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여자 (Unholy Women, 2006) 귀신/괴담/저주 영화




2006년에 아메미야 케이타, 스즈키 타쿠지, 토요시마 케이스케 감독이 만든 작품. 세 명의 감독이 ‘무서운 여자’란 걸 주제로 하여 각기 다른 세 편의 단편 영화를 만들어 옴니버스 방식으로 묶어서 완성한 작품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 카타카나는 어떤 아파트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옥상에서 추락사 한 여자와 부딪힌 주인공이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난 뒤로 현재 사귀는 남자 친구의 전 부인에게 스토킹 당하는 줄 알았다가 실은 인간이 아닌 괴물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 하가네는 공장에서 일하던 주인공이 푸대 자루로 상반신을 가리고 맨 다리 두 개만 드러난 기묘한 여자와 얽히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세 번째 에피소드 계승은 주인공 모자가 시댁으로 이사를 왔는데 그날 이후로 아들이 밤마다 이상한 환영과 평소와 다른 엄마의 모습을 보고 공포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우선 첫 번째 에피소드인 카나카나에 대한 감상을 하자면 사실 상 이 작품의 타이틀에 가장 걸맞는, 그리고 진짜 의외로 무서워서 혼났던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빌딩에서 추락한 누군가와 부딪힌 이후 정신이 들고 나서 정체불명의 괴물녀한테 쫓기는 게 주된 내용인데. 이게 진짜 무섭게 잘 만들어졌다.

새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며 식칼을 들고 덤벼드는데 처음에는 그게 남자 친구의 전 부인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갈수록 인간을 벗어난 기괴한 행동을 하면서 괴물의 실체를 드러낸다. 기분 나쁜 방울 소리와 함께 나타나 천장에 붙어 있거나, 무슨 일본 전통 무용을 하듯 기괴한 자세를 취한 채 마구 쫓아오는데 그 포스가 완전 주온의 가야코 못지않았다.

일종의 저주 혹은 악령에 의한 무차별 공격이 주제인 만큼 결말도 비극적으로 끝나는데 마지막 순간 ‘도대체 정체가 뭐야!’라는 주인공의 처절한 외침이 울리자 돌아온 답변이 정말 심플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겨 주었다.

이 작품에서 빨간옷 입은 괴물녀가 아파트에서 쫓아오는 장면은 국내에서 GIF 파일로 만들어져 떠돌기도 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하가네는 기괴하다. 이게 정통 호러라기보다는, 호러의 탈을 쓴 컬트적인 작품인 것 같다. 푸대 자루를 뒤집어쓰고 맨 다리만 드러낸 기괴한 여자가 공장 주인의 여동생인데 주인공한테 잠시 그녀를 맡기고 드라이브를 보냈다가, 둘이 엎치락 뒤치락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건데 그 과정이 굉장히 기괴하다.

푸대 자루 녀는 이상할 정도로 주인공에게 집착하고 그러다 존나 맞고 나서 발가락에 피를 묻혀 ‘더해 봐’라고 도발하고, 주인공은 본격적으로 떡 좀 치려던 순간 푸대 자루 속에서 튀어 나온 칼조각에 맞아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녀와 하나가 되어 버린다.

왜 컬트라는 느낌을 받았냐면 이런 엽기적인 러브 스토리의 진행 방식이 개그가 아니라 진지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보통 사람이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스토리지만 어찌 보면 이런 것도 일본 영화의 장르 중 하나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재미가 없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 황당한 전개와 설정을 웃으며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세 번째 에피소드 계승은 좀 시시한 편이다.

일찍이 자식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떨어지고 싶지 않아 자기 손으로 자식을 죽인 어머니의 원귀가 쓰인 족자로 인해 2대 째 똑같은 비극을 반복하는 모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원귀에 씌인 듯 밤마다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어머니가 공포 포인트. 한밤중에 다락방에 어머니가 다소곳이 앉아 있는데 그 옆에 있던 거울에는 어머니의 옆모습이 아니라 앞모습이 비추고 있고, 거울 속 어머니가 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씬이 제법 오싹했지만 그거 이외에는 진짜 별거 없었다.

애초에 이런 소재 자체도 이미 괴담물로 많이 나왔기 때문에 새로울 건 하나도 없다. 식상하면서 지루하기까지 하다.

결론은 미묘. 이 작품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진짜 오래간만에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무서웠는데 두 번째, 세 번째 에피소드를 보면서 그 공포도가 싹 가시면서 입에 쓴맛만 남았다.

첫 번째 에피소드라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지만 나머지 두 에피소드를 합친 작품 전체적으로 보면 그리 권하고 싶지 않다.



덧글

  • 알트아이젠 2009/07/10 20:02 # 답글

    포스터가 그 첫번째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한 거군요.
  • 메리오트 2009/07/10 20:26 # 답글

    각각 다른 단편을 묶어서 만든 작품은 저런식으로 한에피소드는 볼만한데 그외는 별로인 경우가 좀 보이더군요.
  • 떼시스 2009/07/10 20:38 # 삭제 답글

    나는 괴물~~~~~!!!
    저 역시 첫번째 이야기는 진짜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무섭다는 이유로서가 아니라 사귀는 남자의 전처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니라면 과연 정체가 뭘까?라는 미스터리한 관점에서 말이죠.
  • balbarosa 2009/07/10 21:12 # 삭제 답글

    두번째 이야기는 비닐 인간의 최후가 생각나는데요. 고무인간 말고 비닐 인간.
  • 참지네 2009/07/11 01:15 # 답글

    재미있겠군요.
    그런데 포스터를 보니, 왜 입 찢어진 여자가 생각날까요? 뭐, 아무튼....... 좋은 영화 하나를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 feveriot 2009/07/11 12:00 # 삭제 답글

    저는 이거 두번째 에피소드가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번 보고 이해가 안되서 다시보고 두번 봐도 계속 이상하고...
    뭘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고...

    근데 아무튼 자꾸 보니 재미가 있더라구요.

    아 물론 첫번째 에피소드가 젤 무서웠어요. 세번째는 정말 뺐어도 될 듯.
  • 잠뿌리 2009/07/12 00:41 # 답글

    알트아이젠/ 네. 첫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는 괴물이지요.

    메리오트/ 첫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나았습니다.

    떼시스/ 전 정말 무섭게 봤습니다. 간만에 소름이 쫙 돋았지요.

    balbarosa/ 오 그런 영화도 있었나보군요.

    참지네/ 포스터에선 입찢어진 여자 같은 이미지도 있는데 실제로는 입은 멀쩡합니다. 나머지가 안 멀쩡해서 무섭지요 ㅋㅋ

    feveriot/ 첫번째는 공통적으로 다 무섭고 두번째는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데 세번째는 완전 에러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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