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촉수 (The Nest, 1988) 괴수/야수/맹수 영화




1988년에 테렌스 H 윈클레스 감독이 만든 작품.

내용은 조용한 시골 마을 노스포트에서 유전자 공학 회사 인텍과 비밀리에 계약을 맺은 시장과 과학자가 살충제의 대안으로 다른 벌레를 먹는 바퀴벌레를 개발했는데 그게 분자 구조가 진화하여 새로운 종이 되어 공생을 하고 사회적 본능이 생겨나 식인 바퀴벌레가 되어 사람들을 습격하는 이야기다.

일단 공포의 촉수라는 한국판 제목을 보면 뭔가 내용이 상상이 안 갈거다. 실제로 극중에 촉수가 나오긴 하지만 몇 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씬이다. 차라리 식인 바퀴벌레의 대습격이라고 지었다면 또 어떨지 모르겠는데 공포의 촉수란 제목은 정말 안 어울렸다. 그래도 이 작품은 80년대 비디오 세대들에게 친숙한 영화 중 하나다.

어쨌든 번안 제목 센스가 괴악한 것에 비해 영화 자체는 꽤 볼만한 B급 크리쳐물이다. 바퀴벌레 떼가 우르르 몰려나와 사람들을 잡아먹는 걸 보면 상당히 혐오스러우면서도 긴장감이 넘쳐흐른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 약발이 다 됐는지 서서히 막장화가 진행된다. 바퀴벌레의 모체인 여왕 바퀴벌레는 인간의 몸과 해골, 붉은 살덩이와 합쳐진 기괴한 유기체로 완전 에일리언 같이 나온다.

본래 이 작품은 바퀴벌레의 습격이란 소재로 혐오스러움을 이끌어내어 공포를 주는 건데. 여기에 바퀴벌레 퀸의 SF 크리쳐틱한 모습은 안 그래도 예산이 부족했는지 조잡한 특수 효과가 더욱 구리게 느껴지기 때문에 영화 전체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

극 후반부의 유일한 볼거리인 산 인간이 실시간으로 피부와 살이 분리되어 대형 바퀴벌레로 변하는 장면은 나름대로 의욕적으로 만든 것 같지만, 아무래도 그 장면은 데이빗 크로덴버그 감독의 '플라이'에서 브랜들 박사가 파리 인간으로 변하는 장면을 베낀 거라 눈에 좀 걸렸다.

SF 크리쳐 같은 설정은 다 버리고 그냥 끝까지 순수 바퀴벌레의 공포로 승부를 냈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결론은 추천작. 후반부의 SF 크리쳐 호러로 가는 걸 빼면 중반까지는 적당히 볼 만한 벌레 호러물이다. 여기서 좀 더 발전을 하면 슬러그의 저주 같은 영화가 나온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해충을 박멸하기 위해 바퀴벌레를 연구하다가 유전자 변형의 괴물 벌레를 만들어냈다는 메인 설정은 수년 뒤에 나온 영화 '미믹'에 그대로 차용된다.

덧붙여 포스터에서 바퀴벌레가 인간 여자를 덮쳐서 붕가 뜨기 직전의 장면 같은 게 나오는데 극중에서는 전혀 안 나오니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덧글

  • 시무언 2008/11/06 14:48 # 삭제

    제목만 보면 촉수물(...)
  • BLAZE 2008/11/06 17:57 #

    아 제목으로 사람을 낛나연. 이런 못된 사람.
  • 잠본이 2008/11/06 21:33 #

    역시 포스터는 낚시였군요
  • 시몬 2008/11/07 01:28 # 삭제

    미믹도 좀 황당한게, 바퀴벌레퇴치용으로 개미와 사마귀의 유전자를 섞어만든 신종벌레를 풀어놨는데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이놈의 벌레가 사람만해졌다는 내용이었죠. 이 영화감독은 유전자라는 개념만 섞어놓으면 뭐든지 다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 잠뿌리 2008/11/07 20:34 #

    시무언/ 제목 센스가 참 엽기적이죠.

    BLAZE/ 이 제목은 명백히 오해에요 ㅎㅎ

    잠본이/ 포스터 낚시가 상당합니다.

    시몬/ 유전자 조합은 SF 크리쳐 호러물의 단골 소재인 것 같습니다.
  • 떼시스 2009/07/12 22:49 # 삭제

    옛날 B급호러영화 포스터를 보면 영화와는 상관없는 그림이 많이 있었지요.
    그래도 조 다마토나 제스 프랑코같은 감독의 영화는 살색볼거리는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으니...
    내용이 구려서 그렇지
  • 잠뿌리 2009/07/13 12:10 #

    떼시스/ 옛날 영화 포스터가 좀 그런 경향이 많지요.
  • 백용권 2009/09/20 22:55 # 삭제

    보긴 봤는 데.. 보고 나서 기억나는 장면이 없는 작품입니다.
  • 잠뿌리 2009/09/22 09:37 #

    백용권/ 전 맨 마지막 탈피 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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