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태 (Womb. Ghosts, 2010) 2019년 중국 공포 영화




2010년에 나수요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의사 조셉 리가 조강지처를 버리고 간호사와 바람을 피우다가 아내가 유산을 하는 바람에 이혼 위기에 처하고, 조셉과 바람을 피운 간호사가 어느날부터 이상한 아이의 환영을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낙태와 태아령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사실 낙태와 태아령, 그리고 악령을 조합한 소재는 약간 흔한 편이고, 한국에서는 M과 하얀방. 홍콩에서는 디 아이2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작품이 그런 작품에 비해 내용 자체가 그렇게 참신한 건 아니지만 표현의 방식에 있어 나름 차별화를 두고 있다.

일단 이 작품에 나오는 태아령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간호사의 악덕 도사 아버지에 의해 낙태아의 시체에 주술이 걸린 아이 귀신이고, 다른 하나는 긴 검은 머리에 하얀 얼굴을 가지고 눈과 입이 그냥 시커먼 걸로 가득 차 있는 여자 아이 귀신이다.

전자의 아이 귀신 같은 경우는 사실 그렇게 비중이 큰 편도 아니고 그냥 곁다리 정도로 생각되지만 후자의 소녀 귀신은 이 작품의 메인이다.

링의 사다코, 주온의 가야코처럼 극 전체를 지배하는 소녀 귀신으로, 자기 나름의 사연과 고유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의외인 게 홍콩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고어한 표현이 많이 나오는 것이다. 악덕 도사가 낙태아에게 주술을 거는 것부터 시작하여 소녀 악령이 여자의 배를 좌우로 가르고 머리부터 그 안으로 쏙 들어가는 거나, 악덕 도사의 몸을 뚫고 지나가면서 창자를 뽑아내 심장을 척출하는 것 등등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꽤 나온다.

뭐 일본이나 미국산 고어 영화처럼 피가 난자한 건 아니라서 고어 매니아한테는 좀 시시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홍콩 영화 치고는 잔인한 편이다.

이 작품의 공포 포인트는 소녀 귀신의 압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 자체가 소녀 귀신이 불쑥 나타나 등장 인물한테 얼굴을 들이밀 때 그 장면의 소리를 한번에 확 키우기 때문에 깜짝깜짝 놀랄 만한 장면이 몇 개 있다.

하지만 그렇게 등장 씬은 깜짝 놀랄 만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하늘을 붕붕 날아다닌다거나, 염력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봉인하는 등 초능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하나도 무섭지 않다. 이게 오히려 공포 요소를 절감시키는 것 같다.

결론은 평작. 소재는 뻔하지만 나름 연출에 신경을 쓴 듯한 홍콩산 호러 영화다. 어설픈 J호러 같다는 게 마이너스지만, 어쨌든 홍콩 영화인데 홍콩 영화스럽지 않은 전개가 기억에 남는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중간에 간호사가 볶음 국수 도시락을 먹다가 지렁이 환영을 보는 장면은, 우리 나라 공포 영화인 여곡성에 나오는 지렁이 국수가 생각났다.

또 본편 내용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장면이지만 소녀의 귀신이 벽에 거미처럼 달라붙어 이동하는 장면은 엑소시스트 3에서 정신병동에 할머니가 천장에 거미처럼 달라붙어 기어가는 그 장면을 연상시켰다.



덧글

  • 메리오트 2010/06/05 18:02 # 답글

    초능력 발휘부분이 좀 그렇군요. 그나저나 간호사 아버지가 악덕 도사라니(...) 설정이 꽤나 괴하군요.
    지렁이 국수하니 어릴적에 읽었던 전래동화중에 눈이 먼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가 돈이 없어서 보양식도 못해드리고 있다가 어디서 지렁이가 몸에 좋단 얘기를 듣고 국수라고 말하고 시어머니에게 드림->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없는 살림에 맛있는거 해준다고 돈벌러간 아들한테 자랑하려고 국수 몇가닥을 챙겨둠->아들이 돌아와서 보더니 "어머니 이건 지렁이에요!"해서 시어머니가 놀라서 눈을 뜨는(...) 괴한 작품이 있었죠. 어릴땐 이걸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읽었었는지..
  • 잠뿌리 2010/06/07 00:55 # 답글

    메리오트/ 시어머니가 눈을 뜬 뒤론 며느리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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