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전설 헤포이 (1990) 일본 애니메이션




1990년에 나미키 마사토 감독이 만든 작품으로 총 50화로 종결됐다.

원제는 RPG전설 헤포이. 롤플레잉 전설 헤포이라고도 불렸고 제작사는 드래곤 퀘스트 ~용사 아벨 전설~을 만든 NAS다.

국내에서는 KBS에서 방영을 했고 번안된 제목이 태양의 기사 피코였다.

내용은 먼 옛날 판타지 랜드에서 거대 로봇인 캐슬이 성기신군과 광마신군으로 선과 악이 나뉘어 박터지게 싸우다 대륙을 황폐하게 만들자 보다 못한 헤포리스의 용사가 나서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 양쪽 캐슬 군단을 봉인하기에 이르렀는데, 수백 년이 지난 뒤 마왕 드라규네스가 악의 캐슬 군단인 광마신군을 부활시켜 수하로 넣고 세계 정복을 꿈꾸는 와중에 봉제 인형 헤포이가 용사의 검을 뽑아 들고 동료들과 함께 성기신군을 부활시키는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사실 이 작품은 줄거리대로라면 성기신군과 광마신군이 다 부활하여 박터지게 싸워야 하는데. 마왕 드라큐네스가 부활시켰다는 광마신군은 다크 캐슬을 비롯하여 초반에 조금 나오다 말고, 오히려 성기신군에 속한 캐슬이 마왕에게 세뇌되어 적으로 나오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캐슬 군단 대립 구도가 빛을 보지 못했다.

캐릭터의 구도도 좀 애매한 구석이 있는데. 주인공 헤포이는 헤포이 용사가 입던 망토를 펄 할아범이 수선하여 봉제 인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헤포리스의 힘을 가진 용사가 되어 종극에 이르러 헤포리스 마스터가 된다.

그런데 헤포이의 동료인 류토는 드라고니아의 왕자로, 왕국이 전란에 휩싸여 혼자 도망쳤다가 갖은 고생을 다한 후 다시 돌아와 헤포이와 친구가 되어, 이후 파사의 검을 얻어 타락한 천사의 검을 가진 악당 미카엘 폰 라파엘 가브리엘 3세와 라이벌이 되어 대립한다.

이게 왜 애매한 구석이 있냐면 용사물이 주인공 원톱이 아니라 용사와 왕자라는 준 용사틱한 캐릭터가 한 팀이 되니 비중이 부산되서 그렇다.

보통은 왕자가 용사가 된다는 루트를 타는 게 기본적인데.. 용사와 왕자를 따로 구분해 놨고 헤포이의 라이벌은 마왕 드라큐네스. 류토의 라이벌은 미카엘로 딱 잡아버리니 에피소드에 따라 캐릭터의 활약이나 비중이 극단적으로 나뉘기 때문에 구성이 좀 산만하다.

즉 류토가 미카엘과 대립각을 세우며 한창 싸울 때는 헤포이가 공기 주인공이 되고, 반대로 헤포이가 드라큐네스랑 싸우거나 수련 과정에서 천재성을 발휘하면 류토가 병풍화 된다는 것이다.

메인 파티는 헤포이, 류토, 미야, 분자에몽인데.. 스토리 진행은 헤포이 류토의 투톱 진행이고 다른 두 팀원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좀 떨어지는 편이다.

미야는 고양이 요정으로 초반에는 헤포이 용사의 종자 출신이기에, 헤포리스의 힘을 감지할 수 있는 탐지기 역할을 했지만 그 이후에는 별 다른 비중도 활약도 없이 사실 상 파티에 짐만 되는 히로인이 되어버렸고, 분자에몽은 수전노에 개인주의적이지만 개그를 전담하고 있으며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는 약방의 감초 캐릭터라 사실 상 큰 활약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어쨌든 둘 다 같은 파티 멤버로서 비롯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해도 함께 울고 웃으며 기나긴 모험을 함께 하니 나름 정은 간다.

스토리의 핵심적인 설정도 분기의 편차가 너무 크다.

1화부터 5화까지는 캐슬은 전혀 안 나오고 마왕 드라큐네스의 부하인 수인들이 적으로 나와 그들을 쓰러트리면 본래 동물 형태로 돌아가는 방식의 일반적인 배틀물로 진행 되다가, 5화에서 드래곤 캐슬이 깨어난 뒤로 6화부터는 캐슬이 전면에 나서서 아예 캐슬의 힘이 파트너의 힘과 비례한다는 설정까지 나온다.

그러다 33화에서는 드래곤 캐슬이 다크 캐슬에게 패배하고 헤포이 또한 마왕 드라규네스한테 패한 뒤 얼음에 갇혀 있다가. 3년 후의 미래에 깨어났는데 그게 완전 현시창이 따로 없어서.. 마왕 드라규네스가 판타지 랜드를 지배하기 이전인 3년 전으로 시간 이동을 해서 그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또 스토리가 크게 달라진다.

시간 여행 이후의 스토리는 캐슬이 좀 병풍화되고 용사 쪽에 다시 포인트가 맞춰져 헤포이와 류토가 은거 중인 스승을 만나 헤포리스의 힘을 수련 받아 싸우게 된다. (이건 완전 스타워즈의 제다이, 포스의 힘 같았다)

제목은 RPG 전설인데 용사와 봉인, 성, 거인이란 걸 제외하면 RPG다움과 좀 거리가 멀긴 하다. 그 흔한 마법 한 번 나오지 않는다.

RPG 개념의 판타지보다는 오히려 오리지날 판타지에 가깝다. 이미 메인 파티의 종족 구성만 봐도 인간은 분자에몽 하나 뿐이고 헤포이는 봉제 인형, 미야는 고양이 요정, 류토는 용의 꼬리가 달린 반용인이다.

기본적으로 근접전과 로봇이나 그 비스무리하게 생긴 놈들이 서로 광선을 쏘아대며 싸울 뿐이다. 그래도 캐슬 군단은 나름 멋지게 나오는데 BGM 중에 웅장한 음악이 몇 개 있어서 분위기를 업시켜 준다.

또 인간 사이즈인 헤포이 일행과 달리 캐슬끼리 싸울 때는 상당히 스케일이 커져서 슈퍼 로봇물을 방불케 한다.

캐슬이 생긴 것만 보면 사실 코 없는 SD 건담을 자이언트 사이즈로 키워 놓은 것 정도지만 BGM이 받쳐주니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진짜 카리스마가 넘친다.

이 작품의 BGM은 드래곤 퀘스트 ~용사 아벨 전설~의 음악을 만든 스기야마 코이치가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마왕 드라규네스의 여동생인 시스터 케이토다. 케이토 자체야 도도한 소녀니 성격이나 외모가 그리 신선할 건 없지만 미카엘을 좋아하며 나중에 개심하여 그와 결혼에 성공. 에필로그에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으며 류토의 국왕 취임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드라고니아로 가는 장면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이런 작품에서는 참 드물게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악당 커플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평작. 몇몇 에피소드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화수가 너무 많은 데다 스토리 구성이 산만해서 몰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극 추천하기는 좀 그렇다.

당최 용사물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거대 로봇물을 하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다.

거기다 대상 연령층도 너무 낮아서 지금 나이 든 사람이 볼 때 재미가 좀 떨어질 수도 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본래 메가드라이브로 게임화되기로 했지만 어느 순간 기획이 무산되어 릴리즈화되지 못했다고 한다. 또 코믹스판이 기획되어 단행본으로 나왔지만 미완결로 끝났다.

애니메이션판은 2007년에 팬들의 열망에 의해 DVD로 다시 나온 반면 다른 쪽의 멀티 컨텐츠는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채 사라진 것이다.



덧글

  • 쿠라사다 2010/04/29 18:22 # 답글

    아직도 잊지 못하는 설정이 봉제인형인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주인공을 만들 때
    [태양의 힘]을 쏟아가면서 만들었다고 알려주던데 정작 회상장면은 열심히 바느질
    하는 모습..... 바느질 한땀 한땀에 태양의 힘이 깃들어 있던 걸까요? ;;
  • 2010/04/29 18:4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Nine One 2010/04/29 19:29 # 답글

    정작 힘들게 구한 공주는 힘을 봉인해 상대편 케슬까지 봉인해버리고 석화....
  • 아프란시샤아 2010/04/29 20:32 # 답글

    정말 BGM이 진국인 작품이지요...
  • 시몬 2010/04/30 04:27 # 삭제 답글

    용사의 옷으로 인형을 만들면 용사가 된다...그럼 예수님이 돌아가실때 쓴 수의가 일이백년후엔 지구를 구원할지도 모르겠다. 으...
  • 참지네 2010/04/30 07:59 # 답글

    저도 뜨금없는 것이 갑자기 미래에서 과거가는 이야기가 너무 확 일찍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역시 제가 생각하는 주인공은 류트와 저 고양이 소녀지요.
  • 메리오트 2010/04/30 16:07 # 답글

    예전에 친구랑 이 작품 회상을 하면서 츤데레 청동거인 어쩌구하는 뻘한 대화를 한적이 있었죠. 어릴적에 꽤 재밌게 본 작품입니다.(지금 보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미야는 수인형 캐러 좋아하시는분들한테는 꽤 인기가 있는 캐릭터죠. 시스터 케이토는 꽤 좋아했었습니다. 저런 결말을 맞는다는 것도 꽤 신선했구요.
  • 잠뿌리 2010/05/03 12:26 # 답글

    비공개/ 확실히 국내판 성우는 류토의 바뀐 성우가 좀 이질감이 느껴지긴 했는데 성우가 완전 바뀐 건 원작도 같고, 3년 후의 미래라고는 하지만 류토 자체가 중딩에서 성인으로 급성장해서 어쩔 수 없었지요.

    Nine One/ 그런게 좀 아쉽지요.

    아프란시샤아/ 특히 캐슬 등장이나 전투 직전의 BGM이 좋았습니다.

    시몬/ 옷에는 참 신비한 힘이 깃든 것 같습니다.

    참지네/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간 뒤에는 헤포이보다 류토가 더 주인공 같이 나오긴 하지요.

    메리오트/ 미야랑 케이토가 나름 괜찮았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863573
3069
9724144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