와 너무 대비되서 굉장히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만약 할로윈 시리즈를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접했다면 모를까, 존 카펜터 감독 버전부터 먼저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건 내가 아는 할로윈이 아니야!’라고 절규할지도 모른다.

결론은 비추천. 할로윈의 리메이크작으로선 좀 실망스럽다. 존 카펜터의 할로윈이 아니라, 롭 좀비의 할로윈이란 자기 색체가 너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1년 전 롭 좀비 감독에게 상과 함께 2006년 최고의 호러 영화 중 하나란 찬사를 받게 했던 데블스 리젝트(살인마 가족 2)에서 쌓았던 호평을 단숨에 깎아버리기에 충분했다.

여담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마이클 마이어스 성인 버전 배역을 맡은 배우는 국내에서는 엑스맨의 세이버투스 역으로 유명한 타일러 메인이다. 타일러 메인은 6피트 10인치(209cm)의 장신으로 본래 1989년에 WCW에 프로 레슬러로 데뷔하여 당시 빈니 베가스란 기믹을 쓰던 캐빈 내쉬와 태크팀을 이루어 활동하고 이후 UWF에서 챔피언에 오르지만 레슬링계를 조기에 떠나 1999년부터 영화계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왕성히 활동하는 배우다. 이 작품은 악역이긴 하지만 타일러 메인 주연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덧붙여 본작에서 마이클 마이어스의 생모이자 스트립 댄서 일을 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데보라 마이어스 역을 맡은 배우는 롭 좀비 감독의 실제 아내인 쉐리 문 좀비다.

추가로 의외의 캐스팅이라면 이 작품에서 사무엘 루미스 박사 역을 맡은 배우가,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알렉스 드 라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말콤 맥도웰이란 사실이다.

젊은 시절, 시계태엽 오렌지에서 갖은 폭력과 비행을 일삼다가 친구들에게 배신당해 루드비코 치료원에 수감되어 세뇌 교육을 받던 알렉스를 연기한 그가, 노년의 나이가 되어 정신 요양원에 수감된 마이클 마이어스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한 루미스 박사를 연기했다는 걸 생각하면 참 묘한 기분이 든다.



덧글

  • 헬몬트 2010/06/16 21:28 # 답글

    그.래서. 안 보고 있죠
  • 메리오트 2010/06/17 15:01 # 답글

    케이블에서 봤었는데 과거 부분 이후로는 이래저래 많이 미묘하더군요.
  • 시무언 2010/06/17 17:28 # 삭제 답글

    2편도 보고 좀비형은 영화 그만 찍어야 된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공포영화 매니아라면서 어떻게 그렇게 망쳐놓을수 있는지...
    할로윈 안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 잠뿌리 2010/06/19 09:10 # 답글

    헬몬트/ 안 보는 게 나은 편이지요.

    메리오트/ 과거 부분 이후로는 별로였습니다.

    시무언/ 2편은 너무 막장이고 원작에서 너무 엇나가는 바람에 롭 좀비 감독이 욕 먹어도 할 말이 없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57519
2413
974528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