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 바이러스 - 오덕 페이트편을 본 감상 프리토크


지금 화성인 바이러스 오덕 페이트편이 한창 화제가 되고 있다.

방영된 건 이틀 전인 화요일이지만 아직까지 그 열기가 식지 않았다.

방송 이후 곳곳에 까는 글들이 있는데.. 그런 건 너무 많고 관심도 없으니 패스.

그저 내가 느낀 감상을 몇 자 적어보자면..

방송으로선 웃기고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론 덕질보다는 김구라의 태클과 이경규의 이씨 문중 드립 등, MC들이 적절히 치고 들어올 때 빵빵 터졌다.

일종의 상황극 같은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

상황극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군가 뭔가를 하면 거기에 따른 리액션을 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재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저 두 MC의 리액션은 방송으로선 재미있었다.

오덕 페이트의 덕질 같은 경우는 보통 사람들이 욕을 하거나 불쌍하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난 그 어느 쪽도 아니다.

그렇다고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정확히 반반이다.

피규어 붓카케 공개나 손임신 드립 같은 건 분명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는데, 지금 같은 청년 실업자 백만이 넘는 지금 같은 시대에,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자기가 직접 돈을 벌어서 뭔가를 하는 건 또 인정할 만 일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어서 어디에 썼는지는 개인의 소관이니 다른 누군가 관여할 바가 아니라고 본다.

아무튼 난 이번 사건을 찬성도 반대도 아닌,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고 있다.

오덕 페이트가 덕질하는 페이트는 마법 소녀 리리컬 나노하에 나오는 캐릭터다.

내가 그 덕질을 보고 느낀 건, 창작자로서 누군가 그렇게 덕질을 할 만한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일본에서 러브 플러스의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린 백덕후 건도 그렇다.

내 관심 포인트는 해외 토픽감이 될 만한 덕질이 아니라, 덕질의 상품. 상품의 근본이 되는 원작이다.

내가 지금까지 글을 쓰면서 내 글이나 혹은 글 속의 특정 캐릭터에 다른 누군가가 한번이라도 열광한 적이 있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나는 과연 언제쯤 사람들이 덕질할 만한 글을 쓸 수 있을까?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록 참 초라해지는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오타쿠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미지가 악화되어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란 논리를 들며 열폭하는 사람이 꽤 있던데.. 이 방송이 PD수첩이나 9시 뉴스에 떴다면 또 모를까, 케이블 방송의 한 프로에서 나온 것 뿐인데 다들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창작자로서 사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재 왜저래?'란 의문에서 출발한 리액션이 아니다.

글에 써먹을 소재나 아이디어였다.

현대판 피그말리온 같은 소재가 금방 떠올랐지만 뭐 이건 중요한 게 아니니 넘어가자.

P.S: 덕페가 일상에서 페이트 베게 커버가 씌여진 쿠션을 들고 다니는 걸 보니 왠지 모르게 찰리 브라운의 라이너스가 떠올랐다.



덧글

  • 주유소 2010/01/28 16:58 # 삭제 답글

    뭐랄까 그래도 색다른 생각이시네요.
    덕페의 덕질에 오글거리는 사람이 많은 반면 페이트 자체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 하니...
  • 액시움 2010/01/28 18:46 # 답글

    창작자들에게 덕페 같은 사람은 맛 좋은 먹잇감. 으잉
  • 오렌지 2010/01/28 19:25 #

    그래도 정도가 지나치면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되지만요. 으잌
  • icaruscoromic 2010/01/28 19:59 # 답글

    개인적으론 의외의 반응이시군요.
  • 2010/01/28 21:06 # 삭제 답글

    생각의 전환? 이라고 하나요 이런걸
    적당한 말이 안떠오르네
    여튼 어떤 현상이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잠뿌리님의 글은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매우 좋은 글이고
    잠뿌리님의 글에 트랙백된(?한건가요?제가 트랙백 개념을 잘 모릅니다) 저 글은 자기 투뎃올리려고 하나 어딜가도 저사람 글 보이는데 참 싫습니다.
    결론은 잠뿌리 님 글이 좋다는거..ㅇㅇ..
  • 추천사 2010/01/28 22:59 # 삭제 답글

    좆중딩 시절 명랑소년 성공기를 가지고 팬픽을 썼던 적이 있었지요... 1년 전에 다시 읽고 손발이 오그라져서 찢어버렸지만요.
  • 2010/01/29 04:3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잠뿌리 2010/01/31 22:36 # 답글

    주유소/ 관점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서 참 달라지지요.

    액시움/ 덕페를 까는 것보단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싶습니다.

    icaruscoromic/ 그런가요 ㅎㅎ;

    와/ 감사합니다 ㅎㅎ

    추천사/ 그 글의 팬픽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내용이 궁금하네요.

    비공개/ 아. 참고로 저기서 말하는 페이트는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름입니다. 동명의 게임과는 관련이 없지요.
  • 키홀님 2010/02/06 19:05 # 삭제 답글

    전 다른 생각이네요
    ' PD 수첩이나 9시 뉴스가 아닌데도 너무 민감한것 아니냐 ? ' 하셨는데 이건 너무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네이버 ' 의 검색순위에 올라올정도로 이번 일은 누구나 알게됬습니다
    그와 동시에 ' 덕후 ' 가 뭔지 몰랐던 사람들도 ' 덕후 ' 를 알게되었죠
    바로 이게 문제라는겁니다
    이번 일로 ' 덕후 ' 라는걸 사람들이 ' 인형에 돈바르고 인형이랑 결혼까지 할려는 정신병자 ' 로 인식해버린겁니다 .
    특히나 , 우리나라는 ' 오타쿠 ' 의 개념이 많이 변형되어 심각했는데 이번일로 더욱더 심각해진거죠
    실제로도 ' 덕후 ' 를 까는 사람들이 수십 수백 수천으로 늘어났구요
    모두가 블로거분처럼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솔직히 이번일은 생각보다 알게모르게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 키홀님 2010/02/06 19:12 # 삭제 답글

    솔직히 전 ' 페이트 덕후 ' 방송 자체가 잘못됬다고 생각합니다
    ' 페이트 덕후 ' 분께선 넷상이나 실상에서 엄청난 욕을 먹었습니다
    과연 얼굴이 그렇게 만천하에 공개됬는데 밖에서 정상적으로 활동이 될까요 ?
    까이고 욕먹고 거기다 사회적 활동을 할때도 문제가 많을겁니다
    거기다 이번 방송으로 인해 여타의 속히 ' 오타쿠 ' 분들도 피해를 심각하게 입었죠
    그 점에서 ' 페이트 덕후 ' 방송은 무척이나 잘못됬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 페이트 덕후 ' 방송에서 얼굴을 찌푸리거나 비웃지않고 순수히 웃으며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




  • 잠뿌리 2010/02/07 15:45 # 답글

    키홀님/ 네. 그런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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