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 콤보 - 정광수의 돈까스 가게 2019년 음식


정광수의 돈가스 가게. 사실 이곳이 이슈가 된 건 2007년인가 2008년 당시의 이글루였는데..

그때부터 한번 꼭 가보고 싶지만 가게 위치가 좀 찾기 어려운 곳에 있고 또 거리도 애매해서, 돈가스 하나 먹자고 거기까지 가야 되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라 갈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몇 일 전 한창 추울 때 잠시 은행 심부름을 나왔다가, 그냥 한번 가보고 싶다. 그런 생각 하나로 홑바지를 입은 채로 무작정 역으로 가 전철에 몸을 실었다.

목적이는 지하철 4호선 마포구청역.

이 거리가 애매하다는 게 보통 지인들과 서울에서 벙개를 하면 행동 범위가 신도림, 홍대, 신촌, 서울대 입구 등으로 압축되는데.. 마포구청은 합정역에서 갈아탄 뒤 두 정거장 다음이라 그렇다.

차라리 망원역에 내려서 갈 수 있다면야 출판사 볼일이 있을 때 겸사겸사 갈 수 있지만 하필 다음 정거장이라 애매하단 거다.

어쨌든 1호선을 타고 신도림에서 내려 2호선으로 갈아타 합정역에서 하차, 또 4호선으로 갈아타 마포구청역에서 내림으로써 도착!

...여기서 끝난 건 아니고 이 다음부터 약간 헤맸다.

홈페이지에 있는 지도상으론 그냥 마포구청역 6번 출구에서 나와서 직선으로 쭉 가면 망원 초등학교 앞에 있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렇게 간단한 길은 아니었다.

마포구청역 6번 출구로 나오면 길이 정면과 측면. 두 곳으로 나뉜다.

여기서 정면의 길을 가니 주택가가 있어서 다시 역으로 돌아와 자전거 주차장 방면으로 쭉 걸어갔다. 이 삽질을 하는데 걸린 시간이 대략 30분이 넘는데 진짜 돈가스를 먹겠다는 일념 하에 원정을 한 것 같다.

직선으로 걸어가면서 좌측의 골목길을 수시로 체크하다가, 몇 블록 지나서 초등학교처럼 보이는 건물이 멀리 아련히 보일 때 그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본 건 초등학교 건물이 아니라 무슨 중학교 건물인 것 같고, 정작 초등학교 건물은 가던 길 중간에 있어서 이 돈가스 가게도 거기서 발견했다.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엄동설한의 날씨를 이겨내고 도착한 정광수의 돈가스 가게!

포스팅을 하려고 폰카를 쓰려고 했는데.. 가게 들어가기 바로 전에 배터리가 다 달아서 폰카 기능이 안 됐을 때는 갈까 말까 망설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거 일단 먹고 보자란 생각에 들어가서 주문한 뒤, 가게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 충전을 몇 분간 부탁드려서 간신히 사진을 찍는데 성공했다.
(본래 도착 시간은 6시였고 나올 때 시간이 약 7시 30분이었는데 이건 그래서 다 먹고 나온 뒤에 찍은 거다)

입구 안쪽에 주방이 보여서 뒷문인지 알았는데 주위를 둘러 보니 문이 따로 없는 걸로 봐서 여기가 정문 맞았다.

안에 들어가면 자리는 바로 없고 계단을 타고 지하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테이블은 약 4개 정도밖에 안 되고 공간이 좁고 천장이 낮아서 머리를 좀 숙이고 다녀야 했다.

자리에 앉은 뒤 주문한 음식은 돈가스 곱빼기! 메뉴 상의 명칭은 돈가스 콤보다.

일반 돈가스의 가격은 6000원, 곱빼기의 가격은 8000원으로 돈가스 한 조각이 추가되는건데, 생선가스 한 조각으로 추가해도 된다.



음식을 주문하고서 이 가게만의 메뉴판을 봤다.

사실 음식 메뉴야 돈가스와 생선 가스. 단 두 가지 뿐이라 메뉴판이라도 할 건 아니지만..

가게 이용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적혀 있어 도움이 됐다.


반찬 셀프 서비스.

손님이 직접 가져다 먹어야 한다.

반찬용 냉장고도 따로 있는데 여기서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반찬은 크게 4가지.

단무지, 오이피클, 고추피클, 깍두기이다.


식기는 나이프, 포크, 수저 2개가 따로 담긴 통으로 나오는데 에피타이져(스프+샐러드)가 나올 때 같이 나온다.

수저가 왜 2개인가 했더니, 하나는 스프를 떠먹는 수저. 다른 하나는 밥과 장국을 떠먹는 수저인 모양이다.

나름 배려가 느껴지는 구성이다.


스프.

양파를 갈아서 만든 부드러운 스프라고 들어왔는데 먹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스프 위에 올라간 건 구운 빵 조각으로 바삭거리는 식감이 좋았다.


샐러드와 장국.

샐러드는 돈가스하면 빠질 수 없는 양배추 샐러드.

딱 적당량의 샐러드가 나와서 좋았고 장국도 우동 국물 필인데 맛잇었다.


드디어 메인 요리인 돈가스 콤보 등장!

몇 년 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걸 이렇게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인터넷에서 사진만 봤을 때는 저게 진짜 크고 양이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보니 듣던 그대로 큼직했다.


사이드 메뉴부터 공략!
비엔나 소시지 먼저 먹고..


다음은 매쉬 포테이토를 덥석!


이어서 돈가스 공략 시작!

한 조각 잘라서 찍어 들어봤는데 볼륨이 장난이 아니다.

사진에 보면 알다시피 고기 두께가 튼실한 편.

배터지는 생돈가스나 기존의 분식 돈가스를 보면 고기를 망치로 하도 후려쳐서 면적이 넓지만 고기 두께가 얇았는데 여긴 다르다.

일식 돈가스처럼 고기 두께를 두껍게 유지한 채 튀긴 듯 볼륨이 컸다.


양념 소스도 넉넉하게 뿌려준다.

소스에 대해 몇 자 적자면 돈가스는 일식 풍인데 소스는 경양식 풍이라 의외로 신선했다.

저 소스 위에 보이는 건 양파와 머쉬룸(버섯)같은 야채들인데 저것도 아주 풍부하게 들어 있다.


밥을 다 먹어서 새로 추가했는데 새 그릇에 양을 넉넉하게 담아주셨다.

밥은 리필이 가능! 그래서 한 3그릇은 먹은 것 같다.
(한국인은 밥심!)



돈가스 콤보는 위에서 말했지만 3조각인데, 여기서 일반 돈가스에 해당하는 2조각은 각각 등심과 안심 고기로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 고기 부위를 안심과 등심으로 나누는 것도 일식 돈가스 풍인데 어쨌든 이거 하나 시키면 안심, 등심을 동시에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참 메리트가 있다.


접시를 다 비워갈 때쯤 한데 모아서 찍은 양념통.

좌측부터 후추, 소금, 레몬즙, 핫소스, 케찹 등이다.

돈가스 메인 소스가 모자라거나 취향에 따라 뿌려 먹는 건데, 이번에 내가 먹은 건 아무래도 곱빼기다 보니 양념이 2% 모잘라서 케찹을 뿌려 마무리 했다.


이제 남은 건 디저트!

메뉴판의 설명에 따르면 후식도 셀프 서비스다.

커피, 탄산 음료, 오렌지 쥬스, 녹차 등의 선택지가 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물량이 다 떨어진 건지 커피 믹스와 사이다만 남았다.

당연히 내 선택은 사이다!

지금 위의 사진을 보면 물 같아 보이지만 실제론 사이다다.


맥주잔에 사이다를 따라 마시니 이것도 꽤 운치가 있었다.

본래는 디저트에 팝콘도 있다고 들었는데, 가게 사장님한테 물어보니 요즘은 팝콘을 잘 안 튀기게 되서 그건 없다고 하셨다.

그게 약간 아쉽긴 하지만 뭐 그래도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등 먹을 거 다 먹었으니 후회는 없다.

결과적으로는 대만족!

엄동설한의 추위에 진짜 막연한 생각 하나만으로 찾아가 사먹었는데.. 이 정도 퀄리티면 어렵게 찾아가 먹을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일식과 경양식 돈가스의 장점을 한데 모아놓고 또 양도 상당히 많아서, 한창 배고플 때 가게에 도착해 콤보를 먹었는데 무지 배가 불렀다.

굳이 콤보를 주문하지 않아도 성인 남성이면 일반 돈가스로도 충분히 양이 찰 것 같다.

주변 지인들도 데리고 가고 싶지만.. 사실 그 동네가 이 돈가스 가게 이외에는 갈 만한 가게나 놀 장소가 없고 전철도 여러번 갈아타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아무도 가지 않는 게 아쉽다.

또 다시 방문한다면 그떄도 혼자일 듯 ㅠㅠ

어쨌든 다음에는 돈가스 콤보에서 추가 돈가스를 생선 가스로 시켜봐야겠다.



덧글

  • 모로 2010/01/26 05:56 # 답글

    ㅠ.ㅠ 서울가면 꼭 가서 묵어야할듯
  • 2010/01/26 08: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Run192Km 2010/01/26 09:06 # 답글

    밸리에서 보고 왔습니다.

    한번 가봤었는데 포털사이트에서 지도 검색한 후 갔었죠..
    건물 두개 지나서 꺽어 들어가는 것을 두블럭 지나고 나서 꺽었더니
    완전 길 헤매고 가게에 전화에서 대체 거기가 어디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었습니다. ㅎㅎ

    배 완전 부르죠..팝콘 아쉽네요..;;
  • icaruscoromic 2010/01/26 09:16 # 답글

    아 ㅠㅠ 배고파진다.
  • 대건 2010/01/26 10:17 # 답글

    여기는 늘 이글루스에서 포스팅 올리신 분들의 글을 보면 가고 싶은데, 가기가 좀 멀다는게 아쉽지요...

    참, 마포구청역은 2호선이 아니라 6호선입니다. 살짝 헷갈리셨었나봐요. ^^
  • anaki-我行 2010/01/26 10:39 # 답글

    이글루스에서 '명소'로 알려진 곳이라서...

    예전 서울 갈 때 일부러 찾아 갔었죠.

    그때는 후식이 셀프가 아니었는데 이젠 바뀌었나 보네요...

    제가 갔을 때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사장님이 바빠서 후식도 못 챙겨 먹고 왔었는데... 차라리 셀프로 바뀐 것이 더 낫겠군요.
  • 물풀 2010/01/26 11:55 # 답글

    인기가 좋아 항상 재료가 다 떨어졌다며 일찍 문을 닫더라구요 ㅠㅠ
    그래도 재료가 떨어진다는 건 늘 신선한 재료를 그때그때 공수해 쓴다는 것 같아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ㅎㅎ
  • Ryunan 2010/01/26 12:08 # 답글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가게네요, 예전에 비해 방식이 좀 바뀐 듯 하지만 돈까스만은 여전한 것 같아 보여요 조만간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 뷰너맨 2010/01/26 19:49 # 답글

    이거 절로 배가고파지는 군요(....) 하아....

    뭔가 좀 먹고 싶은 요즘이로군요 헤유우.
  • 떼시스 2010/01/26 20:19 # 삭제 답글

    돈까스보다 스프가 더 먹어보고 싶네요.
  • Aprk-Zero 2010/01/27 09:59 # 답글

    저도 시간되면 직접 찾아가서 먹어볼까 합니다.
  • blitz고양이 2010/01/28 20:22 # 답글

    곱배기는 너무 양이 많아서 나중엔 배불러서 도저히 못먹겠더군요.
    전 이글루에 막 알려졌을 무렵 가서 먹어봤죠. 괜찮은 집입니다.
    글고 지하철 4호선이 아니고 6호선입니다.
  • 잠뿌리 2010/01/31 22:28 # 답글

    모로/ 서울에 오시면 꼭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Run192Km/ 팝콘을 못 먹은 건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습니다.

    icaruscoromic/ 저도 배가 고프네요 ㅠㅠ

    대건/ 지하철을 여러번 갈아타는 곳이다 보니 자꾸 틀리네요 ㅎㅎ

    anaki-我行/ 셀프가 더 편한 점도 있지요.

    물풀/ 재료가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Ryunan/ 돈까스는 예전 그대로라는 감상이 많지요.

    뷰너맨/ 저도 지금 이 사진을 다시 보면 배가 고파집니다

    떼시스/ 스프도 맛있지요.

    Aprk-Zero/ 직접 가서 먹을 만합니다.

    blitz고양이/ 지하철 호선이 지꾸 틀리네요 ㅎㅎ;
  • Ezio de Firenze 2010/02/05 23:41 # 답글

    그야말로 엄청난 양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가봐야 할것 같습니다.
  • 잠뿌리 2010/02/07 15:19 # 답글

    Ezio de Firenze/ 나중에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671743
5535
9492933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