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에서 온 우뢰매 2 (1986) 아동 영화




1986년에 김청기 감독이 만든 작품. 같은 해 10월에 개봉하여 큰 인기를 누린 전작 우레매 1의 뒤를 이어 단 2달만인 12월에 개봉한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집이 워낙 가난해 밥도 제대로 못먹고 빈속에 신문배달을 하다 쓰러지기까지 했던 강우가 여동생에게 인형을 사주려다가 돈이 없어서 그걸 훔쳐 달아나다 교통 사고를 당해 죽자, 악한 외계인 3인조가 나타나 초능력으로 강우를 되살려 무탄이란 이름을 주고 부하로 부리면서 장난감을 조작해 지구 정복을 꿈꾸는 상황에서 에스퍼맨과 데일리가 그 야망을 분쇄하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줄거리부터가 인간 극장필의 다큐멘터리 느낌이 나는데 거기에 외계인이 나오고 죽은 사람을 되살려 악의 초인으로 만드는 등의 설정이 들어가 있다.

굉장히 암울한 분위기라고 할 수 있고 설정도 나름 호러블스럽다.

외계인 3인조에 의해 강우가 살아나는 연출이, 영안실에 안치된 시체가 천을 뒤집어 쓴 채 벌떡 일어나는 장면이라 어렸을 때는 엄청 무섭게 봤다.
(아동 영화에서 이런 연출을 하다니 이게 무슨 납량특집인가)

극 후반부의 전투에도 어두운 동굴을 배경으로 외계인들이 이리 나타났다 저리 나타났다 순간 이동을 하며 데일리를 깜짝깜짝 놀래키면서 비명을 지르게 하니 전작과 느낌이 다르다.

전체 분위기는 좀 어중간하다.

초반에 강우와 악한 외계인의 오프닝은 진지하고 어두운데 중반까지의 전개, 즉 형래가 나오는 장면은 너무 가볍고 코믹컬해서 분위기가 정반대다.

후반부에선 억지 감동 코드 때문에 손발이 다 오그라든다.

형래를 위해 제 몸 바쳐 희생했다가 태양빛을 받고 부활한 데일리 씬이 압권. 어렸을 때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나이 먹고 보니 너무 민망했다.

선과 악을 주제로 한 오프닝과 엔딩 나레이션 내용이 약간 기독교 풍인데 그래서 그런지 극중 강우가 간호사의 십자가 목걸이를 보고 도망친다거나, 클라이막스 전투 때 외계인 3인방이 동네 교회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를 듣고 힘이 약화되어 에스퍼맨의 손에 퇴치 당하는 등의 연출이 나온다.

강우는 무탄이란 이름을 부여 받고 인간적인 감정을 잃고 여기저기 찢어진 코스츔을 하고 돌아다니며 사람을 해치는데 나중에 가서는 전신에 녹색 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다.

당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외화 드라마 헐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빨강, 파랑, 녹색 몸을 가진 악의 외계인 3인방은 귀타귀 2 인혁인에 나오는 저승사자 느낌을 준다.

외계인 일당이 문방구에 가서 장난감을 초능력으로 되살려 시민들을 공격하는 건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레매도 전작처럼 애니메이션으로 집어넣은 게 아니라 프라모델에 와이어를 묶고 광선 특수 효과를 넣으며 외계인이 조종하는 장난감 군단과 싸우기 때문에 스케일이 너무 작아졌다.

우레매의 디자인도 약간 달라졌는데 빨간색인 전작과 달리 이번 작은 갈색의 단색이 됐고 얼굴도 인간형에서 고글형으로 바뀌었다.

전작에서는 특수 효과가 대부분 손에서 나가는 광선이나 몸에서 나는 빛에 쓰였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엄박사가 실험에 실패하여 입과 귀에서 뿜는 불꽃이나 소화기, 경찰의 총격 등 안 쓴 곳을 찾아볼 수 없어서 좀 난잡한 느낌을 준다.

제작 기간이 단 3개월이라 그런지 몰라도 영화와 만화의 합성 SF 영화를 표방한 전작과 달리 이번 작에서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거의 나오지 않고 무엇보다 타이틀인 우레매도 장난감 프라모델로 만 나오니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우레매니까 당연히 우레매가 주가 되리라 기대한 사람은 크게 실망할 거고, 우레매가 주는 아니지만 어쨌든 에스퍼맨과 데일리가 악한 외계인을 쳐부수는 내용을 기대한 사람은 그럭저럭 볼만할 것이다.

결론은 평작. 전작이 로봇 SF라면 이번 작은 거의 초인 SF에 가까운 작품이라 좀 이질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덤벙이 역은 실제 코미디언 김명덕이다.

덧붙여 데일리 역을 맡은 배우가 천은경에서 송금란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본래는 무술 감독으로 유명하지만 90년대 들어 여러 편의 아동 영화를 만들고 그 전설의 한국판 북두신권 실사 영화를 만든 왕룡이 극중 강우 역으로 나온다.

또 전작 1편에서 우주 수사관 씨맨 역을 맡았던 장인한이 이번 작품에서는 조박사로 출현한다.



덧글

  • 키세츠 2010/02/23 15:57 # 답글

    무탄의 병원씬은 저도 무서워하며 본 기억이 납니다.... 간호사가 카트같은거 끌고 갈때인가 (다른편이랑 내용이 살짝 헷갈릴 수도 있지만;;; ) 그때 뭔지 모르겠지만 꽤나 긴장되었던 듯...

    저 역시 평점은 높게 못 주겠습니다. 우뢰매가 활약하는 장면보단 에스퍼맨의 활약에 더 집중한 듯. 그도 그럴 것이 우뢰매1탄이후 심형래씨의 인기는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예전에 웹검색하다 봤는데 어떤 잡지에서 천은경씨 인터뷰 한 것도 있더군요.
  • 잠뿌리 2010/02/23 18:21 # 답글

    키세츠/ 우뢰매 아홉편 중에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 Grard 2010/02/23 21:21 # 답글

    동굴에서 외계인 3형제의 전투장면은 정말 무서워서 심장이 오그라들었죠... 파닥파닥대는 오리발...
  • 잠본이 2010/02/23 23:19 # 답글

    모 대백과에선 아예 원작에도 없는 '승리의 에스퍼맨'이라는 부제를 붙여서 소개하기도 했죠.
    우뢰매가 얼마나 찬밥이었으면 그런 부제를...OTL
  • 놀이왕 2010/02/24 11:49 # 답글

    외계인 3명 가운데 한명인 장팔은 이후 우뢰매6에서는 욕심많은 외계인 과학자로 나왔고 태권V90에서는 카프, 반달가면2에서도 박사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우뢰매가 애니메이션으로 나온건 외계인이 숨어든 동굴을 정찰할때 딱 한번 나옵니다.
  • 뷰너맨 2010/02/24 20:44 # 답글

    우뢰매는 참... 묘한 작품입니다 지금 보면 말예요(...)
  • 2010/02/25 08:3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뿌리 2010/02/27 09:39 # 답글

    Grard/ 하늘을 날며 파닥거리는 오리발이 인상적이지요.

    잠본이/ 우뢰매가 참 안습입니다.

    놀이왕/ 우뢰매는 실사와 만화의 합성이란 슬로건을 내세우는 것 치곤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너무 적지요.

    뷰너맨/ 묘하긴 합니다.

    비공개/ 보고 싶은데 요즘에는 구할 방도가 없더군요. DVD로 복원된 것도 개인용으로 만든 것 같고요.
  • 이준님 2010/02/27 22:22 # 답글

    1. 아무래도 모형으로 만들다 보니 뭐 허접함은 대단하지요. 마지막 감동 코드도 그렇구요

    2. 왕룡은 무술감독 이전. 그리고 하면서도 연기를 대단히 많이 했지요. 권격 영화도 그렇고 형사물에서 제비족이나 두목 뒤에 어께로 대사 없이 나오는 적도 꽤 있었습니다.
  • 잠뿌리 2010/03/01 12:59 # 답글

    이준님/ 모형은 허접하고 감동 코드는 손발이 오글거렸습니다. 확실히 왕룡 감독을 배우로 보면 그런 역에 어울리긴 하네요.
  • 원한의 거리 2010/12/07 00:22 # 답글

    왕룡 감독.....

    나름 얼굴도 준수하고 무술 실력도 괜찮아서 무협 배우로써는 굉장히 유능한 인물이었는데 상상도 못할 괴작들로 스스로 신세를 망친 것이 안타깝습니다. 80년대에 대량으로 만들어졌던 한국 무협 영화사의 한 켠을 장식했던 주요 인물이었는데 말이죠.

    참고로 왕룡 감독의 본명은 김원용이라 하며, 1994년에 성인 조폭 영화인 '검은 사월'의 촬영을 마친 후에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영영 자취를 감추었다고 합니다. 대체 요즘은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련지...
  • 잠뿌리 2010/12/08 13:00 # 답글

    원한의 거리/ 아동 영화와 관련을 맺게 된 게 실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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