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크 1 (Phoonk: A Black Magic Story, 2008) 2019년 인도 공포 영화




2008년에 인도에서 람 고팔 바르마 감독이 만든 작품. 타이틀 풍크의 뜻은 촛불을 입으로 후 불 때 나는 의성어이자 주술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내용은 건설사에서 횡령으로 짤린 안슈만과 마후 부부가 원한을 품고, 건설사 사장인 라지브의 딸인 락샤에게 흑마술을 걸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일단 이 작품은 인도산 엑소시스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따라한 부분이 많다. 공중 부양과 빙의 현상에 의한 난폭한 인격의 형성, 자기 것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내는 것 등등 상당히 노골적이다.

단, 소재가 그렇다는 것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나 인물은 엑소시스트와 좀 다르다.

이 작품의 주인공 라지프는 힌두교를 부정하고 그러한 종교적 신앙을 다 미신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아이가 빙의 현상을 보이자 의사한테 데려다 주는 등 이성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가족과 대립한다. 즉, 이성과 신앙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누만 초상화와 청동상 등 종교적 상징물을 수시로 보여주고 불길함을 암시하는 까마귀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서, 인도 특유의 전통 악기로 연주한 빠른 템포의 음악을 집어넣어 긴장감을 높이려고 애썼다.

하지만 역시 저예산 영화답게 조잡한 특수 효과와 어설픈 연기, 또 빈약한 소품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흑마술사 마후가 저주 인형으로 사용하는 게 아마도 일부러 소품으로 쓰기 위해 망가트린 듯한 마론 인형이란 걸 보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또 이 작품이 주는 주요 공포 포인트는 카메라 시점의 클로즈업 처리를 할 때 소음을 집어넣는 건데, 그게 좀 지나치게 시끄러워서 오히려 공포를 반감시킬 때가 많다.

제작비가 적은 탓에 엑소시스트 아류작이라고 해도, 악령 들린 소녀는 분장 한 번 하지 않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쌩얼로 나오는 것도 여러모로 좀 안습이다.

유일하게 건질만한 건 눈이 하얗게 뒤집히고 몸에 문제가 있는 듯 고개가 삐딱하게 꺾여 있는 주술사의 존재인데, 그 모습이 나름 카리스마 있고, 엑소시스트 원작의 멀린 신부처럼 악을 물리치는 대활약을 한다.

그러나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주술사의 조력으로 마후 부부를 찾아낸 직후부터 벌어지는 액션 씬은 좀 너무 허접했다.

마후가 괴성을 지를 때마다 라지브가 붕붕 날아가 벽에 부딪히고, 단검처럼 손에 돈 삼지창 모양의 성물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것과 흑마법이 고조에 이르며 해골 눈에서 날벌레가 튀어나오는 거나, 주술 실패 후 거미가 튀어나오는 것 정도가 허접스러움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미묘. 인도 영화 중에서 호러 장르는 참 드물기 때문에, 인도에서도 이런 영화를 만드는구나. 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 번쯤 볼만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솔직히 말해서 영화는 좀 쌈마이틱하니 적극적으로 권해줄 순 없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처음 개봉 당시 감독이 이 영화를 혼자서 끝까지 다 본 사람한테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하여 마케팅을 했지만, 실제로 그게 지급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덧붙여 이 작품은 혹평을 면치 못하고 IMDB 평점 4.1에 빛나지만 3 크로어(3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여서 총 수입 11 크로어(일억일천만원)을 달성하여 2년 후인 2010년에 후속작이 나왔다.

추가로 이 작품은 본래 감독이 공식 웹사이트에서 참가자가 자신이 직접 겪은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대회를 열어, 우승자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고 해서.. 총 10명의 우승자를 선점하여 25000루피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정작 우승자가 결정됐을 때는 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우승자 명단이 기재되기 전에 공식 웹 사이트를 중지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그런 대회가 열렸다는 증거가 아직도 웹에 기록으로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에서 진지하고 무서운 장면으로 찍었겠지만 의도치 않게 큰 웃음을 준 건 라지브 가족 할머니의 고무고무 손 장면이었다.



덧글

  • 시무언 2010/06/04 03:29 # 삭제 답글

    근데 제목보니까 역사밸리의 유명인사(...) 풍Q가 생각나는군요
  • 메리오트 2010/06/06 00:18 # 답글

    상금 주기가 얼마나 싫었으면 -_-
  • 잠뿌리 2010/06/07 00:45 # 답글

    시무언/ 그러고 보니 비슷한 발음이네요. 풍크나 풍큐나..

    메리오트/ 무책임한 낚시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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