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Alice In Wonderland, 2010) 2010년 개봉 영화




2010년에 월트 디즈니에서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작품.

루이스 캐롤의 원작 동화이자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실사+3D 영화로 각색하여 만든 것이다.

내용은 어린 시절 이상한 나라에 다녀 온 기억을 까맣게 잊고 성장하여 19살이 된 앨리스가 또 다시 이상한 나라에 가게 됐는데 평화로웠던 예전과 달리 붉은 여왕이 하얀 여왕을 쫓아내고 나라를 정복하여 공포 정치를 펼치는 상황에서, 앨리스가 예언서에 적힌 보팔 검을 휘두르는 여전사로 재버워크를 물리치고 붉은 여왕의 폭정을 끝내고 이상한 나라에 행복의 날을 되찾아주는 사명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원작의 후속편이라기 보다는 아예 새롭게 각색하여 만들었다. 요즘 시대의 트렌드를 맞추기 위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탈을 쓴 용사물이 됐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앨리스가 잔다르크처럼 플레이트 메일을 입고 나와 방패와 보팔 검을 들고 악룡의 모습을 한 재버워크와 결전을 벌이는 게 클라이막스 전투 씬으로 나온다.

이 작품은 실사 와 3D가 적절히 섞여 있는데 팀 버튼과 디즈니가 만난 만큼 판타지물로서 괜찮은 비쥬얼을 보여주지만 같은 시기에 개봉된 아바타 때문에 묻혀 버렸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답게 그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조니 뎁이 꽤 비중 있는 인물인 모자 장수로 출현하여 대활약 하지만 사실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한 것 같다.

붉은 여왕의 폭정 아래서 조금 미치긴 했지만 용자 앨리스를 기다리며 행복의 날이 도래하길 꿈꾸는 인물이라 그런 것이다. 쉽게 말해 이런 장르에 있어 너무 흔하고 뻔한 캐릭터다.

주인공 앨리스 역시 그렇다. 심약한 소녀 앨리스가 마음에 안 드는 상대에게 청혼을 받아 위기에 처한 순간 이상한 나라로 모험을 떠났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온 뒤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씩씩하고 당당한 여성이 되어 모든 일을 적극적으로 처리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붉은 여왕의 부하이자 이 작품 최대의 적인 재버워크도 마찬가지다. 뭔가 굉장히 있어 보이게 등장하더니 뜬금없이 나의 숙적 보팔 검이여 드립치고 모처럼 크리스토퍼 리가 성우를 맡았지만 처음의 그 대사 이외에 말 한 마디 하지 못한 채 앨리스와 싸우다 보팔 검이란 이름에 담긴 뜻대로의 최후를 맞이한다.

그나마 극중 인물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한 캐릭터는 붉은 여왕 정도다.

붉은 여왕은 애정 결핍증이라는 뻔한 설정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큰 바위 얼굴이라는 독특한 외모와 거기에 따른 콤플렉스, 걸핏하면 목을 치라는 대사를 연발하는 못된 성격 등등 악역으로선 충실했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건질만한 캐릭터가 있다면 개인적으론 채샤 고양이를 꼽고 싶다. 연기와 같이 사라지고 나타나는 걸 반복하는 기묘한 움직임과 귀밑까지 찢어진 그 특유의 미소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결론은 평작. 팀 버튼 감독의 앨리스라 많은 기대를 했지만 오히려 너무 정상적(?)이라서 기대에 못 미친 작품인 것 같다.

새삼스럽지만 디즈니가 정말 대단한 게 천하의 팀 버튼조차 구시대적 동화의 한계에 가둬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디즈니가 팀 버튼의 상상력을 저해한 것 같다. 이 작품은 팀 버튼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니라 팀 버튼의 탈을 쓴 디즈니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덧글

  • 단페이 2010/05/17 23:23 # 답글

    저도 보는 내내 비쥬얼은 흠잡을 데가 별로 없는데 뭔가 팀버튼 답지않은 점이 보이더군요. 지나치게 뻔한 결말에..역시 등장인물들이 덜 미쳐서 재미가 반감된거 같습니다. 원래 같으면 모든 등장인물이 정신분열직전이어야 할텐데 말이죠.
  • 엘레봉 2010/05/18 00:19 # 답글

    기술이 하도 발전하다 보니 요샌 비쥬얼이 아무리 뛰어나도 별로 감흥이 안오게 됩니다. 디즈니 아동용이라는데 바늘로 눈알 찌르고 뽑는게 은근히 많아서 그것만 인상 깊었습니다.
    그외에는...엘리스 다리 노출이나 계속 눈여겨 봤던 것 같아요.-_-;
    이거 감독이 팀버튼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opiana 2010/05/18 03:10 # 삭제 답글

    전 포스터를 보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아니라 미치광이 거울 저편의 나라 엘리스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모자장수의 저 아름다운 메이크업을 보세요,저는 금방 오줌 지릴 것 같아요.ㅠㅠ)
    변화는 좋은데 아동영화라고 보기에는 거시기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성인판 아냐,라고 생각했지요.)
  • 시무언 2010/05/18 03:10 # 삭제 답글

    같은 반 중국인 여학우랑 봤는데 마지막에 앨리스가 홍콩으로 가는 장면보고 어이없었는지 웃더군요.

    그러면서 제국주의와 페미니즘에 대한 심도있는 얘기를 하더군요(...)

    개인적으론 이상한 나니아의 앨리스란 생각만 들었습니다. 아직도 마지막에 모자장수가 왜 그런 춤을 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 놀이왕 2010/05/18 09:43 # 답글

    찰리와 초콜렛 공장처럼 만들면 오히려 어린이들이 거부감을 느낄수있다는 생각 때문에 디즈니가 그렇게 만들게 된것이 아닌가 싶네요..(아직 못봤는데 나중에 DVD 나오면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팀 버튼이 캐리비안의 해적4 감독을 맡았는데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 키세츠 2010/05/18 12:09 # 답글

    이걸 3D로... 일인당 만원 넘게 주고 보고 나왔을땐
    이거 보자고 했던 와이프에게 잔뜩 투덜거려주었습니다.

    와이프도 몹시 미안해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 대해 평을 한 수시아님의 글을 높게 칩니다.
  • 데니스 2010/05/18 13:28 # 답글

    내용 자체는 알리스 인 언더월드를 배경으로 한게 아닐까요?
  • 안개나비 2010/05/18 14:25 # 삭제 답글

    앨리스......맥기스는 언제나 되어야 나올까요...

    으흐...맥기스..식칼~~
  • 메리오트 2010/05/18 16:24 # 답글

    팀버튼 느낌이 별로 안나서 좀 실망했었지요.
  • 시몬 2010/05/19 15:00 # 삭제 답글

    차라리 팀버튼에게 아메리칸맥기의 엘리스랑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했으면 훨씬 나았을텐데.
  • 잠뿌리 2010/05/20 16:03 # 답글

    단페이/ 등장 인물들이 너무나 정상이란 게 최대 문제였습니다.

    엘레봉/ 팀 버튼이 정신개조라도 당하고 나서 만든 모양입니다.

    opiana/ 아동 영화라 너무 실망스러웠지요.

    시무언/ 그 엔딩이 너무 뜬금없긴 했지요. 하필 홍콩에 가다니;

    놀이왕/ 팀 버튼의 캐러비안 해적 4면 완전 해양 판타지가 되겟네요.

    키세츠/ 3D로 보기엔 좀 메리트가 없는 작품이지요.

    데니스/ 개인적으론 오히려 나니아 연대기 앨리스판 같았습니다.

    안개나비/ 맥기의 앨리스도 실사 영화화 소식이 있었는데 아직까지 트레일러 한번 안나왔네요.

    메리오트/ 이 작품에 한해선 팀버튼한테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시몬/ 그쪽이 더 나을 수도 있지요. 크리스마스의 악몽이나 유령 신부 등도 만들었으니 음울한 분위기의 동화도 잘 만들텐데 이 작품은 좀 아니었습니다.
  • 블랙 2010/05/20 23:08 # 답글

    참 이상하게도 제대로 영상화 된적은 없으면서 설정과 등장인물은 많이 인용되는게 '거울 나라의 앨리스'죠.

    http://en.wikipedia.org/wiki/Alice_in_Wonderland_(1985_film)

    이 작품 아시는분이 계실까 모르겠네요?

    CBS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2부작 TV영화로 만든것입니다.

    명절 특집으로 KBS에서도 방영했던 작품이죠.

    얼마 안되는 원작에 충실한 영상화라 감상 가치는 높은 편 입니다. (Youtube에 전편이 올라와 있음)

    단점이라면 배우들의 분장이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든다는것과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각색이 좀 심하다는 것. (하지만 애초에 단독으로 영상화 된적이 거의 없다시피한 작품이라 없는것 보다는....)
  • 시몬 2010/05/21 02:11 # 삭제

    생각해보니 미스테리네요. 설정이나 세계관같은건 정말 눈에 밟힐정도로 많이 차용되는데 정작 오리지널이 영상화된적은 없어요.
  • 잠뿌리 2010/05/24 10:18 # 답글

    블랙/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확실히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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