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 트라비아 북 Vol.2 - 도해 크툴루 신화 서평




AK 트라비아에서 발행하고 있는 도해 도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도해 크툴루 신화는 문자 그대로 크툴루 신화에 대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러브 크래프트에 나오는 고대의 존재와 외우주의 신, 기기괴괴한 크리쳐가 충실한 텍스트와 간단한 삽화로 기록되어 있고 각 이형의 존재들과 어떤 관계인지 도표로 자세히 나와 있다.

국내에서 크툴루 신화에 대한 정보는 텍스트로만 웹에 떠돌기 때문에 각 존재들의 삽화가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 메리트가 있다.

사실 크툴루 신화는 러브 크래프트 사후에 그의 제자와 친구들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그래서 정작 러브 크래프트 본인의 글에서는 크툴루 신화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차용되지는 않았다. 그것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도 많다. 때문에 기존에 발매된 러브 크래프트 전집만 보고서는 크툴루 신화에 대해 논할 수가 없다.

크툴루 신화에 파고들고 또 그것을 논하기 위해서 꼭 읽어봐야 할 책 같다.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다만 크툴루 신화와 관계가 없는데 약간의 유사성이 보이는 걸 텍스트 정보화시켜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정론이 아닌 만큼 적절한 필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동생 하나가 언어 덕후에 학원 외국어 강사를 하고 있는데 캐나다에서 귀국할 때 한국에 가져 온 책 중 하나가 러브 크래프트 소설 원서인 만큼 크툴루 신화를 잘 알고 있는 친구라서 이 책을 보고 친구라 조지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와 알레스타 크로울리의 법의 서가 왜 크툴루 도감에 언급이 되는지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아마도 정통 러브 크래프트 팬에게 있어선 눈에 걸리는 게 약간 있는 모양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일본 사람에 의해 엮인 책인 만큼 일본 신화나 혹은 유적 내지는 민간 신앙 중에서 러브 크래프트 신화에 나올 법한. 혹은 신화의 어디가 유사하다는 말 한 마디만으로 텍스트화되어 보편에 수록되어 있다.

예를 들면 데이곤 설명 항목에서 일본의 한 어촌 마을에서 다곤 님 숭배 사상이 있다던가, 일본의 에치젠 지역에서 인스머스와 비견되는 곳이 있고. 일본 전통 신앙의 종교 중에 하스터를 모시는 곳이 있다는 설도 있다 라는 카더라 통신의 정보 같은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러브 크래프트 골수 팬들 사이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사실 이 책이 입문서고 러브 크래프트와 관련된 정보를 전부 모아서 엮은 것이란 걸 감안하면. 이쪽 계열에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 본다고 가정할 때 비교적 친절한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추천작. 러브 크래프트에 관심이 많았지만 크툴루 신화의 어디부터 파고들어야 할지 몰라 지금까지 접근을 하지 못했던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여담이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허버트 웨스트가 빠져 있다는 거. 물론 허버트 웨스트가 출현한 단편은 러브 크래프트가 집필했지만 크툴루 신화와 전혀 관계가 없지만 말이다.

덧붙여 좀 의외의 캐스팅이었던 건 도감의 인물 탐구란에 어둠 속에 나홀로의 에드워드 칸비가 등재되어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어둠 속에 나홀로 1 한글판을 클리어하고 플레이 일지를 작성해 올린 적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놓친 것이겠지만 어둠 속에 나홀로의 주요 설정에 크툴루 신화로 이루어져 있다.

추가로 이 책에서 일본 토착 신앙이나 신화에 카더라 통신으로 하스터 같은 신을 섬겼다느니, 데이곤 같은 신을 다곤님이라고 부르며 숭배했다느니 은근슬쩍 자국의 신화에 끼워 맞췄는데 우리 나라는 그렇게 할 만한 게 전혀 없어서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뭐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어 해산물에 강한 곳으로 산낙지도 날로 씹어 먹는 용력이 발휘되는 곳이니 크툴루 신화와 연관이 있을 수 없는 것 같다.

러브 크래프트가 한국에서 산낙지 생으로 씹어 먹는 걸 생전에 봤으면 크툴루의 머리가 문어 모양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 지자쓰! 꼬레안 프릭크! 이랬을지도..)



덧글

  • 참지네 2010/04/25 21:42 # 답글

    오오,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군요.
    구입목록에 끼어놓도록 하겠습니다.
  • 잠본이 2010/04/25 21:47 # 답글

    쿠툴루도 놀라 도망친 반도인의 저력! (두두둥)
  • 형이다 2010/04/25 23:02 # 삭제 답글

    일본판은 표지그림이 저렇게 구리진 않았는데 ㅡㅡ;;
  • 오르프네 2010/04/25 23:07 # 답글

    오오...이런 책이. 사 봐야 겠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反영웅 2010/04/26 00:04 # 답글

    역시 한민족은 전투민족'ㅅ';;;
  • 떼시스 2010/04/26 02:14 # 삭제 답글

    표지그림이 옛날 b급 괴수영화분위기가 나는군요.
  • 시몬 2010/04/26 02:53 # 삭제 답글

    러브크래프트는 해산물 특히 연체동물에 상당히 혐오감을 갖고 있었던거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낙지나 조개를 생으로 먹는걸 봤으면 기겁을 했을지도...
  • 북두의사나이 2010/04/26 09:10 # 답글

    황금가지는 원래 소설에서도 마술서 중 하나로 언급된 걸로 기억합니다.
  • 2010/04/27 02: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aga 2010/04/27 05:48 # 답글

    '카더라 통신'이 아니라 '카더라처럼 보이는 가공의 설정'이라고 봐야겠지요.
    크툴후 신화는 지금도 확장되고 있는 세계관이기 때문에 굳이 일본이 아니라 그 어느 나라더라도 자유롭게 설정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일본의 크툴후 팬들이 만드는 세계관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말마따나 용궁의 왕인 쿠즈류묘진(九頭龍明神)과 크툴후를 연결짓는 건 일본 아니면 안 나오겠죠).
  • 시몬 2010/04/27 19:14 # 삭제

    아예 톨킨처럼 원작자가 직접 세계관을 확실하게 다져놓았음 좋았을걸 말입니다.(사실 톨킨도 자기 아들대에 이르러서 완전히 정립된 거지만요) 하나의 세계관을 토대로 여러가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건 좋지만, 세계관자체에 변화가 생기면 나중엔 서로 부딪히는 부분도 있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도 있게 마련이거든요.
  • 2010/04/27 15: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메리오트 2010/04/28 02:37 # 답글

    살까말까 생각중인 책중 하나군요. 듣기론 무려 모리아티 교수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던데...
  • 잠뿌리 2010/04/29 11:28 # 답글

    참지네/ 재미있는 책입니다.

    잠본이/ 반도인은 크툴루 신화조차 두려워하지 않지요.

    형이다/ 일본판 표지는 아직 안 봐서 잘 모르겠네요.

    오르프네/ 구입 권유할 만한 책입니다.

    反영웅/ 한민족은 무려 1000번에 걸친 외세의 침략을 막아낸 저력도 가지고 있지요.

    떼시스/ 본래 컨셉에 맞는 것 같습니다.

    시몬/ 우리 나라는 참 해산물에 강한 것 같습니다.

    븍두의사나이/ 마술서이긴 하지만 사실 크툴루 신화와 전혀 관계가 없지요.

    비공개/ 네. 올렸습니다.

    Saga/ 도감 본편에서 쿠즈류와 크툴루를 연관지은 건 진짜 생뚱 맞긴 했습니다.

    비공개/ 그런 류의 설화가 세계적으로 많이 존재하고 있지요.

    메리오트/ 콜 오브 크툴후 게임 룰에 나온 모리아티 교수의 설정을 인용했지요.
  • ㅁㄴㅇㄹ 2010/05/12 21:29 # 삭제 답글

    데이곤 같은 신을 다곤님이라고 부르며 숭배했다느니

    데이곤을 다곤이라고 부르는건 굳이 일본에만 국한된게 아니라, 다곤이라는 발음도 있어요
  • 잠뿌리 2010/05/13 00:34 # 답글

    ㅁㄴㅇㄹ/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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