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에서 온 우뢰매 1 (1986) 아동 영화




1986년에 김청기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여객기 추락 사고로 부모를 잃고 수많은 사상자 가운데 한 혼자 살아남은 형래가 아버지의 친구인 엄박사에게 거두어져 자엉한 후, 여름 방학 때 친구들과 함께 캠핑에 갔다가 우주인 씨멘과 데일리를 만나 초능력자 에스퍼맨으로 각성하면서 지구 정복을 꿈꾸는 루카 일당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크게 흥행해서 장수 시리즈물이 되어 무려 아홉편이나 나왔다.

한국 최초의 만화와 영화를 합성한 SF 영화를 표방하고 있으며 동시에 한국의 대표적인 특촬물이기도 하다.

여기서 만화와 영화의 합성이라는 게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 이런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실사 영화 도중에 애니메이션을 집어 넣은 것으로 실사와 만화 둘 다 동시에 나오는 게 아니라 따로따로 나온다.

기본적으로 실사 영화가 메인이다 보니 애니메이션 씬은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편이다.

재미의 포인트는 평범한, 아니 좀 모자란 동네 바보 형이 정의의 히어로 에스퍼맨으로 변신해 하늘을 날아다니며 손에서 광선을 쏴 악당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 우레매의 에스퍼맨은 아이들의 우상이였다.

형래가 스퍼맨으로 변신을 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그 비밀을 발설면 안 된다는 설정이 있어서, 변신 한번 하려는데 동네 사람들 보는 눈 때문에 번번히 실패하고 고생하는 장면 등이 꽤 재밌다.

변신 준비 동작이 옆으로 재주넘기라서 어린 시절 이걸 따라하는 애들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이 난다.

지금 보면 전 배우가 특유의 손동작으로 광선을 쏘며 싸우는 전투 씬이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어렸을 때는 재미있게 봤고 박진감 넘치는 싸움이라고 생각했었다.

에스퍼맨이 루카를 물리치고 지구 평화를 지킨다는 뻔한 내용 속에 나름 반전이 숨겨져 있어서 이 부분 만큼은 지금 봐도 괜찮았다.

이 당시의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이 표절에 자유로울 수 없고 그 중 특히 김청기 감독의 작품이 유달리 로봇 표절이 많았는데 이 작품 역시 그러한 부류에 속한다.

이 작품의 메인 로봇인 우레매는 일본 로봇 애니메이션인 ‘닌자 전사 토비카게’에 나오는 빨간 독수리 로봇인 ‘레드 윙스’를 표절했다.
(마찬가지로 토비카게에서 용으로 변하는 로봇 ‘블루 윙스’는 은하에서 온 별똥 왕자에서 표절했다)

참고로 닌자 전자 토비카케는 MBC에서 방영된 바 있는데 한국 번안 제목은 ‘슈퍼 K’다.

태권 브이가 몸통을 마징가에서 베껴오고 썬더 A가 건담의 몸통을 베껴 온 것처럼 우레매도 100% 완전 표절한 게 아니라 몸통 디자인과 무기, 독수리와 로봇 타입 등의 가변형 스타일을 베꼈지만 얼굴은 닌자 복면과 닮은 원작과 달리 용자 로봇 풍의 인간형으로 그렸다.
(100%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 온 건 스페이스 건담 V가 유일한 케이스다)

때문에 어렸을 때는 그걸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알고 보면 씁쓸한 기분이 든다.

차라리 디자인면에선 악당 루카가 타고 나오는 2단 합체 로봇인 캉가Q, 맘모스가 더 낫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장식한 작품으로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문화회관에 가서 본 작품이라 오래 기억에 남는다. 그때 가서 영화를 보고 책받침도 받아왔었다.

결론은 추천작. 한국 특촬물의 역사를 알기 위해선 꼭 봐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게 있다면 비롯 로봇 디잔이 표절이라고 해도 우레매는 한국의 특촬물 중 대표작이라 할 만하고 또 실사, 만화의 합성도 좋게 볼 만 한데.. 지금 현재에 이르러선 다소 유치하고 조잡한 특수 효과가 쓰인 영화가 나오면 사람들이 그걸 보고 깔 때마다 ‘우레매 수준’이란 말로 폄하한다는 것이다.

그 우레매 수준이란 말이 참 씁쓸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형래의 친구 역에 김정식이 형래의 친구 덤벙이 역으로 출현하며, 엄박사 역을 맡은 배우는 코미디언 엄용수다.

추가로 이 작품에서 공을 줍다 차에 치일 뻔 하다가 데일리에게 구출되는 여자 아이 역을 맡은 배우는 이재은이다. 엑스트라로 나오긴 하지만 이 작품이 그녀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덧글

  • 키세츠 2010/02/23 15:53 # 답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 치고 반전이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

    "데일리의 피는 붉다!!" <- 스포일러

    저도 무슨 회관같은데서 본 기억이 나는데 워낙 어릴때라 기억이 가물가물.
    스토리 복원은 나중에 대학생때 모 웹디스크에서 어떤 분이 1편부터 9편까지 다 올리시는 기염을 토하셔서 다운받아서 하루밤동안 주욱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나저나 표절은 참 씁슬하네요. 우리 어릴적의 작품들이 대부분 못 벗어나는 굴레 같습니다.
  • 시무언 2010/02/23 16:50 # 삭제 답글

    만화화되기도 했었죠. 근데 거기선 형래가 너무 똑똑해서 설정과 괴리감이 느껴지더군요(...) 정체를 들키지 않게 천연덕스럽게 평소의 바보짓으로 정체를 숨긴다거나...
  • 잠뿌리 2010/02/23 18:21 # 답글

    키세츠/ 1편 반전이 참 괜찮았지요. 김청기 감독 인터뷰에서 저 시절엔 표절이란 개념을 몰라서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했지요.

    시무언/ 만화는 진행 방식이 좀 다른 모양입니다. 황금날개처럼 변했지요.
  • Grard 2010/02/23 21:19 # 답글

    전 우뢰매의 머리조차 트랜스포머의 '블래스터'를 베낀 게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습니다...
    http://thesegoto11.files.wordpress.com/2008/12/blaster_cover_colors__by_markerguru.jpg
  • 떼시스 2010/02/23 22:42 # 삭제 답글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물들이 극장 안가본지 오래되었다는 걸 나타낼때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우뢰매라고 곧잘 얘기하곤 하지요.ㅎㅎ
  • 잠본이 2010/02/23 23:17 # 답글

    어떤 의미에선 황금날개의 리메이크로 시작해서 안티테제(?)로 끝났다고나 할까 뭐랄까(...반전이 참...)
  • 놀이왕 2010/02/24 11:47 # 답글

    우뢰매에 출연했던 김정식이 이후 홍길동 시리즈에 나오더니 나중에는 밥풀때기 형사와 쌍라이트, 밥풀때기 형사와 전봇대 형사, 정신나간 유령 시리즈(총2편으로 유유백서 원작. 참고로 비디오는 2탄이 2부작으로 출시됐음)등에 나오더니 우주전사 파워보이는 직접 감독으로 만든 건 물론 출연도 했더군요.
  • 뷰너맨 2010/02/24 20:48 # 답글

    아 그러고 보니.. 우뢰매는 참... 디자인만 달랐어도...라는게 아쉬웠군요.

    그 때 왜그렇게 표절 디자인이 많았던건지.. 그렇지만 않았어도 좋았을텐데..쩝.


    어린 시절 우뢰매 변신 로봇 장난감은 참...


    아. 맞다 스페이스 간담v는 100%가 아니라 98% 라고 생각됩니다.

    이유는 마크로스에는 머리 옆에 작은 빔을 쏘는 기능은 없었거든요(..단지 그거 하나만 다르..달까요)


    ..그러고 보니 정말로 메뚜기 뛰듯이 뛰어다녔죠 스페이스 간담 브이는-_-;;

  • 헬몬트 2010/02/26 07:13 # 답글

    게다가.이젠 심형래 감독의 우뢰매라고도 합니다 ㅡ ㅡ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이런 설명이 나온 바 있죠 ㅡ ㅡ)
  • 잠뿌리 2010/02/27 09:35 # 답글

    Grard/ 확실히 80년대 기준으론 용사물보단 트랜스포머의 얼굴에 근접하겠네요.

    떼시스/ 그러고 보니 그런 언급도 방송에서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잠본이/ 막판 반전이 어렸을 때는 참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놀이왕/ 김정식도 슈퍼 홍길동을 시작으로 아동 영화의 대표적인 배우로 거듭났지요.

    뷰너맨/ 스페이스 건담 브이는 사실 디자인은 똑같아도 전투 방식은 달랐죠. 무슨 슈퍼 로봇 마냥 격투를 벌였던 게 기억이 납니다.

    헬몬트/ 그건 참 씁쓸하네요. 우뢰매의 아버지는 어디까지나 김청기 감독인데 말이지요.

  • 이준님 2010/02/27 22:21 # 답글

    1. 마지막 장면을 보면 이 작품이 1편으로 마감되는게 원래 설정이지 않았나 하는 의혹마저도 들었습니다. 즉 데일리 사망이라는... 감독님의 말로는 거기서 사망이 아니라고 하긴 합니다만(참고로 만화판에서는 사망으로 나오죠.)

    2. 사실 이 작은 애니보다 실사가 제작비가 싸기 때문에 만들어졌는데 의외로 인기가 있었죠.

    3. 감독"님"께서 잠깐 우정출연해주십니다. ^^;;; 어디서 나오는지는 비밀..
  • 잠뿌리 2010/03/01 12:58 # 답글

    이준님/ 사실 이 작품은 1편으로 마무리하는 게 스토리상으론 가장 깔끔했을 것 같습니다. 감독님이 우정 출현도 하셨군요. 그건 몰랐습니다.
  • 시즈군 2010/04/12 17:40 # 삭제 답글

    Grard//

    우뢰매 대가리만큼은 오리지널인것 같더군요. 트랜스포머의 블래스터는 저 당시에는 저런 얼굴이 아니었고 저 그림은 나중에 리뉴얼된 얼굴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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