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둠 (Doom, 2005) 프로 레슬링 관련




2005년에 안드레이 브라코비악 감독이 만든 작품. WWE 헤비급 챔피언 출신의 배우 드웨인 존스가 주연으로 나온다.

내용은 2026년 미국 네바다 주 사막에서 유적 탐사를 벌이던 고고학자들이 화성으로 순간이동할 수 있는 워프 장치 '아크'를 발견한 뒤 20년의 세월이 지난 후 연합 항공 우주국에서 화성 기지에 세운 올더바이 연구소에서 실험체가 탈출하는 바람에 소속 연구원이 구조 요청을 보내서 미국의 해병대 소속의 긴급대응 전술 부대가 급파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FPS 게임의 영원한 명작인 '둠'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오프닝에 나오는 박사 이름이 카멕. 카멕은 ID 소프트에서 둠과 울펜슈타인을 만든 제작자의 이름이다.

화성 기지에서 벌어지는 총질 액션이란 점은 둠과 같지만 본래 둠은 워프 장치를 통해 악마들이 나오는데 비해서 이 작품에선 염색체 24라는 우주 생명체들이 나타나서 어둠 속을 틈타 공격해온다는 점이 다르다. 영화의 초중반을 괴물 찾는데 투자하는 바람에 엄청 지루하게 진행된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 작품은 여러 SF 호러 영화의 특성을 따왔다. 화성 기지에서 폐쇄된 기지 안에서 고도의 지능과 뛰어난 힘을 가진 외계 생명체와 사투를 벌이고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을 통해 인간이 괴물로 변하고 워프 장치를 사용하여 이동하는 것 등 과거 SF 영화에서 자주 나왔던 설정을 다 따왔다. 굳이 콕 집어서 말하자면 에일리언 2+레지던트 이블이라고 할까나.

참신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소재에 스토리도 진부하기 짝이 없어서 그 옛날 영화 에일리언 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구시대적인 필이다.

극중 괴물과 싸우는 미군 해병대 정예 요원들도 무슨 동네 양아치처럼 나와서 제대로 싸움 한번 해보지 못하고 괴물들한테 발리는데 급기야 컴퓨터 모니터를 모닝 스타 휘두르듯 전선줄을 빙빙 돌려 던지는 장면을 봤을 때는 웃다 쓰러질 뻔했다.

클라이막스 부분에서 주인공 존이 1인칭 시점으로 괴물과 싸우는 장면은 원작 게임의 모습을 그대로 스크린에서 실사로 구현한 것이라서 원작 게임 팬에게는 큰 서비스가 되겠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원작을 모르는 사람한테는 이게 무슨 병맛나는 전개냐고 욕을 집어먹어도 할 말이 없는 연출이었다.

또 중간에 써지가 찾아내는, 원작 게임에서도 나오는 최강의 무기 BFC-2000은 영화에서 나오긴 해도 제대로 쓰지도 않고 비중도 적으니 도대체 왜 넣었는지 모르겠다.

결국 원작 게임 팬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쓸데없는 장면을 너무 많이 넣은 것도 흥행 참패의 주요 원인인 것 같다.

괴물한테 당했을 때 선한 마음의 유전자가 있으면 초인적인 힘을 얻은 영웅이 되고 악한 마음의 유전자가 있으면 좀비(악마)가 된다는 설정을 통해서 벌어지는 반전은 정말 황당했다. 반전의 묘미에 놀라서 '우와'하는 게 아니라 너무 황당해서 '어어?'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이 영화는 홍보를 할 때 '더 락' 드웨인 존스의 둠이라고 하는데 사실 주인공은 반지의 제왕에서 에오메르 역으로 출현했던 칼 어번이다. 그런데 정작 스토리 상으로 비중이나 카리스마는 특공대 리더 써지 역을 맡은 드웨인 존스에 한참 미치지 못해서 존재감이 정말 떨어진다.

결론은 비추천. 영화 레지던트 이블가 에일리언 2의 아류였다면, 이 작품은 레지던트 이블의 아류다. 아류에서 또 다른 아류가 나왔으니 그 결과가 당연히 좋을 리는 없다. 게임 원작 팬이라면 클라이막스 몇 분을 제외하면 크게 실망할 것이고 게임 원작을 모르는 사람은 뭔 내용인지 몰라 재미가 없을 것이니, 그냥 더 락의 열성 팬 정도에게나 권할 만하다.


덧글

  • theadadv 2008/10/25 22:44 # 답글

    한 3번쯤 보고 나니 나름 그 FPS 시점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놈의 케이블 TV...)
  • kisnelis 2008/10/25 22:55 # 답글

    마지막 fps씬만큼은 좋아합니다~
  • 콜드 2008/10/26 00:01 # 답글

    제목만보고 설마했는데 진짜였군요 ^^
  • meercat 2008/10/26 00:10 # 답글

    영화 본편보다도 둠에 관련된 특별영상들이 더 재밌더군요.
  • 울트라김군 2008/10/26 00:28 # 답글

    FPS 씬에서 기뻐했지요[..]
  • 시무언 2008/10/26 01:44 # 삭제 답글

    그래도 마지막 FPS씬은 최고였지요
  • 놀이왕 2008/10/26 02:48 # 답글

    확실히 FPS 장면을 잘 재현해냈고(그 장면을 위해 새로 세트를 더 만들어냈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는...) 더 락이 미이라 2에 이어 악역으로 나온 영화로 기억되는 건 물론 DVD에는 둠3의 클리어 비법도 포함되어 있더군요.
  • Nurung 2008/10/26 11:57 # 답글

    재미있게 본 영화중의 하나였죠.
  • UGH! 2008/10/26 15:10 # 삭제 답글

    아.. 이 영화는 정말 아니었죠.
    Doom 의 테마는 '지옥'과 '악마'여야 하는데
    난데없는 '생화학', '돌연변이'의 개념이 나와버렸으니 ..
    Doom 의 괴물들은 진짜 악마들이란 말입니다....ㅜ.ㅜ
    원작을 심하게 망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계열 본좌 퇴마록에 비할바는 아니지만요)
  • 궁디팡팡 2008/10/27 00:34 # 답글

    덥덥이 뛰쳐나간 락의 흑역사 군요 -,.-
    FPS 장면은 정말 전기톱을 들고 싶었습니다ㅋㅋ
  • 시몬 2008/10/27 02:59 # 삭제 답글

    그놈들이 진짜 악마였군요. 전 여태껏 외계인인줄 알았습니다....
  • 잠뿌리 2008/10/27 21:41 # 답글

    theadadv/ 케이블 TV에서 지겹게 틀어주겠네요.

    kisnelis/ 그게 유일한 볼거리였습니다.

    콜드/ 네. 진짜였지요.

    meercat/ 이 영화 자체가 게임 둠 광고를 위한 떡밥은 아닐까 싶습니다.

    울트라김군/ 그 부분은 괜찮았지요.

    시무언/ 문제는 그 FPS 이외에 다른 모든 게 최악이란 것 같습니다.

    놀이왕/ 그리고 보면 더 락은 미이라 2에서 스콜피온 킹으로 나오는데 직접 출현한 건 아니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됐지요. 그래서 가만 보면 좀 생긴 게 어설프답니다.

    Nurung/ 전 좀 많이 실망했던 영화였습니다.

    UGH!/ 원작 훼손을 놓고 보면 퇴마록 영화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겠지요.

    궁디팡팡/ 락의 연기 인생에 지울 수 없는 흑역사가 될 겁니다.

    시몬/ 원작 게임에 나온 애들은 악마였지요.
  • 배길수 2008/10/29 18:46 # 답글

    차라리 동정이면 좀비가 안된다고 하든가!!! 술집 TV에서 나오는 걸 봤는데 75.5도짜리 술이 코로 들어갈 뻔 했습니다.
  • 잠뿌리 2008/10/31 02:07 # 답글

    배길수/ 헐, 코로 들어가면 위험하죠 ㅎㅎ
  • 진정한진리 2008/10/31 10:08 # 답글

    설정은 대략 정신이 멍해지지만 마지막 FPS 시점 재현은 정말 그레이트하였습니다. 문제는 그거 외에는 볼게 없(...)
  • 잠뿌리 2008/11/02 00:42 # 답글

    진정한진리/ FPS 재현을 잘하긴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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