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설의 고향 8화 : 구미호 - 감상 프리토크


내용은 사람들이 구미호를 존내 사냥해서 단 세 마리 밖에 안 남았는데, 그 사냥당함의 숙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이 되고자 인간 남자에게 시집을 가 천일 동안 버림받지 않은 삶을 살기로 한 구미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구미호가 전설의 고향 역대 시리즈에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할 정도의 간판 타이틀이라 그런지 이번 작품도 상당히 신경써서 만든 것 같다.

구미호가 인간한테 사냥 당해 멸종 위기에 처했고, 사냥의 숙명에서 벗어나고자 인간에게 시집을 갔다는 설정에서 종래의 구미호를 재해석한 것 같다.

그러면서 구미호와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려나가기 때문에 스토리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쳤지만 물욕에 빠져 끝내 버림받고 홀로 남겨진 구미호의 모습은 엄청 처량하다.

이건 완전 전설의 고향판 인간 극장이랄까?

역대 구미호 시리즈 중에 가장 처절한 것 같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 온 안재모가 구미호의 남편 역을 맡았다.

가난하고 얼굴이 못생겼을 때는 그렇게 착하고 성실했던 사람이, 돈을 버니 노름과 기생에 빠져 살고 얼굴이 상한 마누라를 내팽겨치는 것도 모자라 여우 사냥꾼들한테 팔아넘긴 뒤에 끝끝내 욕심을 버리지 못했다가 사고사 당하는 걸 보면..

역대 구미호 시리즈 중에서 최악의 남편 상으로 기록될 것 같다.

하지만 이때문에 구미호의 비극적인 사랑이란 게 더욱 부각되면서 스토리에 깊이가 생긴 것 같다.

막판에 나오는 전설의 고향 특유의 성우 나레이션도 분위기에 딱 맞았다.

단 한 가지 옥의 티가 있다면 구미호 분장이 역대 최악이라는 거.

2008 구미호는 구미호라기 보단 무슨 인간형 꼬리 촉수를 가진 요괴처럼 나와서 실소를 금치 못했는데..

이 2009 구미호는 완전 생긴 게 웨어울프처럼 나온다.

구미호의 아홉 꼬리가 부각된 것도 아니고 털이 수북히 난 팔과 하얀 머리, 구렛나루를 기르고 흡혈귀처럼 이빨을 들이밀며 캬악-이러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람을 손톱으로 할퀴어 죽이고 목을 잡아 꺽는 액션 씬 등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최소한 얼굴이라도 좀 구미호틱하게 해주지, 얼굴이 눈동자를 빼면 인간과 똑같기 때문에 옛날의 그 느낌이 안 살아난다.

어쨌든 분장을 제외하면 무난한 에피소드였다.

간판 타이틀의 체면 치레를 한 것 같다.

P.S:
설정의 치명적인 오류랄까, 시대 상황에 전혀 맞지 않은 걸 하나 지적하자면..
여우 사냥꾼이 몰고 다니는 사냥개가 세퍼드라는 거.
진돗개도 있는데 왜 굳이 서양 개인 세퍼드를 등장시켰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안 그래도 구미호 디자인이 서양의 늑대 인간 같아서 눈에 걸리는데 말이다.



덧글

  • 참지네 2009/09/02 08:19 # 답글

    역시 옛날이 그립군요.........
  • 키세츠 2009/09/02 14:00 # 답글

    그러게요... 풍산견도 있을텐데;; 그쪽으로 하면 제작비가 너무 상승했으려나요.

    구미호 스토리는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면이 더 높은 듯 합니다.
  • 잠뿌리 2009/09/04 00:05 # 답글

    참지네/ 옛날 것이 좋지요.

    키세츠/ 비극적인 사랑이라 여성향인 것 같습니다.
  • 2009/09/07 15: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opiana 2010/04/30 18:57 # 삭제 답글

    궁금한게 있는데,만약 이게 남성향으로 나온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 잠뿌리 2010/05/03 12:51 # 답글

    opiana / 늑대 인간 전설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비공개/ 한국의 민담에 그런 게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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