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애니메이터: 소설 VS 영화 속의 허버트 웨스트 러브 크래프트 원작 영화




최근 황금가지에서 나온 러브 크래프트 전집 완역본 1,2권을 구입해서 봤다.

1,2권을 다 본 건 아니고 그 중 가장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단편 리 애니메이터를 먼저 다 읽었다.

난 리 애니메이터의 원작 소설보다 영화를 먼저 접했다.

영화 1~3편을 다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을 접하게 된 거라 관심이 많았던 것다.

어쨌든 원작 소설을 읽고 느낀 점이라면, 닥터 허버트 웨스트는 스튜어트 고든에 의해 완성되었다는 사실이다.

러브 크래프트의 원작에서도 물론 허버트 웨스트는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나오지만,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위협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두려워하는 등 약간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

그러나 영화 속의 허버트 웨스트는 다르다.

스튜어트 고든이 만들고 제프리 콤즈가 연기한 허버트 웨스트는 그야말로 완전무결한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나온다.

원작과 달리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연구에 몰두한다. 연구에 방해가 되면 살인도 서슴치 않지만, 소생 시약을 맞고 되살아난 좀비들을 마주하면서도 결코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맞서는 간지 가이다.

원작에서 자신이 되살린 망자 중 유일하게 이성을 가진 에릭 몰랜드 크램펠리 대령과 망자들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종말을 맞이한 걸 생각해 보면 전혀 다른 캐릭터인 것 같다.

원작의 결말에서 허버트 웨스트는 자신이 소생시킨 망자들에 의해 결국 갈가리 찢겨 죽는데 영화에서는 다르다.

망자들의 습격을 몇 번이나 받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편에 멀쩡히 살아서 등장하는 저력을 자랑한다.

그가 지나간 곳은 언제나 생지옥으로 변하고 희생자가 속출하지만, 오직 그 혼자 멀쩡히 살아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실험을 하고 시약을 챙기며 유유히 그 자리를 빠져나가 다음 행선지로 옮긴다. 시리즈 1~3편까지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비명 한번 지르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영화 속 웨스트 박사의 가장 큰 무기인 것 같다.

원작 소설은 총 6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영화 리 애니메이터는 1편과 2편이 원작을 적절히 나눠서 만든 것 같다.

본 내용은 사실 오리지날에 가깝고 배경만 원작과 비슷한데 1편의 미스캐토닉 대학 병원은 원작에서 16년 전의 이야기, 2편의 웨스트 저택과 지하의 고묘, 실험실 등은 원작에서 6년 전에 웨스트 박사가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 마지막 에피소드와 같다.

P.S1:
지금 현재는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로 국내에 잘 알려진 다이지로 모로호시의 재괴지이 중에서 구도왕이란 에피소드가 있는데.. 구도왕의 결말이 이 리 애니메이터의 원작에 영감을 받은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주술의 실패로 인해 도망친 무언가가 나중에 다시 주인공을 만나 복수하는 것과 소생 시약을 주입 받아 되살아난 망자가 종적을 감췄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와 복수하려는 것이 비슷하다.

재괴지이는 중국 기담/민담을 베이스로 한 만화지만, 시오리와 시미코를 보면 알 수 있듯 다이지로 모로호시도 상당히 러브 크래프트 팬이라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다.
(시오리와 시미코에 나오는 소설가 단 선생의 아내는 외우주에서 사신이고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 이름은 쿠루트다)

P.S2:
http://i.newsarama.com/images/HackSlash17-1.jpg
http://www.reviewbusters.net/images/book/chronicles_of_dr_herbert_west_1.jpg
http://www.horror-movies.ca/AdvHTML_Upload/HS_15_covA.jpg

위의 링크에 나오는 그림들은 허버트 웨스트 박사가 출현하는 코믹스 표지들이다.
뭔가 코믹스로 가니 은근히 근육이 붙은 것 같은데 과연 만화 속에서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덧글

  • 참지네 2010/03/10 23:47 #

    개인적으로도 맘에 드는 인물이더군요.
    저도 소설판을 봤는데, 영화하고는 다르더군요. 뭐, 그래도 영화 쪽이 여전히 제 마음의 우상입니다.
  • RSNA 2010/03/11 01:39 #

    그러고 보니 다이지로 모로호시 구도왕이 그런 분위기였군요. 새삼 초중생 시절 재괴지이 기억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시몬 2010/03/11 08:01 # 삭제

    허버트웨스트는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재앙덩어리라고 할수 있죠. 도덕성이나 인간성이 결여된 천재가 얼마나 무서운건지 보여주는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무언 2010/03/11 08:50 # 삭제

    허버트 웨스트하면 역시 영화판이지요.
  • Gejo 2010/03/11 10:34 #

    좀비오가 생각납니다.
  • 떼시스 2010/03/11 11:19 # 삭제

    영화를 먼저보고 번역이 엉망이란 소릴듣는 동서문화사껄로 원작을 접했는데 황금가지에서도
    나왔나보군요.
  • 잠뿌리 2010/03/13 23:26 #

    참지네/ 허버트 웨스트란 캐릭터는 소설에서 태어나서 영화를 통해 완성된 것 같습니다.

    RSNA/ 구도왕에서 구도왕 본인이 잃어버린 개가 복수하러 오는 반전이 리 애니메이터의 그것 풍이지요.

    시몬/ 거기다 두려움이란 감정이 결여되어 있어 완전 간지가 넘치지요.

    시무언/ 영화판이 훨씬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Gejo/ 한국 비디오판 제목이 좀비오랍니다.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제목이지요.

    떼시스/ 황금가지에서 45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으로 1,2권이 출시되었습니다. 단편들을 쭉 모아놨고 그
    중에 허버트 웨스트-리 애니메이터도 있지요.
  • 뷰너맨 2010/03/16 16:21 #

    ....이 캐릭터를 볼 때 마다.


    1.하버트 웨스트의 생체연구 작업은 점점 난황을 겪게 되어가던 와중.
    2.스펜서의 시조바이러스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자신의 연구 결과로 점점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3.자신의 이름을 알버트 웨스커로 바꾸고. 육체를 단련하여 스타즈 팀에 들어가 계획을 시작.

    4.양옥관에서의 사투 이후. (....)



    이캐릭터만 보면 캡콤의 바이오 해저드에 나오는 알버트 웨스커 님이 생각납니다...(....)


    T바이러스가 녹색이라는 점도 그렇고 말이죠.
  • 잠뿌리 2010/03/18 20:20 #

    뷰너맨/ 생각해 보면 웨스트와 웨스커, 이름도 유사하니 웨스커가 웨스트 박사에 영향을 받은 것 같긴 합니다.
  • 메리오트 2010/03/25 02:36 #

    원작하고는 거의 다른 인물이죠. 원작은 그 분위기를, 캐릭터는 영화쪽을 좋아합니다.
  • 잠뿌리 2010/03/26 21:18 #

    메리오트/ 전 영화 쪽이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 블랙 2010/04/14 10:44 #

    웨스트의 머리색깔이 소설에서는 금발 이더군요. 뷰너맨님 말이 맞을지도...
  • 잠뿌리 2010/04/19 12:59 #

    블랙/ 소설판에선 무려 금발벽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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