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 (2009) 2009년 개봉 영화




2009년에 신정원 감독이 만든 작품. 괴수 어드벤쳐를 표방하고 있다.

내용은 평화로운 산골 마을 삼매리에서 주말 농장 준비로 한창 바쁜 시기에 식인 멧돼지가 나타나 사람들을 해치는 사건이 발생하여 전문 엽사까지 동원되지만 처치에 실패하여, 시골 순경 김순경과 동물 생태 연구가 변수련, 전문 엽사 백만배와 은퇴한 전설의 포수 천일만. 그리고 서울에서 온 신형사 등 이렇게 다섯 명이 한 팀이 되어 멧돼지를 잡는 이야기다.

멧돼지를 괴수로 등장시킨 건 국내 최초의 시도인데 그게 정통 괴수물이 아니라 스릴, 코믹, 어드벤쳐를 혼합해서 참 독특한 작품이 됐다.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것도 그렇고 캐릭터도 굉장히 한국적이다.

김순경의 치매 걸린 노모와 산속에 사는 광년이 캐릭터가 보기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 또한 다분히 한국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산에서 멧돼지의 인간 습격이란 것 자체가 우리 나라에서 2009년인 지금 현재까지도 간혹 뉴스에 보도 될 정도의 사건이라 현실감있게 다가온다.
(물론 이 경우에 식인 멧돼지 같은 건 없지만 말이다)

멧돼지 CG는 사실 그렇게 고퀄리티는 아니지만 무게감은 충분히 느껴졌기 때문에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현재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일반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진 못할 것 같다.

코믹 요소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B급 영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면 진짜 유치하고 뜬금없으며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감상이 극단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전문 엽사 백만배에게 외국어로 말을 거는 사냥개라든가. 마을 창고에서 어르신들 모아 놓고 힙합 가수가 초청되어 춤추고 노래하거나 엉덩이에 뭔가 찍혀 죽는 것 등등 코믹한 장면은 많이 나오지만 그게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코드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B급 코드라서 그런 것이다.

엔딩에서 차우의 새끼가 방류되어 속편을 예고하는 걸 보고 열폭하는 사람이 꽤 보이는데. 사실 80~90년대 때 종족 번식 능력을 갖춘 맹수나 야수가 괴물처럼 나오는 작품은 다 그런 식으로 끝을 맺는다.

새삼스럽게 열폭해서 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이 작품의 주제는 심플하다.

인간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어 먹고 살 게 없어 굶주린 야생 멧돼지가 인간을 잡아먹기 시작했다는 설정에서 출발하니 그 자연적 재앙을 경고하는 것이다.

20세기에 나온 맹수/야수가 나오는 괴수 영화도 다 이런 식이다.

평화로운 마을에 괴수 출몰하는데 기득권 층은 사건을 덮는데 급급하고 위험한 걸 알면서도 외부인에게 주말 농장을 개방했다가 대형 참사가 벌어지고, 전문 사냥꾼이 초청되어 왔으나 퇴치에 실패. 그래서 은퇴한 사냥군과 마을 경찰(순경), 형사, 생태학자 등이 힘을 합쳐 괴수를 퇴치한다.

이렇게 짧게 요약을 해 놓고 보면 캐릭터 구성도 정통 괴수물 스타일이다.

해양 공포물의 대표작인 죠스도 이런 식이다.

해안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죠스의 위협을 알면서도 시에서 그 사건을 덮고 해수욕장을 개장했다가 참사가 벌어지고 상어 사냥꾼을 초빙하지만 퇴치에 실패하여 결국 마을 보안관과 그의 동료들이 상어 퇴치하는 것이다.

야수보다 인간이 더 나쁜 존재라는 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어필되고 있다.

주인공 김순경이 서울에서 교통과에 근무할 때 마주치는 술주정뱅이나 검사, 천일만의 손녀를 차로 치고 뺑소니치는 것도 모자라 아파서 신음하는 걸 언덕 아래로 던져 버린 운전수와 주민들의 안전에 신경쓰지 않고 자기 이득만 챙기려는 곽사장, 마을 이장. 그리고 위기의 순간 모두를 배신하고 자기 몸 챙기기 바쁜데 허세까지 쩌는 박순경 등등 속물 투성이다.

개인적으로 약간 불만족스러운 건 전문 엽사 백만배와 곽사장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제일 나쁜 놈으로 나오는 건 곽사장이지만 중간에 한번 안 나오기 시작한 뒤론 극에서 완전 퇴장했고 백만배는 그렇게 나쁜 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5인조 중 유일하게 혼자서 배드 엔딩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러닝 타임이 무려 120분이나 되지만 이게 완전판이 아닌 건지 군데군데 잘려나간 장면이 꽤 되는 것 같다.

곽사장 씬도 그렇지만 백만배가 핀란드에서 데리고 온 외국인 포수들도 어떻게 됐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다. 분명 마을 창고 잔치 때 멧돼지 습격 전까진 다 같이 모여 있었는데. 습격 과정이나 후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결론은 미묘. 이 작품은 정통 괴수믈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지만 호러와 스릴, 어드벤쳐 요소의 결합을 통해 완전 새로운 시도를 했다.

워낙 새로운 시도를 한 탓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텐데 개인적으로는 참 재미있게 봤다.

아예 B급 영화를 표방하고 나온 작품으로서 그런 타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괴물 같은 정통 괴수물을 바란다면 그리 권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덧글

  • mithrandir 2009/12/27 01:40 # 답글

    이 영화 제작비도 초과하고 다들 망할 거라며 기대 안하던 영화였는데,
    의외로 흥행도 관객 반응도 선방한 경우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는 힘들었을 듯 하지만...)
    저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개그들이 난무하는데, 그게 이상하게 먹히더라구요. :-)
  • 이준님 2009/12/27 10:33 # 답글

    첨 시사회 이후에 상당히 삭제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감독의 원래 의도는 우리가 흔히 보는 안 우스운 공포물이었다는데 중간에 노선을 바꾸었다고 하더군요. 아마 그 여파로 중간 중간 핀트가 어긋나는 모습이 보일겁니다.
  • RedBang 2009/12/27 11:58 # 답글

    저도 엄청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특히 인간군상들이...
  • 떼시스 2009/12/27 16:26 # 삭제 답글

    조만간 한번 봐야겠습니다.
    참 다채롭게 등장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상어,피라냐,호랑이,곰,개,새,쥐,바퀴벌레,모기 심지어 달팽이까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동물들도 생체실험이나 화학물질에 오염된 후 그렇게 됐다.이러면 할말없지요.
    그래도 호랑이,늑대와 더불어 토종맹수인데다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하니 영화가 많이 끌리네요.
  • 헬몬트 2009/12/28 20:26 #

    지렁이까지 돌연변이로 이빨 달고 나와 사람을 먹어버리는 게 있죠(그게 1975년 영화라니)
  • chokey 2009/12/27 17:41 # 답글

    저도 참 재밌게 봤더랬죠. 시실리도 재밌었는데 차우는 좀더 작정한 느낌이랄까요. 전 신정원 감독영화와 코드가 맞아서인지 늘 기대하고 있어요. 하하하하.
  • 뷰너맨 2009/12/29 20:17 # 답글

    처음본 예고편과 지금 본 예고편이 다르더군요.

    확실한 공포물이라 생각했건마는; 뚜껑이 열리니;;


    마치 바이오 해저드2 를 보는 기분이였습니다...(응?)
  • 잠뿌리 2009/12/30 02:31 # 답글

    mithrandir/ 이 작품이 나름 선전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이준님/ 역시 삭제된 장면이 엄청 많았군요;

    RedBang/ 인간 군상들이 참 막장이지요 ㅋㅋ

    떼시스/ 멧돼지 민가 습격은 우리나라에서 참 친숙한 소재지요.

    chokey/ 저도 시실리는 재미있게 봤습니다.

    뷰너맨/ 예고편은 공포물인데 결과물은 컬트 코믹물이 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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