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퍼스 크리퍼스 1 (Jeepers Creepers, 2001) 요괴/요정 영화




2001년에 빅터 살바 감독이 만든 작품. 미국 현대의 도시 괴담 중 하나로 인적이 드문 고속도로를 여행하던 여행객이 사람의 형상을 한 박쥐 인간에게 습격을 당했다가 간신히 살아남았다는 괴담을 각색하여 만든 작품으로 실화를 소재로 했다며 홍보했지만 사실 엄청나게 픽션에 가깝다.

내용은 봄방학이 되어 시골길을 지나 집으로 향하던 트리쉬, 대리 남매가 문득 10대 커플에 대한 괴담을 떠올리고 공교롭게도 그 순간 낡은 트럭에게 쫓기다가 우연히 오래된 교회의 지하로 들어가서 보아선 안될 걸 본 뒤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우선 지퍼스 크리퍼스 설정 자체는 좋았다. 크리퍼는 지퍼스 크리퍼스 주제가가 흘러 나올 때마다 등장한다는 괴물이다. 23년마다 봄 기간의 23일 동안 특정한 사람의 신체 부위를 먹는데 눈을 먹어 앞을 보고 폐를 먹어 숨을 쉬며 부상당한 몸을 살을 먹어 회복하는 무서운 놈으로 사람을 공포에 떨게 만들어 그 냄새를 맡아 위치를 추적, 박쥐 날개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도끼질도 한다.

그러나 그 좋은 설정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아무래도 주로 야간에 촬영해서 화면이 워낙 어두운데다가 괴물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도 후반의 이야기고, 결정적으로 괴물의 위협으로부터 주인공 일행이 도망치는 것말고 아무 것도 하는 게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도망을 치는 장면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황에 맞지 않은 행동과 대사를 통해 관객을 답답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오프닝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데뷔작 듀얼을 연상시키는 낡은 트럭에 쫓기다가 극중 파이프에 빠져 지퍼스 크리퍼스가 사는 공포의 집에 들어가 조사를 한 뒤 밖으로 나오면서 점점 스토리가 늘어지더니 나중에 가서는 그저 그런 괴물 영화로 전락한 것이다.

스릴러처럼 시작했는데 갑자기 크리쳐물이 됐고, 모처럼 개성 있는 크리쳐가 나오는데 주인공 일행의 대처가 워낙 답답해 몰입도가 떨어지니 뭔가 나사가 몇 개 풀려있는 느낌을 준다.

유일하게 인상적이었던 건 포스터가 암시하고 있는 엔딩. 내용은 비록 허무하게 끝나지만 어쨌든 라스트 씬 자체는 괜찮은 편이었고, 또 하나 인상적인 걸 꼽자면 대사 정도. 말투를 좀 각색하자면 '야 이 병진아 니가 지금 하고 있는 짓거리가 공포 영화에 자주 나오는 찌질이 같은 짓이란 거 알고 있냐?'라고 동생을 다그치던 누나의 대사였다.

결론은 평작. 스토리가 좀 부실하고 후반부 갈수록 막장이 됐지만 어쨌든 크리퍼란 캐릭터는 꽤 매력적이다. 만약 이 작품이 스토리를 제대로 신경 써서 잘 만들었다면 크리퍼는 제이슨, 프레디, 마이어스, 레더 페이스 등 쟁쟁한 호러 영화의 악역들의 뒤를 잇는 차세대 아이콘이 되었을 것 같다.



덧글

  • 시무언 2008/11/06 15:05 # 삭제 답글

    롭 좀비도 지퍼스 크리퍼스를 소재로한 노래를 만들었더군요
  • asdf 2008/11/06 16:44 # 삭제 답글

    그래도 초반에 지하실을 둘러보는 장면을 전후로한 장면은 꽤 무서웠음
  • 시몬 2008/11/07 02:01 # 삭제 답글

    정말 스토리는 꽝이었지만 괴물캐릭터는 잘 만들었죠. 나름대로 지성도 가지고 있고요.
  • 잠뿌리 2008/11/07 20:36 # 답글

    시무언/ 그 노래가 그 노래였군요 ㅎㅎ

    asdf/ 지하실 수색 씬은 참 긴장감 있었지요.

    시몬/ 괴물 캐릭터만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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