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분식 모음 - 역곡 초교 2020년 음식


불갈비맛바. 가격은 500원. 문방구에서 파는 떡갈비 스틱을 꼬치에 끼워 튀겨낸 것이다. 맛은 보통. 다른 분식점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소스도 뿌리지 않았는데 그래도 먹을 만 한 편이다.

만두 꼬치. 가격은 200원. 한 개당 100원 꼴이고 고추장 소스가 발라져 있다.

역시나 기본 베이스가 만두이다 보니 불갈비 맛바와 마찬가지로 스탠다드한 맛을 자랑한다.

하지만 사실 그냥 낱개로 튀겨파는 곳보다는 좀 떨어지는 편.

아무래도 만두를 즉석에서 튀겨서 주는 게 아니라 미리 튀겨놓은 걸 다시 튀긴 다음 소스를 바르기 때문에 좀 퍽퍽한 편이다.

떡꼬치. 가격은 300원.

다른 곳에서 파는 것보다 크기가 아주 약간 더 큰 것 같긴 한데 맛은 보통.

이 가게는 여기까지가 딱 '인간'이 먹을 만한 수준의 음식인 것 같다.

문제는 바로 이 다음부터다.

발바닥 돈까스. 가격은 500원.

정식 명칭은 모르겠고 일단 가칭을 붙였다.

길거리 노점에는 없고 초등학교 앞 분식점에만 있는 돈까스 시리즈 중 하나.

모양이 좀 거창하게 생겼지만 맛은 일반 돈까스 꼬치와 똑같다.

생고기도 아닌, 뭔가 알 수 없는 것들을 잔뜩 갈아 넣은 밍밍한 맛을 자랑한다.

치킨바. 가격은 500원.

두툼하고 크고 사각진 모양 때문에 먹을 만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한 입 베어물면 두툼한 튀김 옷 속으로 예의 그 의문의 갈린 고기가 든 속이 씹힌다.

즉 위에서 소개한 돈까스 꼬치와 맛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거다.

그래도 어느 쪽이 더 최악이냐고 한다면 단연 이쪽을 꼽아주고 싶다.

안 그래도 밍밍한 맛, 간을 하나도 안 한 튀김 옷 때문에 느끼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초등학교 앞 분식점 뿐만이 아니라 아주 간혹, 닭꼬치나 고로케를 파는 노점상에 보이기는 하는데 당최 무슨 맛으로 먹는 지 모르겠다.

같은 제품으로 둥근 볼 형태의 치킨볼이 있는데 둘 다 맛에서는 동등할 정도로 최저다.

하지만 이보다 더 대단한 음식이 있었으니..

피카츄. 가격은 500원.

내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포켓 몬스터가 방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게 없었다.

포켓 몬스터가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관련 식품으로 나온 모양이다.

보다시피 저게 피카츄(?)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피카츄 돈까스라 불리고 있다.

맛은 일반 돈까스 꼬치와 마찬가지.

쉽게 말해 존나게 맛이 없다.

존나게 맛이 없는데 모양까지 괴기스러워서 먹기 부담된다.

괴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다.

튀김 꼬치류 외에 콜팝과 떡볶이도 팔긴 했는데..

찐득찐득한 떡볶이가 눌러 붙은 철판 위에 오뎅이나 계란 같은 것이 아닌, 꼬마 돈까스 풍의 냉동 돈까스 조각 같은 게 보이는 걸로 봐서 참 보기 드문 조리법인 것 같다.

이상이 역곡 초등학교 근처에 남아 있는 유일한 분식집에 대한 원정기였다.

상호명은 없다.

막간에 이 당시의 분식에 대한 추억을 잠시 회상해 보자면..

학교가 가파른 언덕 위에 지어져 있어 통학하기 참 불편했지만 그 언덕길 사이로 분식집이 약 3개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그 중 단연 가장 인기가 있던 곳은 언덕 중간 길에 위치한 곳으로 비오는 날에도 애들이 줄을 서서 사먹었던 기억이 나고..

그때 당시 그 인기 분식집에서 가장 잘 나가던 카레 만두를 정말 먹어보고 싶었는데 끝까지 못 먹어본 기억이 난다.

그 외에 언제나 2인자의 자리를 고수하던 분식집은 골목길 사이드 중간에 차려진 곳으로, 떡꼬치를 특이하게도 기름에 튀기는 게 아니라 펄펄 끓는 물에 삶은 다음 고추장을 발라서 팔던 게 기억에 남는다.



덧글

  • Zad- 2009/01/24 00:06 # 답글

    고등학교때는 저 피카츄를 죽어라고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듭니다.
    [...]
  • 萬古獨龍 2009/01/24 00:08 # 답글

    음 추억의 분식집 좋군요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앞에서는 삶은 달걀에 튀김옷을 입혀서 떡볶이 국물에 같이 묻혀주기도 했지요.... 순대튀김도 빼놓으면 섭하고요.. 후후
  • 시무언 2009/01/24 00:39 # 삭제 답글

    불고기 맛바의 위용이 웅장하군요
  • 아모르 2009/01/24 00:47 # 삭제 답글

    튀김도 맛있는데서 만들어야 맛있지

    저런 데서 만든 괴스러운 튀김은 그저..OTL
  • 시몬 2009/01/25 01:25 # 삭제 답글

    이건 뭐 괴기1번지도 아니고...무서운 음식이네요. 역시 분식집의 양대보스는 떡볶이와 순대라고 봅니다.
  • fsdssd 2009/01/25 18:17 # 삭제 답글

    떡꼬치가 300원이나 하나요?

    저희 동네는 500원 이상인데..
  • 잠뿌리 2009/01/26 10:04 # 답글

    Zad/ 저 피카츄도 먹다 보면 참 질리지요.

    萬古獨龍/ 삶은 달걀 튀김은 가끔 보이는데 정말 별미지요.

    시무언/ 불고기 맛바가 그나마 가장 나았지요.

    아모르/ 튀김도 정말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시몬/ 튀김과 오뎅도 필수지요.

    fsdssd/ 본래 200원이었던 게 300원으로 오른겁니다. 저런 방식이 아니라 긴 가래떡을 꼬치에 꽂은 건 500원에 파는 노점상도 흔히 보이지요.
  • 헬몬트 2009/01/27 21:45 # 답글

    떡볶이 꽂이(?)

    100원에 사먹었던 시절이 엊그제같은데 10년도 더 지난 옛일이군요
  • 잠뿌리 2009/01/29 16:21 # 답글

    헬몬트/ 이제는 벌써 20년 전의 물가가 됐지요.
  • dydy 2012/03/25 05:59 # 삭제 답글

    피카츄 열라 맛있따. 하지만 정체는 알아앨 방도가 없으니.. 취재하는 기자한테 잠입해서 알아오라고 해보세요 그리고 피카츄 전 안질리고 계속 먹게됨.. 중독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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