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 (1960) 희귀/고전 호러 영화




1960년에 김기영 감독이 만든 작품. 무성 영화로 김진규, 이은심, 주증녀, 엄앵란 등이 주연을 맡았고 안성기가 아역 배우로 출현한다.

내용은 재봉질로 힘들게 돈을 버는 아내와 소아마비에 걸려 다리가 불편해 항상 목발을 하고 다니는 딸, 장난꾸러기 아들을 둔 유부남 동식은 방직 공장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새집으로 이사한 뒤로 아내가 몸이 약해져 공장 직원이자 평소 자신을 연모하면서 피아노를 배우러 오는 경희로부터 하녀 한 명을 소개 받으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아내가 아이들과 친정에 가 있는 3일 동안 하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동침을 했다가 위협을 받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정확히는 담배를 피고 어딘가 좀 정신줄 놓고 사는 하녀가 동식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 동식의 아내가 하녀와 협의를 해서 계단에 굴러 떨어지게 하여 낙태를 시키고 동식은 동식대로 무섭다고 매정하게 대하니 미치광이가 된 하녀가 복수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다.

캐스팅에서는 지금은 장년 배우인 엄앵란의 20대 모습과 국민 배우 안성기의 아역 시절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하지만 두 배우가 맡은 역은 비중이 그리 크진 않아서 중간에 다 퇴장한다.

오히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역은 동식의 아내와 하녀다.

동식의 아내는 사건의 전말을 듣고 하녀로 하여금 계단에 굴러떨어지게 해 아이를 낙태시키게 하면서 나중에는 역으로 그녀의 위협에 시달리니 쥐약을 먹여 독살을 하려다 실패로 돌아가자, 그녀 자신이 재봉질에 전념하며 일만 하는 하녀가 된다.

하녀는 동식의 아이를 낙태한 뒤 그에게 홀대를 받자 광년이가 돼서 작은 아이를 계단에 밀쳐 죽이고 동식의 아내와 딸을 막대하며 동식에게 위협을 가해 강제로 안주인이 된다.

유유부단한 동식 사이에서 이 두 캐릭터의 대립과 입장 전환이 참 재미있다.

캐릭터와 내용은 파격적이지만 아무래도 60년대 한국 영화인만큼 선정성과 폭력성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얌전한 표현이 나오지만 하녀의 유혹과 집착, 복수가 섬뜩하게 다가온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짓다가 만 2층 집 셋트장인데 그 중에서도 계단이 가장 눈에 띄었다.

동식의 가족을 잃고 하녀가 낙태를 하고 마지막에 가서 비참한 최후를 마칠 때도 항상 계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위에서 아래로 촬영한 카메라 기법이 인상적인데 동식의 다리를 붙잡고 거꾸로 매달려 머리를 쿵쿵 찧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그에게 집착하던 하녀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막판 엔딩의 반전은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고 뒷맛이 깔끔했다. 약간의 공포 요소가 있는 스릴러물의 엔딩으로선 참 점잖다고 해야할까나?

결론은 추천작. 한국 영화사에서 현대 배경에 팜므파탈이 나오는 스릴러물로선 거의 최초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2008년 경에 고 김기영 감독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김진아 감독, 이정재, 전도연 주연으로 리메이크판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는데 아직까지 별 다른 소식은 없다.

덧붙여 이 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남자가 조슬 함부로 놀리면 패가망신한다.’이거다.



덧글

  • 헬몬트 2009/12/30 11:50 # 답글

    마틴 스콜세지가 격찬하던 걸작이죠

    '왜 이런 걸작이 묻혀졌다니 너무나도 아깝다며 감독을 살아생전 만났더라면...'

    그의 입을 통하여 해외 걸작 복원 작업 투자에 들어가 복원버젼이 나왔다던가 하네요
  • 이준님 2009/12/30 12:36 # 답글

    그래서인지 리메이크나 아류작이나 그런게 예법 많았습니다.(어느 버전은 무려 남궁원이 나옵니다.)

    감독이 비명횡사 하시기 전까지 며느리 삼국지의 일본여자로 나온 마빡 아가씨(금홍아. 금홍아의 금홍이)를 고용해서 리메이크를 기획했었죠.
  • 헬몬트 2009/12/31 20:26 #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시리즈였습니다

    제목은 악녀였죠
  • 에른스트 2009/12/30 17:10 # 답글

    저 이거 DVD로 봤는데, 어린 아들로 나온 배우가 '안성기'씨였다니... 정말로 놀랍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교훈은, 아무래도 <독신제일>인듯합니다... 정말로 무섭네요. 불륜은.... 그런데 리메이크'화녀'(80년작)가 있다는데, 김기영 감독은 이 작품이 애착이 컸나봅니다. 그런데 김기영 감독의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는 복원이 안될까요?
  • 사부로 2009/12/31 10:13 # 답글

    개인적으로는 괴시를 기대하고 있는데....
  • 헬몬트 2009/12/31 20:26 #

    그런데 줄거릴 베꼈죠 그건
  • 잠뿌리 2010/01/03 23:08 # 답글

    헬몬트/ 최근에 또 기사가 나왔지요. 주연 이정재 전도연 캐스팅이 됐다고요.

    이준님/ 아류작이 많이 나올 법하네요.

    에른스트/ 한국 영상 문화 자료원에 가면 있을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한국 고전 영화가 굉장히 많이 있더군요.

    사부로/ 괴시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 초보기획자 2010/05/18 01:06 # 답글

    최근에 EBS 시네마천국에서 '하녀'관련해서 김기영원작으로 이야기 해주었는데..영화는 못 봤으나 줄거리랑 진행부분만 보여주더라도 멋지더군요..
  • 잠뿌리 2010/05/20 15:46 # 답글

    초보기획자/ 원작은 정말 괜찮지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49304
2489
9754405

메모장

잠뿌리의 트위터

2019 대표이글루_ga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