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구입! 프리토크




컴퓨터를 새로 맞췄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돈 주고 직접 산 것 같다.

사양은 다나와 PC에 나오는 표준형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사실 본래 컴퓨터를 새로 맞출 계획은 없었고 하드 변환 젠더를 통해 1테라 하드에 그동안 구워 둔 시디를 정리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변환 젠더의 성능이 생각보다 최저라서 부득이하게 컴퓨터를 구매한 것이다(1테라 하드를 버려둘 순 없었다고!)

처음 컴퓨터를 사려고 했을 때 용산에 가서 발품을 팔았는데 생각보다 별로였다.

다나와에 나온 표준가보다 비싼 곳도 부지기수인데다가, 결정적으로 어떤 가게든 직접 가서 물어보기 좀 그런 분위기였다.

바쁘기도 하겠거니와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으니 가격 간보기 하러 가기 좀 부담스럽다고나 할까.

그래서 용산 인터넷 쇼핑몰 중 한 곳에서 컴퓨터를 구매했다.

택배로 바로 배달왔는데 막상 포장을 풀어서 새 하드를 끼려고 하니 이게 왠 걸.

사타 2 단자가 2개 밖에 안 달려 있는 것 아닌가.

알고보니 내가 구입한 메인보드는 사타 단자가 2개 밖에 안 달렸다. 난 그것도 모르고 베이 6개가 있어 하드를 확장할 수 있다는 게 사타 단자가 6개 달려있는 건 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ODD를 사타 2 단자로 주문해서 낭패를 본 것이다.

거기다 본체만 새로 사고 모니터는 6년 동안 쓰던 CTR 모니터를 계속 쓰려고 했는데..

새로 산 컴퓨터 본체의 그래픽 카드는 LCD인 듀얼 단자 밖에 지원을 안 해서, 결국 배달 받은 당일.

컴퓨터 본체를 바리바리 싸들고 용산 AS 센터에 갔다.

컴퓨터 본체를 좀 튼튼한 걸 사려고 다오 코리아 듀얼 케이스를 샀는데 이게 케이스 무게만 3킬로다.

거기에 부품 들어간 걸 생각하면 한 토탈 4~5킬로, 그걸 어깨에 이고, 가슴에 안고 낑깅거리며 용산에 도착.

선인 상가를 약 1시간 가량 헤매다가 겨우 AS 센터에 방문하여 ODD 사타2를 IDE 방식의 제품으로 교체, 사타2 단자 찾느라 끊어 놓은 선 정리 및 묶기. 사타 2단자 긴 걸 꼽고 CTR 모니터로 변환시켜주는 젠더를 하나 받아왔다.

집에 와서 본체를 셋팅하고 컴퓨터를 켰는데 아니 이게 왠 걸. 윈도우 XP를 까니 하드를 130기가 밖에 인식 안 하는 게 아닌가?

메인 하드는 640. 서브 하드를 1테라 하드를 사서 껴 있는데 130기가 밖에 인식을 안해서 좌절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가진 윈도우 XP 정품 CD는 서비스팩 2가 자동으로 깔리지 않는 구 버젼이기 때문에 하드를 130기가 밖에 인식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걸 모르고 윈도우를 2번 깐 다음에 3번째 깔 때 파티션을 분할해 무사히 문제 해결.

그 다음 하드 젠더를 껴서 이전 컴에 쓰고 있던 IDE 하드 3개를 돌아가며 껴봤는데.. 젠더 문제인지, 아니면 하드 문제인지. 하드 3개중 2개는 인식을 안 하고 1개만 간신히 인식이 됐다.

그래서 젠더로 IDE 하드 쓰는 건 포기. 그냥 포멧 가능한 것만 해 놓고 봉인 중.

현재는 지금까지 구워 놓은 시디를 정리하느라 바쁘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징그럽게 많이 구워둔 것 같다.

약 1000장 넘게 정리했는데 이제 작업이 절반 밖에 안 끝났다. 나머지는 언제 다 끝낼지 참..

생각해 보면 내가 어린 시절에는 5.25인치 2d 디스켓을 존나게 모았었다.

디스켓 전용 케이스나 혹은 종이 박스 등에 담아서 보관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니 그것도 다 잃어버릭나 폐기됐다.

디스켓 시대를 넘어서 케이스를 열어 하드를 꼽을 수 있게 된 때는, 560메가 하드를 수건에 싸서 친구들 집에 가지고 다니며 게임을 긁어 모으던 때가 있었다.

그 뒤 시디롬의 시대가 도래한 뒤, 메인 하드가 30기가 밖에 안 되서 정말 미친 듯이 시디를 구워됐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때는 이런 상황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백업 시디의 수명은 그렇게 길지 않은 것 같다.

특히 현주 컴퓨터에서 나오는 I 프렌드 시디의 질은 최악. 다른 시디는 다 멀쩡하고 정말 산지 오래된 프린코 시디마저 인식이 잘 되는데 I 프렌드 시디로 구운 자료는 100장 중 60장 정도가 뻑이 났다.

그렇게 중요한 자료가 아닌 게 불행 중 다행이었다.

시디 자료 정리는 빡세지만 그래도 지금 관점에서 상당히 레어한 자료가 많아서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또 따로 있다.

나도 참 별걸 다 구워둔 것 같다.

쿠소 게임 중에 비니키 가라데 베이비즈도 있고, 1920년대에 나온 뽈노 영화에 주온 원작 소설 번역판에 마상원 작곡의 로도스 전기 오프닝곡까지 있다.

그리고 보니 사소한 문제가 하나 생겼다면..

컴퓨터를 교체해도 모니터에 검은 색이 잘 안 나오는 현상이 생겨서 그게 뭔고 했더니, 아는 동생의 말에 따르면 모니터 노후화 현상의 일종으로 뭐시기 형광등인가 램프가 닳아버리면 그렇다고 해서.. 애니든 영화든 게임이든 배경이 어두운 건 돌리기 어렵게 됐다.

나중에 좀 여유가 생기면 모니터도 갈아야할 것 같다.

아무튼 참 컴퓨터 새로 맞추니 감회가 새롭달까.

지금까지 정말 컴퓨터는 남이 버린 거, 안 쓰는 걸 가져다 써왔다.

컴 맞추기 이전 컴도 한 3년 정도 쓰다가 메인보드가 쇼트나서 맛이 간 걸 마침 컴퓨터를 새로 맞춘 아는 동생이 쓰던 부품을 받아와서 이것저것 연결해 간신히 구동에 성공시킨 바 있다. 당시 쇼트 난 컴퓨터 케이스가 동생이 쓰던 부품과 맞지 않아서 집 구석에 굴러 다니던 더 이전 시대의 구형 컴 케이스를 가지고 와 재조립하느라 2시간 넘게 걸린 것 같다.

그 이전 시대에는 팬티엄 600을 쓰던 때, 아는 형이 컴을 새로 맞추면서 팬티엄 1.0 보드와 cpu가 달린 구형 컴퓨터 케이스를 줘서 건대입구에서 받아 역곡까지 가지고 온 기억도 난다. 문제는 사운드 카드를 뺀 컴퓨터인데 집에 여분의 사운드 카드가 없어서 결국 한 번도 쓰지 못했다는 거.

그 이전 시대로 더 넘어가면 중학교 시절, 동네 친구가 쓰다가 고장나서 방치하던 하드 850기가를 받아와서 용산 삼성 AS센터를 찾아가 1.6기가 하드로 무상 교환하고 메인 하드 560메가와 같이 껴서 잘 쓴 적도 있다.

그 이후로 수년 뒤 팬 800 컴퓨터를 쓰다가 수명이 다 되서 고장난 후에는 동생이 쓰던 팬 1.8을 물려받았고 그게 지금 컴을 새로 맞추기 전까지 쓰던 사양이었다.

그 중간중간에 아는 동생한테 팬 600 노트북을 얻은 거나, 매제가 얻어다 준 PC방 출신의 팬 1.0 컴퓨터 등도 있지만 그건 어쩐지 내 컴퓨터 역사에서는 논외가 된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그 모든 게 다 추억이 된 것 같다.

정리도 얼른 끝내고 이제 좀 느긋하게 새 컴을 즐겨야지.

P.S 1:
하드에 다 자료를 복사해 놓고 보니 이 시디 처리도 나름대로 골치아픈 것 같다. 50장들이 시디 20통인데 무게도 상당해서 어디다 어떻게 버릴지 난항을 겪고 있다. 타지 않는 쓰레기로 틈틈히 버려야할 듯 싶다.

P.S2:
저번에 글을 하도 많이 써서 키보드의 자판이 닳은 게 있었는데 그래서 새로 산 스카이 디지탈제 키보드+마우스는 가격 대 비율로 상당히 만족스럽게 쓰고 있다. 가격이 두 개 합쳐서 7200원으로 택배비까지 합치면 거의 1만원 정도 떨어지는데 이 정도면 참 괜찮은 것 같다.



덧글

  • 사부로 2009/01/19 18:37 # 답글

    돌아가는 시디만 바리바리 싸서 저에게 보내주셈

    (............)
  • espiel 2009/01/19 21:28 # 답글

    이야아.....(....)
  • 시몬 2009/01/20 00:28 # 삭제 답글

    우와...말그대로 대모험을 하셨군요. 컴퓨터 말안들땐 진짜 짜증나죠.
  • 시무언 2009/01/20 01:05 # 삭제 답글

    와아 새 컴퓨터...사실 저도 제 컴퓨터가 바이러스 걸렸을땐 확 새 컴퓨터 사고싶었죠(...) 하지만 현실크리
  • 잠뿌리 2009/01/21 13:08 # 답글

    사부로/ 그냥 안 타는 쓰레기일 뿐이에요 ㅎ

    espiel/ ㅋㅋ

    시몬/ 정말 고생했습니다.

    시무언/ 현실 크리 orz
  • ... 2009/01/29 13:08 # 삭제 답글

    현주컴퓨터는 지금 부도 나서 없어졌죠???
    아직 아이프랜드 시디 가지고 계시네요~~~
    (저희집엔 아직 현주컴퓨터 본체&모니터가....)
  • 잠뿌리 2009/01/29 16:15 # 답글

    .../ 아이 프랜드 시디는 진짜 최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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