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 헌터, 에이브러햄 링컨 서평




20009년에 [오만과 편견과 그리고 좀비]로 일약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의 신간. 올해 2010년에 나왔으며 미국 현지에서는 3월 경에 출시하여 베스트셀러가 됐고 우리 나라에는 두 달 뒤인 4월에 조윤 커뮤니케이션에서 번역 출간됐다.

내용은 뉴욕에서 떨어진 외딴 마을 라인벡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며 소설을 집필하던 주인공이 어느날 우연히 뱀파이어를 만나 미국 제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비밀 인기를 전해 받고 그에 대한 소설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링컨이 사실 뱀파이어 헌터로 당시 미국의 노예 제도가 뱀파이어와 관련이 있으며, 그 때문에 남북전쟁이 벌어졌다는 일종의 대체 역사물이다.

최근 들어 대체 역사물이 속속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독특한 측에 속하는 게 기존의 역사를 뱀파이어와 결합시켜 대체 역사로 재구성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미국의 역사상 가장 존경 받았던 대통령 중 하나였던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였다는 숨은 비밀에서 출발하여 그가 남긴 일기를 토대로 극 중의 소설로 재구성되는 메타픽션 요소도 곁들어져 있다.

링컨의 일기를 통해서 1인칭과 3인칭이 혼용되는 게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읽기 어렵지는 않았다. 1인칭의 장점인 자세한 심리 묘사를 통해 링컨의 감정을 표현하고 3인칭을 통해서 배경 및 역사적 사실을 쉽게 전달했다.

실제 미국의 역사를 링컨의 일기를 통해 서술하면서 뱀파이어를 적당히 섞어서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실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삽화와 소설적 창작에 근거한 삽화까지 반반씩 들어가 있다.

그 과정에서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로서 겪는 좌절과 고민도 들어가 있어 몰입도를 높여준다.

뱀파이어 헌터로서의 이야기는 약간 무협틱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뱀파이어를 쳐 잡던 링컨이 벌목으로 체력을 단련해 독학으로 싸우다 호되게 한 번 당한 후, 인생의 스승이자 친구라 할 수 있는 뱀파이어 헨리와 만나면서 그로부터 헌터로서의 전투 기술과 뱀파이어 지식을 전수 받고 위인과 헌터의 이중적인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뱀파이어 헌터가 주된 설정이다 보니 전투도 꽤 많이 나오지만 디테일한 묘사를 하기보단 간략하게 서술을 하기 때문에 액션적인 부분에 있어선 다소 미흡함이 느껴진다.

또 뱀파이어의 개념이 소설에 기초한 것이 아닌 관계로 헌터로서의 주요 무기가 벌목용 도끼라 약간 좀 투박한 것 같다. 중간에 석궁도 한 번 쏴주고 순교자란 이름을 붙인 대형 성냥개비(?)도 있지만 말이다.

뭐 그래도 극중 표현을 빌리자면 도끼를 깃털처럼 다루며 키가 크고 완력이 세서 그 일대에 레슬링으로 당해낼 자가 없다면서 거리의 불량배를 상대로 힘겨루기를 하고 초크 슬램을 날리는 장면 등을 보면 링컨의 파이터로서의 일면이 잘 나와 있어 흥미롭게 다가왔다.

과장이 아니라 진짜 극중에서 초크 슬램을 날렸다. 링컨의 키는 6피트 4인치, 약 193cm이라고 하니 진짜 프로 레슬러가 따로 없다.

개인적으로 본편 내용 중에서는 엔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대체 역사물이기에 가능한 엔딩이다.

출판의 자유가 억압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대체 역사물 퓨전을 쓰면 아마 고인 드립이라며 폭풍 까임을 당하고 책으로 나와도 잘못하면 불온서적으로 찍힐지도 모른다.

책 가격이 좀 쎈 편이지만 대신 두께가 무려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장점이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영화의 판권이 팔린 상태라 팀 버튼 감독과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합작으로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http://www.al-vh.com/



덧글

  • 발바로사 2010/05/17 11:04 # 삭제 답글

    애초에 링컨은 프로레슬러로도 한가락했고(뭐 전문적으로 그걸 한 것은 아니지만), 오두막에서 도끼들고 노는 것은 미국인들 머릿속에는 대놓고 박혀있을 것이고. 링컨 이미지로는 전형적이군요.
  • 헬몬트 2010/05/17 11:57 # 답글

    박정희가 농부(실제 배경)로서 쌀에 열중하여 농업강국으로 만들면
    박정희를 신으로 모시는 자들이 할복이라도 하고 가스통 던질 나라이니까요.

    이승만 국왕이 집권하는 가상 역사물도 그럴 듯
  • 시몬 2010/05/17 19:38 # 삭제

    음...이곳에서 정치적 논쟁을 할 생각은 없지만, 박정희에 비해서 이승만은 업적면에서 좀 많이 딸리지 않나요? 박정희가 무조건 잘났다는게 아니라 둘을 같은 범주에 놓는게 약간 어색해서...
  • 헬몬트 2010/05/20 22:37 #

    그런데...그들을 숭상시하는 뉴라이트는 둘 다 같은 위인급이니 국부급이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박정희가 그래도 이승만보단 좀 한 게 있습니다(비록 뜻은 안 좋아도)

    이승만은 정말 한 게 뭐 있던가요 ㅡ ㅡ. 친일파 옹호.종교적 편견 우월머저리(적어도 박정희는 종교적으로 관대한 편이었죠.이슬람 교 성원까지도 국내에 처음 만들었으니..기독교들 반발과 발악에도)

    그런데도 둘을 같은 레벨로 보고 우상시하는 이들이 자칭 극우보수라고 하니 휴...
  • 키세츠 2010/05/17 12:24 # 답글

    고인 드립이라기 보단, 링컨의 이미지 자체에 아주 잘 맞제 만들어져서 오히려 미국인들이 좋아했을런지도..?

    제가 읽었던 링컨의 일화등에만 해도 "낫, 큰키, 주먹질, 도끼" 등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 mithrandir 2010/05/17 15:52 # 답글

    같은 시리즈(?)로 나온 Sense and Sensibility and Sea Monsters (-_-;)도 궁금합니다.

    뱀파이어 헌터 링컨도 후속편(!)이 준비중이라더군요.
  • 시몬 2010/05/17 19:37 # 삭제 답글

    실제로 링컨은 힘이 장사였다죠. 설정만 봐도 영화로 나오면 재밌을거 같아요.
  • 잠본이 2010/05/17 21:36 #

    그리고 링컨역은 리암 니슨...(영화가 틀려!)
  • 잠본이 2010/05/17 21:36 # 답글

    벌목으로 체력단련...우허허허허 >_<
  • 시무언 2010/05/18 03:12 # 삭제 답글

    이외에 빅토리아 여왕이 좀비 잡는 소설도 있더군요(...) 오만과 편견과 좀비 이후 이런 소설이 계속 나오는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칭기즈 칸과 몽골군이 늑대인간이었다(몽골인들이 자신들을 푸른 늑대의 후예라고 했고 워낙 잔인했으니)라는 구상은 해본적 있지만 위 소설의 내용에 비하면 너무 부족하군요OTL
  • 놀이왕 2010/05/18 09:41 # 답글

    대체 역사 소설이 우리 나라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었군요.
  • 헬몬트 2010/05/20 22:37 #

    전세계적으로 넘쳐납니다.

    일본이야 2차대전에 지들이 이겨 전 아시아를 지배하고 나아가 세계지배권을 두고
    독일과 미래전쟁벌이는 줄거리도 여럿 되죠
  • 헬몬트 2010/05/20 22:38 #

    터키에서는 2000년초반에 5백만부 가까이 팔리는 대박을 이룬 소설이

    그리스와 유럽 다른 연합이 터키와 아시아로 쳐들어가 미래전쟁을 벌이는 것이었죠
  • 메리오트 2010/05/18 16:27 # 답글

    대체역사물은 나름의 재미가 있지요.
    그나저나 확실히 링컨은 이미지가..
  • 잠뿌리 2010/05/20 15:51 # 답글

    발바로사/ 벌목으로 개척하던 나라 답습니다.

    헬몬트/ 이승만은 아서스처럼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키세츠/ 우리 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mithrandir/ 후속편이 나오면 21세기 배경일 텐디 마틴 루터 킹 목사도 뱀파이어 헌터가 되겠군요.

    시몬/ 영화도 나름 기대됩니다.

    잠본이/ 본문 상에서 링컨이 벌목으로 체력 단련하고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다는 게 아예 삽화로 나오기까지 하지요.

    시무언/ 이 작품의 작가가 오만과 편견과 좀비도 썼지요.

    놀이왕/ 외국에도 꽤 나오는 모양입니다.

    메리오트/ 링컨 이미지가 좀 수더분했는데 여기선 완전 와일드한 마초 히어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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