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시지존 (疆屍至尊: Ultimate Vampire, 1987) 강시 영화




1987년에 유위강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중국에서 7월 15일은 귀신절이라고 하여 지옥의 문이 열리고 오갈데 없는 귀신들이 시주를 받으러 세상으로 나오고 그때 산 사람들이 지전을 태우고 스님이 독경을 외워 혼을 위로해주는데.. 그 날 바보 같은 제자 추생과 문제의 실수를 저질러 귀신들을 해방시키면서 그 둘의 스승인 임구가 도사들을 불러 모아 뒤처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생기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강시 영화 중에서도 꽤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역대 강시 선생 시리즈 중에서 제자들이 가장 무개념하고 사고뭉치로 나온다. 진짜 극중 온갖 사건 사고는 다 치면서 스승한테 달라붙어 뒤처리를 맡기는 녀석들로 반성이나 자기 성장 같은 건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1985년에 처음 나온 강시 선생 1에서 일미 도사(임정영)의 제자로 나온 전소호가 여기서 또 다시 나오는데, 그 시절하고 이번 작품을 비교하면 이건 진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다.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사고뭉치 제자들 뒤처리 하느라 바쁜 임구 도사다. 초대 강시 선생 시리즈에서 제자들을 홀린 귀신들을 처단해 온 그였지만 이번 작품에서 나온 임구 도사는 오히려 그 귀신과 눈이 맞아 결혼하여 40년 솔로 인생을 탈출하게 된다.

도사와 귀신이 혼인을 하는 엔딩도 강시물로선 참 드문 마무리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이 다른 강시물과 차별화된 것은 엑스트라 동원에 있다.

이 작품의 초반은 귀신, 중반은 강시, 후반에는 죽은 망자들이 진짜 수백 단위로 우르르 몰려 나온다.

후반부의 망자들은 특히 완전 시체들의 새벽에나 나올 법한 좀비처럼 나와서 완전 중국판 좀비물을 방불케한다.

시체라서 얼굴은 창백하고 숲속 땅바닥이나 나뭇잎 아래 파묻혀 있던 게 악당인 석견 도사의 주문에 의해 벌떡 일어나 부대 단위로 몰려오며 주인공 일행을 압박한다.

이 작품의 진가는 중국 배경의 좀비물스러운 전개를, 강시물로 풀어서 진행을 하며 깔금하게 마무리 짓는데 있다.

강시보다 더 큰 압박을 주는 수백 명의 망자들을 일시에 소탕하는 방법이 상당히 기발하고 재치가 있으며, 진짜 강시물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설정으로 넘어가자면 이 작품은 강시보다는 오히려 귀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임정영이 출현하고 명색이 강시 선생 시리즈 중 한편이라서 강시가 나오긴 하지만 그보다는 귀신이 더 많이 나온다.

때문에 귀신에 대한 설정이 음산하게 잘 만들어져 있다.

오프닝 장면에서 귀신절에 귀신을 위해 텅 빈 공연장에서 경극이 펼쳐지고 있는데 바보 제자들이 거기서 사고를 치는 씬이나, 귀신절날 해방되는 귀신을 감시하기 위해 따라 붙은 4명의 저승사자가 있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귀신이 진흙을 먹기 때문에 진흙떡을 먹어야 말이 통하며 명색이 관리들이라 지전을 써줘서 뇌물을 바쳐야 사정을 봐준다는 설정 등등 참신하고 독특한 게 참 많다.

중반부에 해방된 귀신을 사로잡기 위해 임구 도사의 동문 도사들이 총 출동하여 천팔괴라는 술법진을 만들어 귀신들을 일시에 소탕하는 장면도 볼만했다.

결론은 추천작! 단언컨대 이 작품은 고 임정영이 출현한 정통 강시 선생 시리즈 중에서 가장 스케일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기에 다시 나왔으면 강시 블록 버스터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덧글

  • 시몬 2009/12/16 02:57 # 삭제 답글

    저 귀신절이 실제로 있고 중국에서 지금도 저날에는 제사를 지낸다는건 최근에 알았습니다
  • 참지네 2009/12/16 04:25 # 답글

    옛날에 이렇게 인기 많은 공포물이나 액션물이 많았지요.
    지금은 소재에만 답습하는 경우가 많으니........ 심심하기만 합니다.
    고전을 좋아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떼시스 2009/12/16 19:51 # 삭제 답글

    요즘애들에게 한때 중국귀신영화 강시시리즈에 우린 열광했었다라고 한다면 먼 옛날얘기 듣듯 하겠지요.
  • 잠뿌리 2009/12/18 01:05 # 답글

    시몬/ 그날 중국은 참 으시으시하겠네요.

    참지네/ 고전 영화는 특유의 매력이 있어서 좋지요.

    떼시스/ 요즘 아이들은 강시가 뭔지 모를 것 같습니다.
  • 헬몬트 2009/12/18 15:47 # 답글

    그러고 보니 임정영..너무나도 강시 잡는 도사로 각인되었죠


    성룡.홍금보.원표와 같이 어린 시절 무술학교 동창이었는데..

    넷 가운데 가장 먼저..그리고 지금까지 유일하게 세상을 떠난 이가 되었네요
  • 잠뿌리 2009/12/20 23:59 # 답글

    헬몬트/ 임정영하면 강시 선생, 영환 도사가 생각날 수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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