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리빙 데드(City Of The Living Dead, Paura Nella Citta Dei Morti Viventi, 1980) 좀비 영화




1980년에 루치오 풀치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강신술 모임에서 강신술을 하던 중에 던위치라 부린는 저주 받은 도시에서 모든 성인의 날 자정, 지옥문이 열러 400년 전에 목을 메고 죽은 신부가 악령으로 되살아나고 죽은 자들이 부활하여 세계에 종말이 온다는 사실을 알아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그럴 듯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주인공 일행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진행이 좀 난잡한 편이다.

각자 고유한 시점으로 진행을 하다가도, 그 시점의 주인공이 잘 나가다 자꾸 끔살당하기 때문에 누구한테 집중해야할지 모르겠다.

설정 자체는 꽤 흥미롭다. 스티븐 킹과 러브 크래프트의 소설에 나오는 던위치 마을과 살렘스 롯 같은 게 나오기 때문이다.

작품의 주요 배경은 던위치 마을로 신부의 악령이 목 메달아 죽은 환영으로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고, 또 모종의 사고로 죽은 자들이 좀비나 귀신 따위로 부활하여 산 사람을 해치는 씬이 쭉 이어진다.

제목만 보면 좀비 영화로 오인할 수 있지만 실제로 장르는 고어 성향이 강한 오컬트 영화에 가깝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면서 던위치 마을로 가서 토마스 신부의 무덤을 파헤쳐 그 시체를 처리한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서 주인공 일행의 비중이 적은 것 같다.

주인공 일행과 상관이 없는 희생자와 고어 씬에 오히려 큰 비중을 두고 있어서 메인 스토리가 좀 묻힌 느낌이 들며, 그래서 후반부에 가면 너무 급전개로 진행된다.

위에서 업급했듯이 설정은 흥미로운데 문제는 필요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에 있다.

당최 400년 전에 토마스 신부가 지옥문을 열고 목 메달아 자살한 뒤 악마가 부활한 이유를 모르겠다.

극중 던위치는 마녀와 이교도, 악마가 득실거리던 이교도 성지의 폐허 위에 지어진 마을로 신부가 창립자이며, 현대에 이르러 신부의 몸을 빌어 부활한 악마에게 끔살 당한 희생자들은 그 당시 마녀 사냥을 주도했던 사람들의 후손이라 나온다.

루치오 풀치 감독의 작품답게 고어 강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압권은 신부의 악령이 단지 쳐다보는 것만으로 차에 타고 있던 희생자가 피눈물을 줄줄 흘리며 몸속의 오장육부를 뱉어내 끔살 당하고, 곁에 있던 동승자는 뒷머리를 꽉 붙잡혀 뇌 돌출되어 절명하는 씬이다.

하지만 음향 효과의 리얼함은 입에서 곱창을 내뱉는 것보단 관자놀이에 공구용 전자동 드릴로 뚫려 죽는 씬이 가장 끔찍했던 거 같다.

극후반부에서 나오는 구더기 떼거지 씬은 아미티빌 호러의 파리 떼를 연상시키는데. 워낙 리얼하게 꿈틀거려서 살아있는 구더기를 가져다 쓴 것 같다. 그 많은 구더기를 어디서 구해왔는지 의문이다.

이 작품에서 신부의 악령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은 좀비와 같은 모습으로 부활하는데. 정통 좀비는 아니고 오히려 귀신에 가깝다.

끔살 당한 희생자들은 처참한 몰골로 되살아나 산 사람을 해치지만 비교적 멀쩡한 모습으로 당한 희생자는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나오며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귀신처럼 파란 조명과 함께 등장한다.

특이한 게 있다면 이 좀비 귀신들한테 뒤통수를 한번 잡히면 뇌가 쥐어터진다는 거다.

클라이막스 씬에서 토마스 신부와의 사투 장면을 보면 외국판 전설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해머 필름사의 드라큘라가 생각난다.

여기서 나오는 토마스 신부의 모습이나 밑에서부터 위로 어둡게 비추는 조명 연출, 그리고 멀쩡한 생김세와 최후에는 십자가 묘비로 찔려 죽는 것 등등 은근히 크리스토퍼 리의 드라큘라 느낌이 난다.

전체적인 스케일은 생각보다 작은 편이다.

지옥의 도시라는 던위치 마을에서 부활한 죽은 자는 영화 전체를 통틀어 달랑 다섯 명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바디 카운트는 그 2배가 넘긴 하지만 루치오 풀치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여러모로 스케일이 작다.

결론은 평작. 고어 씬 두 세 장면을 빼면 딱히 볼거리가 없는 작품이다. 그럴 듯한 배경과 줄거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루치오 풀치 감독의 필모 그래피에 꽤 큰 의의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스토리가 좀 엉성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기존의 좀비물에서 탈피한 좀비 오컬트의 시발점이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덧글

  • 뷰너맨 2010/01/12 15:09 # 답글

    의외로 요즘 좀비물은 과학계에 기반을 두려고 하다보니-_-;...

    한데 재밌는건 기생충이라면 좀비의 힘을 설명가능하지만, 다른걸론 어렵다는 의견이 인상적이더군요.
  • 잠뿌리 2010/01/12 18:16 # 답글

    뷰너맨/ 예전부터 좀비 발생 현상이나 기타 여러가지 설정은 과학에 기반을 둔 해석과 함께 하고 있지요.
  • 헬몬트 2010/01/12 19:51 # 답글

    예전에 해적판 비디오로 유명하던 영화입니다.80년대 후반,


    --더불어 풀치의 실패작 맨해튼 베이비(줄거리도 ..심지어 고어조차도 너무나도 얌전하죠)
    를 보면 이상하게도 ? 이 시티오브~~메인 음악을 재활용했더군요


    --더더욱 충격적인 건 어느 일본 19금 애니에서도 이 음악을 쓴 적이 있던
    (오래전 봤는데 그림이 워낙 안 맞아서..취향이 아닌지라 삭제해버린)
  • 떼시스 2010/01/13 00:49 # 삭제 답글

    고어장면 밖에 딱히 기억이 안나는...
    개인적으로 풀치영화하면 좀비,비욘드,뉴욕리퍼, 뭐 이런것들 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 잠뿌리 2010/01/14 15:59 # 답글

    헬몬트/ 맨하탄 베이비는 언젠가 한번 보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보지 못했거든요.

    떼시스/ 그 작품들이 루치오 풀치의 대표작들이죠. 하우스 바이 세미트리도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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