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호라이즌 (Event Horizon, 1997) SF 영화




1997년에 폴 W.S 앤더슨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2040년 미래에 광속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주를 탐사하다 못해 차원의 문을 열어 공간 이동도 가능한 이벤트 호라이즌 호가 첫 비행 때 해왕성의 궤도에서 실종된 뒤 7년의 시간이 지난 후, 실종된 줄 알았던 이벤트 호라이즌 호에서 수수께끼의 구조 신호가 와서 2047년에 미 우주국에서 파견한 루이스 앤 클락호가 해왕성의 궤도에 가서 이벤트 호라이즌 호를 발견. 수색 작업을 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차원과 차원 사이에 구멍을 뚫어 블랙홀을 만든 뒤 그곳을 통해 다른 차원으로 공간 이동을 했는데 거기가 바로 악으로 가득 찬 혼돈의 세계. 지옥이라서 해왕성으로 다시 돌아 온 이벤트 호라이즌 호는 우주선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명체가 되고, 함선에 들어 온 사람들에게 소중한 사람 혹은 과거의 은밀한 비밀에 대한 환영을 보여주어 점점 미치게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주요 공포 포인트는 함선의 밀폐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과 갖가지 환영, 그리고 그 안에서 미쳐가는 인간들의 이야기다.

어둠이 인간의 죄의식을 파고들어 환영을 보게끔 하고 미쳐 죽게 하는 게 꽤 무섭게 다가온다.

하지만 아쉽게도 환영에 관한 소재는 일부 캐릭터에 국한되어 있는 것 뿐이고 전체 인물 중 절반 이상이 환영을 전혀 보지 않고 별로 하는 일도 없이 끔살당하는 것이다.

때문에 소재만 보면 충분히 심리적인 공포를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로 고어에 의존한 비쥬얼적인 공포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 작품의 고어함은 강도가 제법 높은데 혹자가 말하길 헬레이져 우주판 같다는 평가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수술대 위로 강제로 올라가 메스로 갈리는 씬이라던가, 악령화 된 우주선에 의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희생자들의 혼이 지옥에서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는 환영 등은 확실히 헬레이져 풍이다.

이벤트 호라이즌 호에서 입수한 항해 기록에서 화면에 피와 살이 튀며 비명이 끊이지 않는 지옥같은 광경이 펼쳐지고, 구조 신호로 온 정체불명의 괴음과 비명 소리 속에 라틴어가 녹음되어 있어 그걸 해석하면 악마적 메시지가 들리며 종극에 이르러 악에 사로잡혀 각성한 인물이 스스로 자기는 악마라면서 초자연적인 힘을 발휘하는데 어쩐지 그건 번짓수를 잘못 찾은 것 같다.

새삼스럽지만 SF 호러에 오컬트는 정말 안 어울리는 조합이란 걸 깨달았다.

이러한 노선 변경과 무리한 장르의 조합 때문에 명작이 될 수 있을 법한 작품이 평작이 된 것 같다.

그래도 결론은 추천! 전형적인 용두사미격인 작품이지만 SF 호러 중에서 참 드문 스타일의 작품이다. 와계인이나 사이보그 하나 나오지 않지만 우주선 자체를 악령화시킨 소재가 아주 독특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우주선 이름인 루이스 앤 클락의 이름은 슈퍼맨과 그의 연인 이름을 따온 것이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주인공격인 캡틴 밀러 역을 맡은 배우는 매트릭스의 모피어스로 유명한 로렌스 피쉬먼, 악역 닥터 윌리엄 웨어 역을 맡은 건 샘 닐이다.

추가로 이 작품은 EA의 히트작 데드 스페이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주선 내부의 풍경이나 분위기, 그리고 중력 기구의 디자인과 강압실 등등 데드 스페이스의 배경은 이 작품에서 많이 따왔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의 감독 폴 W.S 앤더슨은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레지던트 이블, 데스 레이스 2008, 모탈 컴뱃 등을 감독하고, DOA(데드 오어 얼라이브) 실사 영화판, 팬도럼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덧글

  • hansang 2010/04/08 15:48 # 답글

    이벤트 호라이즌호가 십자가 모양으로 생긴 등 비쥬얼 적으로도 괜찮았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에 삼천포로 빠지기는 했지만 블랙홀 속에 지옥이 있다... 같은 설정도 좋았고요. 말씀하신대로 걸작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정말 아까운 작품입니다.
  • kisnelis 2010/04/08 16:20 # 답글

    조지RR마틴의 나이트 플라이어(국내출판된 토탈호러2에 수록)의 영향도 받지 않았을까 싶네요. sf호러와 오컬트의 조합이 안 어울린다기보다는 영화의 완성도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 가이우스 2010/04/08 17:27 # 답글

    저도 우연히 보게되었는데 처음에 재밌게 보다가 갈수록 아쉬웠던 걸로 기억하는 영화로 기억합니다.
    조금만 더 잘 했으면 해서 더 아쉽다고 할까요
  • 알렉세이 2010/04/08 18:26 # 답글

    최근 데이브레이커에서도 다시 느끼지만 샘 닐은 은근 악당역에도 잘 어울리는듯 합니다.=ㅅ=

    특히 양 눈에서 피 흘리면서..으엌 그건 정말 꿈에 나올뻔..
  • 허진영 2010/04/08 18:26 # 답글

    제게는 충분히 걸작이었습니다 ㅎㅎㅎ 지인들에게 추천할때는 꼭 무삭제 감독판을 보라고 추천하지요. ㅎㅎ
  • 애쉬블레스 2010/04/08 19:46 # 답글

    본문에 잘못된 내용이 하나 있어서... 구조선 'Lewis & Clark'호는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명령에 따라 1804년부터 1806년까지 역사적인 미국 서부 탐사 활동을 벌인 탐험가 메리웨더 루이스(Meriwether Lewis)와 윌리엄 클라크(William Clark) 두 사람의 이름에서 따 온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평론가들에게 많이 까였는데, 요즘에는 나름 컬트무비가 되었다죠?
  • 유나네꼬 2010/04/08 19:56 # 답글

    매드니스와 더불어 90년대 후반에 나온 컬트계 영화중에 개인적 베스트 입니다. 비디오 테이프 사놓고 열심히 돌려봤지요.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팬도럼의 제작에도 참여했군요;;; 어쩐지 팬도럼을 보면서 이벤트 호라이즌의 향기[?]를 느끼긴 했어요. ^^;; 뭐 팬도럼도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 헬몬트 2010/04/08 20:47 # 답글

    더더욱 안타까운 건 이건 지옥 씬이 더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1997년 당시 너무나도 잔혹해서 등급 문제에 부딪치면서 삭제.편집된 필름이 남아있지 않아서 앤더슨 감독을 안타깝게 했다는군요.
  • Gejo 2010/04/08 21:05 # 답글

    덕분에 데드 스페이스가 나와서 다행 입니다.
  • pipboy2k 2010/04/08 21:40 # 답글

    데드스페이스는 호러 SF물의 완성판이라고 불러줄만 하지요 정말. 저도 데드스페이스 하면서 이 영화가 떠올라서 흥미로웠습니다. 데드스페이스에 약간 가미되어있던 오컬트'스러운' 요소들도 이 영화를 떠오르게 했죠.
  • 카바론 2010/04/08 22:06 # 삭제 답글

    당시 시놉시스도 보잖코 그저 sf겠거니 하여 관람했다 호러라서 "이런 쉬폴;;" 하며 깜놀했던 기억이 남.
  • 참지네 2010/04/09 00:43 # 답글

    제가 보는 이 호러의 극미는 박사가 눈을 봉합하고 전신을 난자한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끝마무리에서 공포는 낙인되어서 지워지지 않는 듯한 내용을 보여주는 환상 부분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심리적인 공포가 상당하더군요(이거 봤을 때가 고등학교 때였는데 심야에 더빙으로 나오는 그 말투가 소름끼쳐서 꿈에서 나올 정도였습니다.)
  • 시몬 2010/04/09 16:37 # 삭제 답글

    윗분이 잠깐 말했지만, 원래 샘닐은 악역전문배우입니다. 쥬라기공원은 몇 안되는 선역으로 나온 작품이죠
  • 메리오트 2010/04/09 21:44 # 답글

    헬레이저 우주판이라(...) 그래도 꽤 괜찮은 작품이었지요. 완성도가 약간 아쉽지만...
  • 바다늑대 2010/04/09 22:08 # 답글

    으 이거 마지막에 생존자들 구출된 줄 알았는데 자동으로 스르륵 문이 닫히잖아요...
    그장면 생각하면 아직도 손발이 오글오글...
  • 시몬 2010/04/11 10:26 # 삭제

    흠 전 마지막에 문닫히는 장면은 별 의미없이 봤는데, '자동'이라는 걸 다른 의미로 생각하면 정말 소름끼치네요. 그래도 선장덕에 차원이동기의 영향을 안 받게 되었으니 큰 위험은 없을거 같은데.
  • 시무언 2010/04/11 11:16 # 삭제 답글

    전 쥬라기 공원으로 샘 닐을 알게되서 그가 이런 작품에 나왔다는것에 놀라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 떼시스 2010/04/11 16:54 # 삭제 답글

    첨에 sf영환줄 알고 봤는데 호러영화여서 더 재미있게 봤었었죠.
  • 뷰너맨 2010/04/12 08:30 # 답글

    아. 꽤나 재밌었지만, 그렇게까지 떙기지 않다가 훗 날

    게임 "데드 스페이스" 가 이 영화에 약간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기도 합니다.

    (사실 시간도 꽤나 흐른데다 여러가지로 데드 스페이스는 특징이 다릅니다만, 우주공간속에서 생존을 위해 엄청난 도전과 모험을 하여 간신히 살아남는 공포를 그려내는 점 정도만 비슷한 맥락이니)


    인상적인것은 지옥이 현실과 겹쳐졌을 때의 이러한 묘사가 주는 극적인 재미였지요.-~-.
  • 잠뿌리 2010/04/13 02:14 # 답글

    hansang/ 여러가지로 아까운 작품입니다. 마지막에 엇나가서 전형적인 용두사미가 됐지요.

    kisnelis/ 확실히 완성도가 떨어져서 그런 걸수도 있겠네요.

    가이우스/ 막판에 가서 힘이 너무 떨어진 모양입니다.

    알렉세이/ 샘 닐은 본래 악역에 제격이지요. 오멘 3에 데미안 어른 버젼으로 나올 때가 참..

    허진영/ 무삭제 감독판도 나왔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애쉬블레스/ 아, 본래 루이스 앤 클락에 그런 뜻이 있었군요. 전 슈퍼맨의 그 이름인 줄 알았습니다 ㅎㅎ; 이 작품은 지금 관점에서 보면 컬트로 볼 수도 있겠네요.

    유나네꼬/ 전 팬도럼은 별로였지만 매드니스는 정말 무섭게 봤지요. 카펜터 감독의 묵시록 3부작 중에 가장 무서웠습니다. (다른 두 작품이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와 더 씽이지요)

    헬몬트/ 시대를 잘못 타고난 모양이네요. 지금 시대에 나왔으면 다 나올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Gejo/ 데드 스페이스 같은 걸출한 작품이 나올 수 있게 된 것도 이 작품 덕이지요.

    pipboy2k/ 데드 스페이스에서 사람이 소중한 사람의 환영을 보는 건 이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거지요. 여기선 사실 소중한 사람의 환영을 보기 보단, 그 사람이 숨기고 싶어하는 과거와 마음 속 어둠에 침투해서 환영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말입니다.

    카바론/ 진짜 깜짝 놀랄 만 하지요.

    참지네/ 이 작품이 나중에 비쥬얼적인 호러로 노선을 변경하지 않고 심리적인 공포로 끝까지 밀고 나갔으면 진짜 괜찮았을 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시몬/ 샘 닐은 오멘 3에 나왔을 때가 악역으로서의 포스가 극강이었지요.

    메리오트/ 완성도가 좀 아쉽긴 합니다. 조금만 더 잘 만들었으면 좋았을거에요.

    바다늑대/ 그건 연출에 일부분인 것 같고 실제론 생존자 둘은 무사히 구조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무언/ 전 샘 닐을 영화 오멘 3를 보고 처음 알아서 악당역에 제격이라 생각했었지요.

    떼시스/ SF로 알고 봤다가 호러인 걸 중간에 알면 놀랄 수도 있겠네요.

    뷰너맨/ 이 작품에 나오는 지옥이 고어와 고통/고문을 동반하는 걸 비쥬얼로 표현하는데 있어 헬레이져와 비슷하기도 하지요. 그러고 보면 막판 악마로 각성한 위어 박사의 모습이 대머리에 얼굴과 몸에 칼로 난자당한 자국이 있는 것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핀헤드의 머리에 가시만 안 박힌 풍인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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